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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정치 확립과 스페인 민주화 = 정치지도자들의 역할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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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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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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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35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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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여년동안 세계의 여러지역에서 권위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민주주의 체제로의 정치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1970년대 중반의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의 민주화를 시작으로 1980년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국가들과 아시아의 필리핀, 한국 등 그리고 80년대 말부터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국가들에서도 국가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민주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권위주의 정권의 붕괴는 또 다른 강력한 권위주의 정권의 대두, 민중에 의한 혁명적 상황의 전개 또는 민주화로의 이행 등 여러가지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 스페인의 경우 1975년 11월 20일 프랑코 총통의 사망으로 맞게 된 전환기적 상황에서 총통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된 후안 까를로스(Juan Carlos) 국왕과 프랑코 체제하에서 각료를 역임했던 아돌프 수아레즈(Adofo Suarez)수상은 민주화 과정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40년 간 경직되었던 프랑코체제를 해체하였다. 그 과정에서 커다란 유혈충돌이나 폭력에 의한 대결이 없이 평화적으로 의회민주주의 체제로 탈바꿈하였으며 이같은 정치적 변환기를 겪은 스페인은 이상적인 민주화의 길을 밟은 대표적 국가로 간주되었다.
스페인의 민주화과정은 폭력에 의한 헌정질서의 중단없이 프랑코체제의 법질서에서 민주주의 체제로의 법질서로 평화적이고 점진적으로 이행한 것이었다. 즉, 권위주의 체제로부터 민주주의 체제로의 이행이 과거와의 「단절」에 의한 급진적인 변화가 아니라 과거와의 연속선상에서 체제내의 ‘개방파’들에 의해 주도되어 「개혁」을 통해 점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스페인 민주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수아레스 수상은 첫째, 개혁의 속도를 보다 가속화시키고 둘째, 반체제세력을 제도권으로 수용하기 위한 협상을 하였으며, 세째, 민주화 조치에 대한 프랑코체제 수호자들의 불만을 최소화시키고 이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개혁은 확실한 의미를 갖고 실행되었다기보다 막연하게 진행되어 갔다고 할 수 있다. 처음의 개혁은 프랑코체제의 본질은 손대지 않고 주변적인 제도의 변화에 머물렀으나,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프랑코 독재체제에서 민주주의 체제로의 본질적인 변화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같은 스페인 민주화 과정의 특징은 첫째 전환기에 있어서 과거와의 단절이 없이 프랑코체제의 법에 의해서 새로운 법으로 바꾸어졌고 둘째, 한꺼번에 일어난 개혁이 아니고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변화였으며 세째, 민주화 과정을 주도했던 세력은 프랑코체제에서 나온 개혁세력이었다는 것이다.
프랑코 사후 스페인을 민주화의 길로 이끌어 간 주요한 정치 지도자들은 후안 까를로스 국왕, 아돌포 수아레즈 수상 등 프랑코 체제내에서 그 정치적 배경을 갖고 성장했던 인물들이었다. 물론 산띠아고 까릴료 공산당 서기장이나 펠리뻬 곤잘레스 사회당 서기장 동 프랑코 독재에 대항하여 투쟁했던 정치지도자들도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이며 원활한 정치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스페인의 민주화 과정에서 실제적인 주도권을 갖고 이를 추진해 나간 사람은 국왕을 중심으로한 프랑코 체제 말기에 각료를 역임했던 테크노크라타 출신들이였다. 이들은 재야 정치세력을 인정하고 시의적절한 개혁조치들을 취함으로서 급격하고 폭력적인, 즉 혁명적인 사태를 예방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반대세력은 프랑코체제와의 완전한 단절이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정부와 대화하고 협상하여 모든 정치세력이 수긍하고 받아 들일 수 있는 「게임의 원칙」에 동의하였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정치세력이 제도화되고 그 테두리 안에서 정권경쟁을 한 것이다. 즉 합의의 정치를 하게 된 것이었다. 이는 스페인이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민주화를 진행시킨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다. 이로써 스페인은 한 체제에서 다른 체제로 서서히 이행해 갔으며, 스페인의 위로부터의 개혁은 이들 정치지도자들의 역할에 의해서 커다란 혼란과 폭력이 없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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