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혁신 거버넌스의 진단과 대안 모색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지역 차원에서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관련 주체가 합의에 기초해 전략을 마련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수평적 관계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성숙되지 못하다. 지역의 내생적 역량이 마련되지 못한 현재의 조건에서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다양한 지역혁신사업을 추진하였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대부분의 문제들이 지역혁신주체들의 이해관계의 조정과 관련된 문제들이기 때문에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관련 주체들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상호협력이 가능한 조정양식의 도출이 필요해졌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지역혁신 거버넌스를 진단하고 구조적 문제점을 규명하여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인 지역혁신 거버넌스 전략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지역혁신의 거버넌스의 구성과 작동이 지역을 넘어서 국가와 세계적 차원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우리나라의 지역혁신 거버넌스를 분석하였다. 우선 거버넌스와 지역혁신체제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토대로 지역혁신 거버넌스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의 틀을 확정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우선 우리나라 전체의 지역혁신 거버넌스의 제도화 과정을 검토함으로써 지역혁신 거버넌스의 일반적인 조건을 탐색하였다. 사례연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혁신체제인 대기업 주도의 생산시스템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였다. 대기업 중심의 지역 생산시스템이 글로벌 환경에 노출되면서 거버넌스가 전환된 경험이 있는 해외 사례에 대한 비교연구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울산 자동차 클러스터와 대구·경북 모바일 클러스터에 대한 사례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 맞는 지역혁신 거버넌스 전략을 도출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사항을 제안하는 것으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정책개입에 의해 지역의 혁신주체 간 상호작용적 네트워크 조정양식의 제도화 과정이 촉진될 수 있는 조건을 진단하기 위해 생산, 연구개발, 정책네트워크 구조, 관계적 인지적 측면의 사회자본으로서 협력의 문화와 신뢰, 리더십과 의사결정 조정양식 등을 중요한 준거지표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클러스터의 거버넌스 측정의 기초 토대로서 세계은행의 사회자본 연구팀에서 2002년에 개발한 “Social Capital Assessment Tool (SOCAT)” 설문지를 이용하였다. 거버넌스에 특화된 몇 가지 주요 요인들을 포함시켜 수정한 설문지를 활용하여 국내사례연구에 활용하였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지역혁신 거버넌스의 조건에 대한 진단은 문헌연구와 2차 자료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진행하였으며, 해외 사례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지역적 자동차 생산시스템으로 대표되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와 이태리의 토리노를 비교분석하기 위하여 주로 문헌연구와 2차 통계자료, 두 지역의 기업, 지방정부, 대학, 관련 연구소, 협회, 노조, 정부기관 등에 대한 방문조사 결과를 활용하였다. 우리나라 지역혁신 거버넌스의 핵심적 메커니즘이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을 탐색하기 위한 울산 자동차클러스터와 대구·경북 모바일 클러스터를 사례 분석에는 울산 자동차클러스터에 입지한 107개 자동차 부품업체와 대구·경북 모바일 클러스터에 속한 103개 모바일 업체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관계기관 및 기업 면담조사, 전문가 자문 등의 결과가 이용되었다. 결론 해외사례로 검토한 슈투트가르트와 토리노는 세계 생산시스템의 구조적 변화의 영향을 받아 거버넌스의 조정이 이루어졌지만 조정의 결과가 매우 상이하게 나타났다. 슈투트가르트의 경우 90년대 지역 생산시스템의 위기에 직면하여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글로벌 소싱을 확대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IT 등 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였다. 그 결과로 자동차와 관련된 부품업체들의 기술역량이 강화되고 한편으로는 다임러 크라이슬러와의 관계가 더 긴밀해지는 한편 부품업체들의 글로벌 소싱이 확대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토리노의 경우도 90년대의 동일한 위기 과정을 겪었고 피아트의 생산설비 해외이전에 대응해서 지방과 중앙정부가 동일하게 IT 등 신기술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의 결과 토리노 지역에 모바일, 디자인 등 신산업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물론 이들은 기존의 자동차 산업의 성장과정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동일한 대기업 중심의 생산집적지의 지역혁신의 거버넌스가 위기와 구조전환 과정을 거치면서 한 지역은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나타난 반면 다른 지역은 신산업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울산지역의 자동차 클러스터는 현대자동차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성장하였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의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현대자동차와의 수직적, 폐쇄적 거래관계에 심각한 변화가 초래되었다. 이러한 거래관계의 변화는 한편으로는 지역 자동차 생산시스템의 와해의 위기로 나타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대자동차와의 거래관계에 안주하던 지역의 업체들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혁신과 글로벌 소싱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울산 자동차클러스터의 거버넌스 분석의 결과 정책적 개입에 의해 자동차산업의 생산네트워크와 연구개발네트워크가 효과적으로 결합되었다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와 현대모비스, 한일이화 등 핵심적인 부품업체들이 생산 및 연구개발네트워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책기관 중심의 네트워크에서 이들 핵심주체들의 참여가 가시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울산 자동차클러스터의 자동차 부품업체들 간 협력의 경험이 미약하고 현재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의 주관기관들에 대한 신뢰도 그렇게 높지 않다. 이런 조건 하에서 지역혁신의 핵심주체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관련 주체들을 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울산지역에서 주요 리더로 거론되고 있는 울산시나 현대자동차 같은 주체들의 리더십 수준은 높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울산시의 경우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이 높으며,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역혁신의 리더로 본격적인 활동을 할 의향이 낮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모바일클러스터의 경우 삼성전자 중심의 생산네트워크는 현대자동차 네트워크의 중층구조와 달리 삼성전자와 협력업체간 일대일 거래가 지배적인 단층구조의 모습을 나타낸다. 클러스터의 모바일업체들의 혁신역량 강화와 사업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지식생산시스템과 지식활용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엮어주는 지능적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구모바일단말상용화센터, 구미혁신클러스터추진단,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대구전략산업기획단, 경북전략산업기획단 등 중요한 정책기구들은 아직까지 지역기업들과의 연계가 상대적으로 낮고, 정책기구 네트워크 간에 연계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경북대학교 등 지식생산 및 활용의 실질적인 주체의 참여도 매우 미흡하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을 중심으로 협력활동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클러스터 내부에 문제해결을 위한 협력의 경험이 낮고, 지역대학, 기업, 기관 등 프로젝트 주관기관에 대한 신뢰는 그다지 높지 않다. 그리고 소규모 업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을 중심으로 공동목표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고 있지만 그렇게 강한 것은 아니다. 또한 공동체 의식에 대해서도 아직 부정적인 응답비율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리더로 언급되는 구미, 대구 등 지방자치단체의 리더십 평가결과는 매우 낮고, 삼성전자, 인탑스 등 지역의 주요 기업들도 지역 업체들에게 적극적 리더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내부의 정책기관보다는 전국단위의 조직에 대한 리더로서의 선호도가 더 높은 편으로 인식되고 있다. 정책제언 우선 다양하고 차별적인 지역혁신 거버넌스 모델이 개발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울산 자동차 클러스터의 경우 100인 이상의 중견기업이 중심이 되어 2차, 3차 하청업체들과 집단적 생산체제를 형성할 수 있도록 울산시가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관련 정책기관이 이를 전개하는 방식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대구·경북 모바일 클러스터의 경우 소규모 특히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 개발업체들을 중심으로 전환의 가능성이 발견되므로 대구시와 경상북도 등 지방행정주체들이 모바일상용화센터 등 다양한 혁신기관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주제별(기술, 제품)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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