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불 공존 의식의 배경에 관한 연구 :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의 종교 이해에 근거하여
저자
발행사항
서울 : 西江大學校 大學院, 2001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2002. 2
발행연도
2001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KDC
209.11 판사항(4)
발행국(도시)
서울
형태사항
xii. 211p. : 삽도 ; 26cm
일반주기명
참고문헌: p. 206-211
소장기관
현대는 多宗敎 상황이다. 서로 다른 ‘종교들’이 배타적으로 자기 주장을 하면서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종교간의 배타성으로 인해 초래되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있다. 이러한 종교간의 배타성으로 인한 문제 상황의 심각성을 우려하여 다양한 채널을 통한 종교간의 대화와 조화 모색을 시도하고 있지만, 종교들이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배타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같은 시대적 요구로서의 대화에 나서면서 내부적으로는 더욱 보수화와 자기 중심적인 배타성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심각한 종교간의 배타성은 과연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본질적으로 모든 종교들은 서로에 대해 배타적이고 대립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서로 다른 종교들 사이의 대립은 과연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인가? 서로 다른 종교들 사이에 대립 상황을 초래하는 요인은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고질적인 문제인가? 아울러 종교간의 ‘조화’는 어떤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가? 종교간 대립과 조화의 차이는 과연 어떤 배경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현대의 주목받는 종교학자 중의 한 사람인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Wilfred Cantwell Smith, 1916~2000)는 대단히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는 현재 우리들이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종교’ 개념이 본질적으로 잘못된 變形(變質)의 과정을 거친 것이라는 혁신적인 주장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러한 변질된 종교 개념이 바로 종교간 갈등과 대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러한 변질된 종교 개념이 형성되기 이전에 인간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종교적 인식은 ‘서로 다른 종교들’이라는 대립적 경계들을 넘어서 보다 근원적인 차원, 즉 超越性 그 자체를 지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초월성 그 자체에 대한 全 人格的인 지향만이 관심의 전부였고 그 같은 지향들만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었을 뿐, 현대 다종교 상황에서와 같이 個體化된 종교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리스도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등 각자의 이름과 역사, 교리, 제도 등을 앞세우면서 마치 하나 하나의 사물 또는 사회적 존재로서 인식하는 종교 개념이 형성됨으로써 그들 하나 하나의 개체 사이에 대립과 갈등 의식이 생겨난 것이고, 이러한 변질된 종교 개념이 형성되기 이전에는 어떤 경계나 제한이 없이 포괄적이고 조화로운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이처럼 종교를 하나의 사물처럼 個體化하여 인식하게 된 문제점을 ‘物像化(reification)’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스미스는 ‘물상화’라는 개념을 통해 종교간 대립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대립을 넘어서는 조화는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의 설명과 관련하여 한국 종교 전통에서 확인할 수 있는 儒?佛 共存 意識은 대단히 주의 깊게 검토해 볼만한 사료이다.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이후 고대 삼국의 성립과 유지에 있어 유·불은 각자 지대한 공헌을 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배타 의식이나 경쟁 의식 없이 적절한 조화와 공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유·불의 조화와 공존은 통일신라 시기를 거쳐 고려 중기까지도 계속 이어졌다. 통일신라와 고려가 특별히 불교를 국가적으로 중시하고 많은 지원을 하였지만,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유교를 배척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불교가 왕실과 귀족들의 지나친 비호 속에서 현세적인 폐단을 드러냄에 따라 뜻 있는 儒者 관료들로부터 비판론이 제기되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불교의 현세적 폐단에 대한 是正의 요구였을 뿐 불교 자체에 대한 배척의 의미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러한 儒者들 역시 내면적으로는 불교에 대한 신앙을 함께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이처럼 공식적으로 儒者임을 표방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불교 신앙도 함께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外儒內佛]은 철저한 排佛 원칙을 내세웠던 조선 시대의 유자들에게서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로서 여러 연구를 통해 한국 유·불 전통의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인들의 기준에서 볼 때 종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여러 종교들 중에서 어느 한 종교를 선택하고 그 종교에 속한다는 것, 그리고 일단 한 종교에 속하게 되면 다른 종교들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태도를 지니게 된다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인식이다. 이 같은 기준에서 볼 때 전통적인 한국인들이 유교와 불교의 가르침을 동시에 받아들였고 유·불을 함께 공유하면서도 전혀 문제 의식을 느끼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 독특하고 흥미 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각 종교들 사이의 구분 의식과 배타성이 극심한 현대 다종교 상황에 있어 분명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전통적인 유·불 공존 의식은 과연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인가? 이러한 문제 의식에 대하여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의 종교 이해는 매우 적절한 해석을 제시해준다. 스미스의 종교 이해에 근거했을 때, 전통적인 한국인들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유·불 공존 의식은 그들이 현대인들과는 달리 ‘물상화한 종교 개념’을 지니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미스가 지적했듯이 현대의 다종교 상황에서 종교간에 극심한 대립과 배타의식을 지니게 된 것은 종교를 하나의 고정적인 대상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있어 종교적인 현상은 분명한 實在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인간은 종교적 현상을 체험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 체험에 대한 표현의 결과로서 여러 가지 다양한 종교적 전통들이 축적되어 왔다. 이처럼 표현된 결과물로서의 전통들은 일단 그 자체로서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개체적인 대상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통들을 가능하게 한 종교적 체험의 근원 그 자체는 개체로서 고정시킬 수 없다. 종교적 전통물들이 그 근원 자체를 체험한 결과이고 따라서 그 안에 그 근원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근원 자체가 전통물 안으로 온전히 옮겨진 것은 아니다. 그 근원 자체는 어떤 생각이나 언어로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무한히 큰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통의 차원에만 머물면서 그 이상의 본래적인 근원 자체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것이다. 근원 자체의 무한히 큼을 의식하지 못하고 제한적 개체로서의 전통만을 종교 전체로 파악하는 것이다. 전통만을 종교 전체의 모습으로 파악했을 때 종교는 무한히 큰 본래의 차원을 떠나 단지 그 자체로서 제한되고 멈추어져 있는 하나의 대상물로 인식될 뿐이다. 살아 움직이는 종교를 物像化하는 것이다.
