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낭만’ = Ramen and Romanticism

국문 초록 (Abstract)

‘라면’은 대중적인 음식이다. 라면처럼 많은 사람이 골고루 먹고 사랑하는 음식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세대와 젠더, 계급/계층의 구분을 초월하여 라면을 먹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라면’에 쏟아지는 애증의 양가적 시선은 팽팽하여 한 테이블에 당겨 앉기 힘들다. 값싸고 맛있는 인스턴트 식품인 ‘라면’은 맛은 있으나, 건강과 미용에도 해로워 일명 ‘정크 푸드’(junk food)로 분류되기도 한다.
영양가 없고 값싼, 처절한 계급성을 담보하는 ‘끼니’인 동시에 누구에게나 미치도록 사랑받는 ‘양식’인 상반된 평가에 놓인 라면은 소설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라면을 제재로 삼고 있는 본 고의 텍스트에서 살펴본 ‘라면’은 가난한 현실의 기호이거나, 연애 혹은 이상의 매개로 드러나기도 하고 먹거리에서 삭제되는 폭력적 논리에 처단되기도 한다.
이질적 상황에 놓인 다양한 모습의 ‘라면’은 작중인물이 처한 상황과 구별의 맥락을 초월하여 역동적 변화의 장을 모색한다. ‘라면’의 면발은 역동적이고 정치적이다. 라면이 취한,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의지와 믿음의 정동을 ‘낭만’이라 부를 수 있다. 낭만 혹은 낭만성은 현실의 장벽을 넘고자 하는, 넘을 수 있는 정동의 총체이다. 라면의 ‘낭만성’은 어떻게 현실과 조우하고, 현실을 넘어서는 ‘로망’, 불멸의 ‘신화’로 재현되는가 그 시간을 추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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