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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철학으로 경주 지역 불상 읽기
저자
이도흠 (한양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07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9-32(24쪽)
제공처
불교는 언어와 형상은 물론 우주 삼라만상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이 철학의 입장에서 보면 표현, 대상, 미적 체험 모두에 대해 부정하기에 예술이 설 자리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동양예술 가운데 압도적으로 다수를 점하고 있는 것이 불교예술이다. 이 모순과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불교 철학 자체에서 미적 표현, 대상, 미적 체험을 긍정하는 논리를 찾는 작업을 모색한 바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이의 실제로서 석굴암과 경주 남산의 불상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부처님의 마음은 말을 떠난 곳에 있기에 불교는 언어도단(言語道斷)을 선언한다. 하지만 인간이 진리를 드러내고 전달하는 보편적인 방법 또한 말이다. 이 모순을 해결 하는 길은 말을 방편으로 이용하되 말을 떠나 사유하는 인언견언(因言遺言)의 논리다. 이처럼 우리가 궁극적 진리를 알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말이나 예술로 표현할 수는 더 더욱 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석굴암 본존불을 통해 궁극적 진리의 한 자락을 엿볼 수는 있다. 승조(僧肇: 378~414?)의 조론(肇論)과 원효(元曉)의 화쟁 연기론을 응용하면 대상을 긍정하고 예술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으므로 사물은 공하지만 가유(假有)라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경주 남산 용장골 마애불상은 코, 손가락 등 부분들은 전체와 완벽한 하나를 이루고 전체는 부분들을 압도하지도, 주눅이 들게 하지도 않는다. 이것은 저것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저것은 이것의 미를 더욱 향상시킨다. 필자가 지금 용장골 부처 앞에 있는 그 순간은 인연에 따라 과거의 과거에서 미래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구세(九世)가 한 순간에 겹쳐진 때이며 여기에 진리가 회통하고 있다. 불교는 인간이 대상과 만나 이루어지는 미적 판단과 인식, 가치를 모두 부정하고 마음의 본체에 이르고자 한다. 이에 반하여 유상유식론(有相唯識論)은 대상,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을 행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거울이 늘 있는 그 자체대로 삼라만상의 변화하는 모습을 그 양상을 따라 담아내듯 진여 실체는 변하지 않지만 그 현상은 인연을 따라 생멸하고 차별되고 유한하게 나타난다.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불은 인연을 따라 생멸하고 유한하게 나타나는 대상에 불과하다. 그 형상에 현혹되면 불변(不變)의 진여를 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진여에 치우쳐 수연(隨緣)과 의식의 전변(轉變) 에 의해 빚어진 불상이니 공하다고 하면 우리는 그에서 이무 것도 얻지 못한다. 부처와 중생, 깨달은 자와 깨닫지 못한 자가 둘이 아니요 하나이다. 우리 미천한 인간들이 속의 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끊임없이 수행정진하여 완성된 인격〔眞〕에 이를 수 있고 또 이에 이른 사람은 아직 깨닫지 못한 중생들을 이끌어야 비로소 깨달음이 완성될 수 있다. 경주 남산 부처 골 감실 부처는 우리 주변의 아주머니 상이다. 우리 주변에 흔한 아주머니가 갖는 질박함과 포근함 속에 폭 안기다 보면 어느새 어머니 품이 되고 그것이 내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임을 새삼 느낀다. 그리 그 품에 빠져 인연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바로 그 어머니가 부처임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일상은 성스러움에 비추어 그 속에 담긴 진리를 드러내고 성스러운 것은 일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삶에서 이해되고 작용하는 진리가 된다. 불상(예술)은 불교(종 교)의 성스러움을 통해 아우라를 담고 일상을 초월하는 궁극적 진리를 드러내며, 불교 (종교)는 불상(예술)을 통하여 궁극적 진리를 대중의 일상의 삶에서 펄떡이는 구체적인 진리로 빛나게 한다.
더보기Buddhism deny not only language, object, and being but also aesthetic experience and expression. However, overwhelming majorities out of oriental art works are Buddhist art works. The way to solve this contradiction is to seek for the theory or logic that affirm language, object, being, aesthetic experience and expression in Buddhist philosophy. L Wittgenstein say, ''What we cannot speak about we must pass over in silence....... Throw away the ladder after he has climbed up it." Buddhism assert that what you can express it, that is not truth. However, in light of theory of in-eon-gyeon-eon(因言遺言), language can be a ladder to roof, the way to the ultimate truth. The Statue of Buddha in Seokgul-temple can be a way to Buddha, or truth. An object cannot exist. However, theory of bul-il-bul-i(neither one-nor-two) says, object in relation to others is exist as a simulacra in the networking of interrelationship. The statue of Buddha carving an image in rock in Yongjang valley is empty, but it exist as a simulacra and reveals meaning to us. In light of theory of Laksana-Vijnaptimatravadin(consciousness-only for present object: 有相唯識), object is a thing which our consciousness is changed and transfomed. A man as a subject of consciousness can grasp object with interrelation of others after looking the statue of Buddha carving an image in Simeon-rock. The sacred and the profane: is not two in theory of jin-sok-bul-i(Buddha and mankind is not two; 眞俗不二). Man in everyday life can pursue toward the sacred world through the statue of Buddha in niche in Bucheo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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