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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초기 정치 담론의 기록과 복원 -김영작의 「경연강의」의 기록적 가치와 활용- = Recording and Reconstructing Early Gojong-era Political Discourse- The Documentary Value and Uses of Kim Yeong-jak’s Gyeongyeon Gangui -
저자
박혜민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발행기관
학술지명
국제어문(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in International Context)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5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발행기관 URL
수록면
35-71(37쪽)
제공처
본 연구는 고종 즉위 직후 강관(講官)으로 경연(經筵)에 참여한 김영작(金永 爵)의 「경연강의」를 분석하여, 고종 초기 경연의 운영 방식과 담론의 변화상을 규명하고자 한다. 『소정문고(邵亭文稿)』 권4에 수록된 「경연강의」는 총 45회 경연 중 27회를 선별 기록한 것으로, 당시 군주 교육 현장에서의 실제 발언과 논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전한다. 고종대 개인 문집 내 경연기록이 중요한 이유는 기존 연구가 주로 의존하는 『고종실록』이 이왕직(李王職)에 의해 편찬⋅편집된 텍스트이고 『승정원일기』가 1888년 화재로 1851∼1888년의 기록이 소실⋅재 편찬되어 누락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 문집은 경연 담론 복원에 필수적인 보완 자료이다.
『승정원일기』 경연 기사와 「경연강의」는 기록의 성격과 포착 지점이 상이하다. 『승정원일기』가 경연의 외형(틀ㆍ빈도ㆍ교과ㆍ운영 체계)을 충실히 담고 있다면 「경연강의」는 내실(언술 전략ㆍ의제 전환)을 복원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특히 1865년 『통감절요』 강독 구간에서 관찬 기록의 누락이 집중되는 반면, 「경연강의」는 동 시기의 현장 발언을 남겨 병인양요 직전 담론의 결을 메운다. 두 사료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루며 본고는 이를 교차 독해하여 경연 담론의 실제를 복원하였다.
분석 결과, 「경연강의」는 전형적인 경연강의가 경서 해설과 논의 요지를 중심으로 한 것과 달리, 군주의 학문 태도와 학습 방법을 반복적으로 지적하였다. 표면적으로는 권학ㆍ수신의 정형화된 틀 속에서 진행되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단순한 도덕적 훈계에 그치지 않았으며 김영작은 문리 이해와 학습 태도의 교정을 통해 어린 군주가 정무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였다.
시기별 담론의 전개를 보면, 초기(1864년)에는 권학ㆍ수신이 중심을 이루었고, 1865∼1866년에는 척사 담론이 부각되어 러시아의 연해주 진출에 대한 경 계와 천주교 확산에 대한 강경 대응을 강조하였다. 1867년 이후에는 위민과 시 무를 축으로 주제가 다원화되면서 민생 안정과 제도 개선을 포괄하는 구체적 정 책 제안이 제시되었다. 특히 신정왕후와 대원군이 개혁을 추진하던 시기에는 군주와 백성 간의 재정 부담 문제를 정당성 차원에서 논의하거나 지방 행정 운영과 보고 체계에 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등 통치 실무를 학습하고 적용하려는 실 천적 성격도 드러났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경연강의」는 고종 초기 경연이 단순한 경서 강독의 장이 아니라 군주 교육, 정책 자문, 정치 토론이 교차하는 복합적 공간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관찬 사료의 누락을 보완하는 개인 문집 자료로서, 당대 정치 담론의 실제 발화와 의미 조정 과정을 구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나아가 「경연강의」는 단순한 강독 기록을 넘어 군주 교육과 정치 담론을 매개하는 정치적 글쓰기로서, 권학ㆍ수신ㆍ위민ㆍ시무ㆍ척사라는 담론 레퍼토리를 시대적 맥락 속에서 변주하고 재구성한 텍스트라 할 수 있다.
This study examines Gyeongyeon Gangui (Lectures at the Royal Lecture Hall) by Kim Yeong-jak (1802–1868), who served as a ganggwan (royal lecturer) during the early years of King Gojong’s reign (1864–1868), in order to elucidate the operational features and discursive transformations of the early Gojong-era lecture system. Preserved in Volume 4 of Kim’s collected writings, Sojeong Mungo, the text records 27 of 45 sessions, providing vivid accounts of actual statements and discussions within the royal educational setting. Such privately compiled records are particularly important because the Annals of King Gojong (Gojong sillok) were compiled and edited by the Yi Royal Household Office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while the Diary of the Royal Secretariat (Seungjeongwon ilgi) lost a substantial portion of its entries (1851–1888) in the 1888 fire and was subsequently reconstructed with significant omissions. Thus, personal compilations constitute an indispensable supplementary source for reconstructing lecture discourse.
The Diary of the Royal Secretariat and Gyeongyeon Gangui differ in scope and perspective. The former faithfully documents the external framework of lectures—their frequency, curriculum, and institutional procedures—whereas the latter captures their internal dynamics, including rhetorical strategies and thematic shifts. A notable example is the 1865 reading of Tonggam Jeolyo, where official records show considerable omissions and compression, whereas Gyeongyeon Gangui preserves the contemporaneous exchanges, thereby filling crucial gaps in the discourse leading up to the 1866 French invasion of Ganghwa(Byeonginyangyo). By examining these two sources together, this study reconstructs the discursive practices of the royal lectures.
The analysis demonstrates that, unlike conventional lecture records centered on classical exegesis and summaries of discussion, Gyeongyeon Gangui repeatedly emphasizes the monarch’s attitude toward learning and methods of study. Although formally under the rubric of gwonhak (exhortation to study) and sushin (self-cultivation), the sessions went beyond moral admonition to stress textual comprehension and disciplined study habits, aiming to equip the young monarch with the capacity for governance.
In terms of thematic development, the early 1864 lectures were oriented toward gwonhak and sushin. Between 1865 and 1866, cheoksa (rejection of heterodoxy) emerged as a central theme, emphasizing vigilance against Russian expansion in the Maritime Province and the spread of Catholicism. After 1867, the agenda broadened to include wimin (relieving people’s suffering) and simu (current affairs), introducing diverse topics and culminating in concrete policy proposals. During the reform initiatives of Queen Dowager Sinjeong and Heungseon Daewongun, the lectures also addressed issues of fiscal burden and legitimacy, local administrative management, and reporting systems, thereby displaying a distinctly practical orientation.
Taken together, the findings confirm that early Gojong-era lectures were not confined to the reading of the classics but constituted a multifaceted arena where royal education, policy consultation, and political debate intersected. As private textual sources, Gyeongyeon Gangui not only compensates for the omissions of official records but also vividly restores the actual utterances and discursive adjustments of the time. Ultimately, the text may be regarded as a form of political writing that mediates royal pedagogy and political discourse, reconfiguring the repertoire of gwonhak, sushin, wimin, simu, and cheoksa in response to shifting historical contex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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