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이후 독도에 대한 한국 및 주변국의 인식과 그 변화 = The perception and its change of Korea and neighboring countries on Dokdo after 17th century
독도는 울릉도에서 87.4km, 일본 오키도(隱岐島)에서는 157.5km 떨어진 섬이다. 일본 오키도와 독도간 거리는 울릉도에서 독도까지의 거리보다 1.8배나 더 멀다. 수학적 분석과 관찰 결과에 의하면, 독도는 울릉도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일상생활권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데 비해서, 일본 오키도에서는 섬의 정상에서도 독도를 볼 수 없고, 독도를 보려면 100km이상 배를 타고 나와야한다. 이러한 사실은 조선뿐만 아니라, 일본 에도시대 울릉도에 왕래했던 일본 어부들 조차도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섬으로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요인이다.
『숙종실록』에는 안용복의 진술을 바탕으로 독도에 대한 지리적 위치와 영유권에 대한 내용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그 인식이 정확했다는 것은 일본의 고문헌과 연계시킴으로써 더욱 분명해진다. 2005년 시마네현(島根縣)의 민가에서 발견된 『원록각서』(元祿覺書, 1696)에는, 울릉도에서 ‘子山島’까지의 거리가 50里로서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조선에서 인지한 섬은 독도가 아니라 울릉도 동쪽 2km에 있는 댓섬(죽도)”이라는 다케시마문제연구회의 주장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877년의 『태정관지령』(太政官指令)은 독도를 울릉도에 부속된 섬으로 보는 지리적 인식의 산물인 동시에, 안용복사건 때에 확인된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영토’라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한 것이었다. 다케시마문제연구회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명칭혼동이나 착오에 의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태정관지령』은 독도영유권 귀속에 관한 역사적인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메이지(明治)정부 최고국가기관인 태정관은 1877년, 영토담당 정부기관인 내무성을 경유하여, 시마네현에 ‘울릉도와 독도를 시마네현의 지적에 올리지 말 것’을 지시하고, 그 내용을 관보에 해당하는 『태정류전』에도 공시했다.
『태정관지령』에서 확립된 ‘독도 조선령’ 인식은 19세기말까지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왔다. 일본 정부 각 기관, 학자, 어부 모두 독도를 조선령으로 인식했다. 특히 일본해군은 철저하게 독도를 조선에 부속한 섬으로 보고 수로지(水路誌)에 기록했다.
그런데 20세기에 들어와 동해에 ‘양코’라는 지도에도 안 나오는 새로운 섬을 발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극우단체인 흑룡회는 ‘양코’, 즉 독도가 울릉도와 오키도의 중앙에 있고 무주지라는 왜곡된 인식을 일본정부 지원 하에 유포시켰다. 1905년 2월 ‘무주지’라는 이유를 붙여 독도를 일본에 편입한 조치는 1901년 흑룡회의 ‘양코발견설’에서 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오히려 독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바로잡혔다. 독도가 울릉도의 부속섬이라는 인식과 조선인들 간에는 ‘독도’라는 한국이름으로 불린다는 사실은 『일본수로지』등 기록에 의하여 더욱 분명해졌다.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하기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해 일본 본토로부터의 거리로 표기하는 방식도 바로잡아졌다. 즉, ‘울릉도에서 50해리, 오키도에서 86해리’로 정착되었다.
일제강점기의 영토내셔널리즘에 편향되지 않은 독도인식은 해방 후에도 연합국최고사령부의 점령통치 초기까지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연합국최고사령부 훈령 677호(1946. 1. 29)에 의해 미군정 관할 하에 있던 독도는 1948년 8월 대한민국정부 수립시 그대로 대한민국에 인계되었다. 빼앗은 땅은 전부 돌려준다는 카이로·포츠담선언에도 부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일평화조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독도에 관한 지리적, 역사적 사실이 다시 왜곡되기 시작했다. 공식적인 첫출발은 1947년 6월 외무성 소책자 『일본의 부속소도 Ⅳ, 태평양 소도서, 일본해 소도서』이다. “독도에는 한국이름(Korean name)이 없다”, “한국의 지도에 독도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등의 사실과 다른 내용이 외무성 소책자에 실려, 연합국최고사령부와 미 국무성에 배부되었다.
미 국무성의 기록에 의하면, 1951년 7월 시점에도 미 국무성에서는 독도를 한국령으로 평화조약에 명시할 것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독도․파랑도 평화조약 명시 요구는 독도와 파랑도의 위치조차 제시되지 않아 혼란만 가중시켰다.
결국 대일평화조약 초안 작성 과정에서 독도를 명시해달라는 한국의 요구는 미 국무성의 러스크서한에 의해 거부되었다. 또한 독도를 일본 땅으로 명시하려는 일본의 장기간에 걸친 공식적, 비공식적 시도도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대일평화조약의 영토 조항은 독도에 대한 언급 없이 조인되었다.(1951. 9. 8) 그런데, 독도의 귀속은 그 후 일본국회의 동 조약 승인과정에서 보다 분명해졌다. 일본정부는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한 「일본영역참고도」를 제작하여 1951년 10월 일본국회에 제출하고, 일본국회는 「일본영역참고도」를 근거로 하여 조약을 승인했다. 1953년 미국무장관 덜레스의 전문(telegram)은 러스크서한에 대해 보다 명쾌히 결론을 내렸다. 러스크서한은 일본에도 통보되지 않았고, 미국의 의견은 48개 조약 서명국 중 1개국의 의견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미 국무성의 내부의견이 곧 48개 연합국의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의하면 조약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문언적 해석을 우선으로 하고 조약의 교섭기록은 보충적 수단임을 밝히고 있다. 대일평화조약 이전에 연합국은 SCAPIN 677호(1946. 1. 29)로 독도를 일본영토로 부터 분리하고, ‘일본(Japan)’과 ‘한국(Korea)’의 영토적 정의를 내려두고 있었다. 대일평화조약 제2조(a)항을 연합국의 'Korea'에 대한 정의에 따라 문언적으로 해석하면 대일평화조약은 ‘독도를 한국령으로 승인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역사적으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는 언제나 독도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이 수반되었다. 이는 곧 그 주장의 근거가 박약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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