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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죄의 남용가능성과 그 개정방향 = The Crime of Abuse of Authority: Risks and Reform Directions
저자
임상규 (경북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6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311-355(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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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과 사법농단 및 적폐청산을 계기로 직권남용죄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표출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그동안 공직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직권남용의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직권남용죄의 확대적용을 희망하는 반면에, 다른 한쪽에서는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직무수행을 위축시킬 것을 우려하여 오히려 그 축소적용을 모색하고 있다. 국회에는 확대적용론자들의 주장을 담은 형법개정안이 심의 중에 있고, 그 반면에 정부에서는 직권남용죄가 정치보복의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개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기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직권남용죄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은 여러 오해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법원은 ‘직권 없으면 남용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남용되어 권리행사방해 등의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직권이 될 수 있다’는 순환논증을 통해 직권의 범위를 매우 유동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직권남용죄의 확대적용을 희망하는 측에서는 대법원의 논지에 따르더라도 월권행위나 단순한 지위이용도 직권남용으로 볼 수 있다는 식의 해석론 내지는 입법론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협력한 자는 직권남용의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그 공범적 성격을 갖는 가해자로 보아야 한다. 그는 그 협력을 통해 다른 이익을 추구하고, 그 협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은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무원의 지위이용은 직권남용으로 볼 수가 없고, 또 입법론적으로도 그 지위이용을 직권남용죄에 추가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직권의 ‘남용’개념은 단순한 재량권의 일탈남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과 같은 범죄적 수단과 결부되어 있는 경우를 말하고, 이 범죄적 수단이 바로 형법개입의 단초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직권남용죄의 가해자는 ‘강제력을 수반할 수 있는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으로 제한하고, 이를 아예 입법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아야 한다.
또한 직권남용죄의 피해자는 일반 사인(私人)들이고, 공무원들은 원칙적으로 그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공무원은 권리가 아니라 권한행사의 주체이고, 상급자의 위법・부당한 지시에 따라 자신의 권한을 남용한 자는 직권남용의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그 공범에 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직권남용죄를 개정할 때에는 현재의 ‘사람’을 아예 ‘일반 사인’으로 바꾸는 방안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끝으로 ‘의무없는 일’은 ‘의무지어지지 않은 모든 일’로 해석되어, 직권남용죄가 결과범으로서의 성격을 잃어버리고 온전한 위험범으로 변모할 여지를 남긴다.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너무 큰 유동성을 가진 ‘의무’개념을 아예 삭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직권남용죄에 대한 이러한 제한해석 및 그 축소적용을 위한 제한입법을 통해, 공무원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또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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