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洞天의 문화유산적 가치 = The Cultural Heritage Value of Bonghwa dongcheon

국문 초록 (Abstract)

이상향으로 널리 알려진 동천은 조선시대에 전국적으로 유행하였다. 이런 흐름 속에 경상북도 내륙에 있는 봉화 지역에도 많은 동천이 만들어졌다. 현재 알려진 봉화의 동천은 25개소이고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동천은 22개소이다. 동천 암각문의 입지를 중심으로 봉화의 동천을 분류하여 계곡형과 가택형, 하천형, 촌락형, 묘역형 등의 5개 유형을 설정하였다. 5개의 유형은 등장 시기에 차이가 있는데, 16~17세기에 계곡형과 가택형이 먼저 등장하고 뒤이어 하천형이 출현하였다. 18세기에 하천형이 유행하면서 봉화 동천은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19세기가 되면 유교의 이상향에서 풍수의 길지로 동천의 성격이 점차 변화하였다. 20세기에는 길지의 의미로 만들어진 촌락형과 묘역형이 등장하여 현재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명승이라는 관점에서 동천에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국가유산청 명승으로 지정된 동천은 드물다. 그 이유는 다수의 공감 여부와 관계없이 자기가 명승으로 생각하는 경관을 동천으로 설정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유명한 인물이 경영한 동천이 적어서 명승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다. 게다가 촌락형과 묘역형의 경관은 명승과는 거리가 있는 유형이다. 따라서 국가유산청 명승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동천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동천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는데, 지역민의 생활상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의 시각에서 동천에 접근하는 게 적절하다. 다시 말해 동천은 당시 지역 주민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 즉, 혼란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동천을 경영하였다는 사실을 통해 당시 지역사의 일면을 재구성할 수 있다. 또한, 유교를 기반으로 한 지역 사회에 새로운 사상이 점차 스며드는 모습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동천은 지역사를 규명하는 데 귀중한 자료 중 하나라는 데에 문화유산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Dongcheon, widely known as an ideal utopia, was a popular cultural phenomenon throughout the Joseon Dynasty. Reflecting this trend, numerous dongcheon sites were also established in Bonghwa region, a mountainous inland region of North Gyeongsang Province. Currently, 25 dongcheon sites have been identified in Bonghwa, with the locations of 22 sites confirmed. Based on the locations of engraved inscriptions, the dongcheon sites were classified into five types: valley-type, house-type, river-type, village-type, and burial-ground-type. This study presents the chronological development of these types. Valley-type and house-type dongcheon emerged first during the 16th and 17th centuries, followed by a proliferation of river-type dongcheon in the 18th century, marking their peak in popularity. By the 19th century, the concept of dongcheon gradually shifted from a Neo-Confucian utopia to a site favored for its geomantic auspiciousness. In the 20th century, village-type and burial-ground-type dongcheon were created with a focus on geomantic symbolism, and these forms have continued into the present day.
Until now, scholarly approaches to dongcheon have largely focused on their scenic or ideological aspects. However, few dongcheon sites have been designated as “Scenic Sites” by the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of Korea. This is primarily because dongcheon were often established based on personal aesthetic or philosophical criteria, rather than on widely shared recognition of their scenic value. In addition, many dongcheon were created by relatively unknown individuals, further limiting their public recognition. Given this context, evaluating dongcheon solely through the lens of nationally designated scenic sites may be inadequate. From the perspective of local history, however, dongcheon serve as valuable cultural records that reveal how local residents perceived and engaged with their environment. The fact that these sites were developed amid political and social turbulence, motivated by local pride and affection for one’s homeland, allows for a partial reconstruction of regional historical narratives. Thus, although dongcheon may not align neatly with the criteria for national scenic heritage, they can be regarded as important cultural assets for understanding local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