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퀴나스의 자연법 사상에 대한 저메인 그리세이의 해석 - 『신학대전』 제2부의 1, 제94문 제2절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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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작성언어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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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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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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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466(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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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자연법 이론의 체계적 완성자로 불리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자연법 사상은 오랫동안 진지한 철학적 기획으로 간주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된 이유는 그의 이론이 오늘날 받아들이기 어려운 신학적·형이상학적 전제들에 연루되어 있으며, 윤리학에 입법자로서의 신, 책임, 의무와 같은 개념들을 중심으로 하는 법적 구상을 도입함으로써 윤리학을 경직된 규칙준수와 법체계 지향적 색채를 띠는 것으로 만든데다, 사실과 가치의 구분과 관련하여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 등에 있다.
그러나 저메인 그리세이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원전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위와 같은 혐의들로부터 토마스가 자유롭다는 점을 보이려 시도했고, 그 결과 토마스의 자연법 사상은 다시 학문 세계에 소환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오늘날 누구든 아퀴나스의 자연법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그의 해석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그리세이의 해석은 토마스 이해에서 단단한 시금석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그리세이의 해석에 비판하는 입장도 여러 방향에서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논문에서는 그 비판에 가담하기에 앞서 토마스 연구사에서 그리세이의 해석이 어떻게 하여 이와 같은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를 성실히 추적하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한다.
글쓴이의 이해에 따르면, (1) 그리세이는 실천이성의 제1원리에 대한 해석을 통해 자연법이 본성에 대한 사변적 탐구에서 도출되는 것이 아님을 보이고, 이를 통해 사실과 가치의 이분법과 관련한 혐의를 피하는 방식으로 토마스의 자연법론을 해석한다. (2) 또, 이러한 해석 가운데 자연적인 것과 도덕적인 것 사이에는 일정한 간격이 있음을, 즉 우리 행위가 실천적으로 합리적이면서도 도덕적으로 선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해명하는 데 성공한다. 또 (3) 토마스 자연법 사상에 대한 주의주의적 해석은 본성을 그렇게 창조한 입법자로서의 하느님의 의지를 최후의 근거로 들지만, 이는 오히려 본성을 알수록 자유가 줄어드는 결과를 함축한다는 점을 보이고, 이것이 자연법에 금지와 명령뿐 아니라 권고와 충고까지도 포함하는 토마스의 더 넓은 자연법 구상에 대한 해석으로서 부적합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4) 마지막으로 그리세이의 해석은 주어진 것이기에 완전히 무제약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행위를 통해 가꾸어 나갈 삶의 재료로 이해될 때 본성을 살피는 일이 어떤 점에서 우리 실천적 삶을 위해 중요한지를 보임으로써, 인간 본성에 관한 탐구 일반이 여전히 호소력을 지닐 수 있는 지평이 아퀴나스 사상에 깃들어 있음을 열어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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