이처럼 종교 본래의 근원적인 차원을 의식하지 못한 채 단지 전통의 차원만을 종교 전체로 이해하면 자연히 이 세상에는 서로 다른 여러 ‘종교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전통들은 인간적인 차원에서의 표현들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인간적 차원에서의 다양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각자의 영역과 경계가 분명한 여러 종교들이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종교에 대한 이해가 전통의 차원에만 국한될 때 서로 다른 여러 개체들로서의 ‘종교들’이라는 개념이 형성된다는 것, 이것이 스미스가 지적한 물상화의 문제인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역사적 검토 작업을 통해, 전통적인 한국인들이 유·불에 대한 공존 의식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유·불을 현대와 같이 개체적 종교로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한국인들이 스미스가 ‘신앙’의 개념으로 설명한 근원적인 차원에 대해 뚜렷한 인식까지도 지니고 있었느냐는 분명히 확정할 수 없는 문제이다. 물론 그에 해당하는 깊이 있는 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예들도 있지만, 유·불 공존 의식의 모든 예에서 그 같은 깊이 있는 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적어도 현대인들과 같은 ‘유교’, ‘불교’ 식의 개체적 종교 개념을 지니고 있지 않았고, 그로써 유·불을 조화롭게 공유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Nowadays there are many kinds of religion. Many different religions insist on their own dogma exclusively. In the modern societies, there are so many serious social and political troubles caused by the exclusivism among different religions. Many people worrying about the seriousness have been trying to have various chances of religious dialogue, but it is not easy to relieve the seriousness of exclusivism. On the contrary, each religion has a tendency to become more conservative internally, facing the external demand of religious dialogue.
How has this serious exclusivism among different religions been formed? Does every religion have to be exclusive and conflicting with other religions? What is the reason of the conflict among different religions? Is it impossible to relieve the problem of conflict among different religions? How can many different religions be harmonized with one another? What is the difference of the background between confliction and harmonization? Concerning these questions, Wilfred Cantwell Smith(1916~2000), one of the most remarkable scholars of religious studies, suggested very important idea.
Wilfred Cantwell Smith suggested a revolutionary idea that the current conception of 'religion' is distorted and inappropriate, and such a distorted conception of religion is the fundamental reason of religious conflict. He also explained that the essential understanding of religion before the distortion was oriented only toward the Absolute. There was no conception of 'many kinds of religion'. There was only entire orientation toward the Absolute beyond the boundary of each religion. From a certain period people became to consider a religion as an individual and separated object. They became to separate many religions which have their own name, history, dogma, institution, like as Christianity, Buddhism, Confucianism, Islam, etc. After such an individual conception of religion was formed, people became to consider many religions exclusively and conflictingly. Before a distortion, people understood religion inclusively and harmoniously beyond the boundary of each religion.
Wilfred Cantwell Smith explained a problem of distortion with the idea of 'reification'. With the idea of reification, Smith tried to suggest what the fundamental reason of religious conflict is and how the religious harmony could be possible.
Concerning this suggestion of Wilfred Cantwell Smith, we can pay deep attention to the harmonious consciousness for Confucianism and Buddhism in Korean religious traditions. After the immigration from China in the period of Three Kingdoms(三國時代), Korean Confucianism and Buddhism had coexisted and had a harmonious relationship without serious conflict. This harmonious relationship had kept also from the period of Unified Shilla(統一新羅) to the middle period of Goryu(高麗). Even though Unified Shilla and Goryu dynasty supported Buddhism for the purpose of national prosperity, there was no exclusion or despisement of Confucianism. According to the mundane corruption of Buddhist community, some Confucian scholars criticized Buddhism, but such a criticism was only to demand the cleanup of corruption. They didn't intend to exclude Buddhism itself. They kept Buddhist faith in their mind, too. Especially some of the Confucian scholars in the period of Joseon(朝鮮), generally known as the period of serious conflict, also kept Buddhist faith in their mind. Many of studies concerning the history of Korean religious traditions have emphasized this harmonious consciousness for Confucianism and Buddhism as one of the most remarkable phenomena.
According to the current conception of religion, a religious life means to select a 'religion' and to get a membership of that religion. And to belong to a certain religion means to keep a exclusive attitude for another religions. Comparing this current conception of religion, Korean harmonious consciousness for Confucianism and Buddhism must be a unique phenomenon. Traditionally most of Korean accepted and followed the teaching of Confucian and Buddhist simultaneously, but they didn't have any exclusive attitude and kept harmonious consciousness for Confucianism and Buddhism.
How could Korean get this harmonious consciousness? For this question, Wilfred Cantwell Smith's explanation can be an appropriate answer. According to Wilfred Cantwell Smith's explanation, traditionally most of Korean could keep harmonious consciousness for Confucianism and Buddhism because they didn't have the 'reificated conception of religion' like modern people.
In this thesis, through the survey of historical materials, I could confirm the fact that traditionally most of Korean could have kept harmonious consciousness for Confucianism and Buddhism because they didn't have the 'reificated conception of religion'. They didn't consider Confucianism or Buddhism as an individual and separated object, and so they could accept and follow the teaching of Confucian and Buddhist harmoniou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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