외국인 투자기업의 현지 연구개발활동 및 시사점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외국인직접투자는 지식 및 기술의 세계적인 확산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의 주체인 다국적기업이 현지국의 자회사로 기술을 이전하며, 이는 다시 현지국으로 이전되고 확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대내적인 외국인직접 투자(inward foreign direct investment)는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 기회 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현지국은 대외적인 외국인직접투자(outward foreign direct investment)를 통해서 원하는 해외의 기술지식에 접근 할 수도 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는 1980년대 후반부터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유치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해 왔다. 특히 지난 1997년 말에 발생했던 외환위기 이후, 1998년 11월의 외국인투자촉진법 시행 및 외국인투자 관련 각종 규제폐지 등 일련의 시책에 힘입어 외국인직 접투자의 유입액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는 내국기 업(domestic firms) 일색이었던 과거의 폐쇄적 경제에서 이제는 외국 인투자기업이 주요한 경제주체로 등장하는 글로벌 경제로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기술이전의 관점에서 그동안 내국기업들은 주로 기술이 체화된 고도 기술장비를 수입하거나 라이선스를 통해 외국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왔으나,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직접투자의 유입 규모가 크게 확대 됨에 따라 기술이전에 있어서도 외국인직접투자의 역할이 크게 증대 되는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과학기술기반이 취약한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이들 외국인 투자기업들을 국내 기술혁신시스템의 강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 하는 국가전략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직접투자의 유치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하고 있으며, 아울러 우리 마음대로 외국인투자기업을 유치하거 나 우리 의도대로 첨단기술이전 혹은 국내 현지 연구개발활동을 적극 적으로 전개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인투자기업들이 모기업으로부터의 기술이전 및 자체 적인 연구개발활동을 통해 확보한 기술이 국내 산업과 내국기업들에 게 파급되는 효과의 크기가 불확정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즉 파급효 과의 크기는 국가 혹은 산업마다 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투자 유치국이 정책적 노력을 어떻게 전개하는가에 따라서 파급효과의 궁 극적인 크기와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같은 견지에서 외국인직접투자의 적극적인 유치활동 전개 및 이를 통한 기술이전 효과의 극대화에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주요 외국 사례에 대한 조사연구를 수행함으로써, 한국과의 비교 및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작업을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본 연구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해서 외국인투자기업의 현지 연구개발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인정되는 주요 국가들 가운데 한국과 경제 및 과학기술환경이 비슷하거나 혹은 주요 경쟁국가로 분류될 수 있는 중국, 네덜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이스라엘, 캐나다의 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이들 국가에 진출한 외국인투자 기업들이 현지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개발활동의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이와 관련된 정책시사점을 도출하는데 연구의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투자기업의 현지 연구개발활동 촉진이나 이를 통한 기 술이전의 활성화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국내정책이나 제도의 현황과 개선방향 및 정책대안 등은 본 연구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외국인투자기업과 현지 연구개발활동: 개념적 이해 ○최근 선진국의 다국적기업들은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투자유치국에 설립된 자회사로 하여금 직접 연구개발을 담당하도록 하는 연구개발의 분권화를 한층 활성화하고 있다. 즉 과거에는 현지 자회사들이 모기업 이 개발한 기술을 받아들여 일부 변형하는 정도의 기능을 담당하는데 그쳤으나, 이제는 현지국에 직접 연구개발거점을 설립해서 모기업과 유기적인 정보망을 형성하거나 한 걸음 더 나아가 독자적인 연구개발 체제를 형성하기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다국적기업의 해외 연구개발활동은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기술이전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 투자유치국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다 국적기업의 해외 자회사들이 국내에서 연구개발활동을 어느 정도 활 발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국내기업과 비교하여 연구개발집약도가 높 은지 혹은 낮은지, 그리고 구체적인 연구개발활동의 내용은 과연 무엇인지 등이 주요한 정책적 관심의 대상으로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투자유치국 국내의 연구개발역량이 핵심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다국적기업으로 하여금 핵심기술을 자국 내에서 개발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보다는 다국적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일단 자신의 제품을 현지 수요에 맞게 변형하는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기업 의 기술을 활용하는 형태의 연구개발활동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이후 투자유치국이 이와 같은 응용기술을 습득하고 기술역량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게 될 때 비로소 모기업의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형태의 연구개발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기술전략이라는 것이다. 중국내 외국인투자기업의 현지 연구개발활동 ○중국의 국가 기술혁신시스템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이라는 큰 틀과 맞물리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변화의 요체는 개혁개방 이후 줄기차게 주창되어온 과학기술은 제일의 생산력이란 정책기조의 효율적인 제도화에 맞춰져 있다. 특히 제9차 5개년 계획(9 5계획, 1996∼2000)과 제10차 5개년 계획(10 5계획, 1996∼2000) 을 통해 발전의 핵심요소로 첨단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중국 정부는 경제건설은 반드시 과학기술에 의지하고 과학기술은 반드시 경제건설을 위해야 한다는 기술과 경제의 연계에 집중적인 노력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각 기술혁신주체들은 새로운 변신을 강하게 요구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다국적기업들의 연구개발센터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97년 중외합자, 중외합작 연구개발기구 설립에 관한 잠정 실행방법을 공포하여 외국기업이 중국 측의 연구소나 대학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 었다. 이는 해외에 소재한 기업이 중국에 독립적인 연구소를 설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의미는 있으나, 중국측 연구소 혹은 대학과의 공동설립을 규정하는 등 연구개발센터의 유치 자체를 위한 것이 라기보다는 주로 공동연구소 설립을 통해 기술을 이전받겠다는 데에 치중한 법령이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다국적기업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중국과의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거나 기업 내부조직 형 태로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2000년 4월에 공포한 외상투자 연구개발센터 설립 문제에 관한 통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다국적기업들이 단독으로 산하에 독립법인, 혹은 부서 형태로 연구소를 설치하는데 관련한 규정을 제도화하였다. 여기에서는 중국내 연구개발센터에 관한 구체적인 설 립 요건과 운영에 따른 혜택을 명시하고 있다. 이 통지를 계기로 연구개발센터 건립에 관한 제약과 법규 미비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앞으로 다국적기업의 중국내 연구개발센터의 설립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내 외국인투자기업의 현지 연구개발활동 ○네덜란드는 협소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대외지향적인 산업 정책을 통해 17세기 중엽 이후 중계·가공무역을 발전시켜 영국과 비견되는 유럽 자유무역의 패권을 차지하였고 대외지향적인 경제특성 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대내적으로는 매력적인 인프라와 개방적인 정책 및 제도를 통해 해외자본을 적극 유인했으며, 유럽 최고 수준의 항만과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의 축적을 통해서 국가 규모를 초월하는 교역국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1999년 기준으로 네덜란드의 수출은 세계 7위(1,986억 달러), 수입은 세계 12위(1,800억 달 러)의 무역대국이며, 1인당 GDP는 세계 1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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