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e Culture and Population Development in Korea, c 1429-1910 = 조선시대 도작농업의 발전과 인구증가
저자
Lee, Ho-Chol (慶北大學校 農科大學 農業經濟學科)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1979
작성언어
English
KDC
520.000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77-89(13쪽)
제공처
소장기관
한국에 있어 벼는 2000년이란 오랜 재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근대 한국 농업에서 벼가 차지하는 위치는 흔히들 생각하는 것보다 좁은 비중을 가졌음이 분명하다. 실제 벼농사의 본격적인 전개는 일제하 1920년대의 산미중식 계획을 거침으로써 이뤄졌으며, 이른바 1935년경까지도 한국인의 주식에서 쌀은 아직 예외적인 존재에 불과하였다. 산이 많은 대신 저습지가 거의 없는 한국의 지형, 봄가뭄과 여름철 장마로 특징되는 한국의 기후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근대적 기술이 본격화 되기 전에는 결코 벼농사를 마음껏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전근대의 한국 사회에서도 17.8세기에 이르면 벼농사는 이앙법의 보급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급속히 확산되고 발전되었다. 특히 생산성의 발전과 더불어 벼농사는 전국으로 보급되어, 전국도처에서 상당한 식량공급원으로 작용하였다. 이른바 벼농사의 보급은 소농민의 열악한 생산성을 크게 높임으로서 급속한 인구증가를 초래하였다. 그와 함께 이앙법의 보급이 몰고온 생산의 불확실성도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였으므로 이의 극복은 이 시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1919년경까지 수전은 전체 농경지 면적의 36%에 불과했으므로 그처럼 좁은 범위 안에서의 변화가 과연 얼마만큼의 인구성장과 토지에 대한 인구압력을 가져왔겠는가가 이 연구가 제기하는 기본적 의문이다. 또한 한전농업이 지배적이었던 이 시대 한국에서 수전농법과 한전농법은 어떠한 관계를 가졌었는가. 그리고 만약 이앙법의 확산에 의해 이끌린 벼농사법의 발전으로 그러한 인구집중이 성취되었다해도 그러한 생산성 발전이 과연 알려진 것처럼 국가권력 및 국가적 수리행정에 의해 이끌려졌겠 는가란 보다 본원적인 의문들도 제기되고 있다.
이 연구는 그러한 조선시대 벼농사의 발전이 과연 어떠한 인구증가를 가져왔으며, 그러한 변동이 갖는 한국적 특질은 무엇이었는가를 한국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히려는 시도이다. 이를 통하여 먼저 필자는 조선시대 벼농사법과 인구규모에 대하여 검토한 뒤, 조선후기에 있은 급속한 이앙법의 확산과 그에 따른 급속한 인구증가에 대해 논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조선전기에 비해 조선후기는 전근대사회로서는 매우 빠른 인구성장을 가져왔으며, 그러한 인구성장은 결국 이 시대에 있은 이앙법의 새로운 기술혁신과 그 확산에 크게 힘입은 것이었다. 그러나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수전농업은 그 면적과 생산에 있어 상대적인 비중이 적었으므로 그러한 인구증가가 전적으로 이앙법의 보급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한전농업의 발달도 이 시대 인구성장에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이었을 것이다. 비록 그렇다해도 이앙법 보급이 야기한 벼농사의 확산은 조선후기 이후의 인구집중과 인구과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음이 분명하다.
한편 이러한 변화는 기것해야 15세기에 있어 전체 농지면적의 20% 미만을 차지하였던 벼농사가 약 36%의 범위로 확대된 데 따른 결과였다. 벼는 이 시대에 있어 하나의 작물로서는 가장 많이 재배된 작물이지만, 한국의 벼농사는 그 특유의 퐁토때문에 여러모로 한전농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으므로 '수전농업과 한전농업의 대립'이란 관점은 한국의 사례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17.8세기에 있은 벼농사의 확산은 주로 봄가뭄이란 극한적인 상황을 내적인 기술혁신으로 극복해낸 결과였다. 비록 수리시설의 새로운 확충도 동반되었지만 이 역시 점차 국가의 손을 벗어나 점차 지주나 농민 스스로에 의해 자주적으로 이뤄져 나갔던 것이다. 이 역시 벼농사에서의 생산성이 국가권력에 의한 치수행정에 의해 고양되며 이것이 거꾸로 사회형태를 규정한다는 고전적 명제와 일치되지 않는 점이다.
결국 조선전기의 비교적 안정적인 인구와 생산구조 속에서 빚어진 급속한 인구성장과 그 과밀화가 낳은 사회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성과가 충분치 못하다. 그러나 대체로 극심한 토지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토지개간이 진행되었으며, 기존의 농업 생산관계와 가족관계가 변화하였음이 지적되기도 한다. 이른바 토지생산성의 발달과 함께 소농민의 자립화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생산물지대에 기초한 지주전호제가 확고하게 부상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인구증가에 따른 '소유재산의 분산'을 막기 위해 적장자우위 상속으로 전환하는 상속제도의 변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더구나 급속한 인구증가는 농촌 유휴노동력을 압출시켜 대규모적인 무전농민과 소작농을 창출하였다. 조선후기에 노정된 신분제의 붕괴와 국가권력의 이완도 이러한 현상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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