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의 대변자로서의 인간: 사물 정치와 행성 정치에서 인간의 책임 = Human as a Spokesman for the Non-Human: Human Responsibility in the Dingpolitik and the Planetary Politics

국문 초록 (Abstract)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고틀로서 탈인간중심주의가 제안되고있다. 그러나 탈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의 책임을 방기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본논문의 목표는 탈인간중심주의와 인간의 책임이라는 쟁점을 검토하고 여기에걸린 철학적 의의를 밝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브뤼노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을 검토한다. ANT는 인간과 비인간이 동등한 행위자가 되는존재론을 함축하며, 이는 비인간의 입장이 대변되는 사물 정치를 요구한다. 그런데 사물 정치에서 인간은 비인간을 대변한다는 책임을 지는 자로서 정치의중심이 된다. 다음으로는 디페시 차크라바르티의 행성 정치를 검토한다. 인류세개념의 분석을 통해 그는 인간과 역사와 자연사가 행성의 차원에서 통합됨을보여준다. 이는 행성 체계 전체 속에서 인간을 주변화하는 존재론과 정치를 요구한다. 그러나 행성 정치에서도 인간은 자신을 주변화하는 관점에서 행위하는정치적 중심으로서 호출된다. 이어서 본 논문은 탈인간중심주의의 존재론과 정치학이 인간을 정치적 중심으로 부각시키는 사태에 대한 철학적 해석을 제시한다. 헤겔의 체계를 참조하여, 인간이 비인간을 대변하는 것은 주관과 객관을 통일시키는 일로 이해된다. 이에 따라 탈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의 책임을 방기하지않으며, 주관주의와 객관주의를 종합하는 입장임이 드러난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Post-anthropocentrism has been proposed as a conceptual framework for addressing the climate crisis. However, it has also faced criticism for allegedly abandoning human responsibility. This paper aims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post-anthropocentrism and human responsibility and to clarify its philosophical significance. To this end, it first explores Bruno Latour’s Actor-Network Theory (ANT). ANT implies an ontology in which humans and nonhumans are equally regarded as actors, thereby demanding a Dingpolitik i n which nonhuman perspectives are represented. Yet within this Dingpolitik, humans reemerge as central political agents by assuming the responsibility of representing nonhumans. The paper then turns to Dipesh Chakrabarty’s concept of planetary politics. In analyizing the notion of the Anthropocene, Chakrabarty shows how human history and natural history are integrated at the planetary level, calling for an ontology and politics that decenter the human within the broader Earth system. Nevertheless, in planetary politics, the human is invoked again as a political center, acting from a perspective of self-decentering.
Finally, the paper offers a philosophical interpretation of this paradoxical return of the human centrality within post-anthropocentric ontologies and politics. Drawing on Hegel’s system, the human act of representing the nonhuman is understood as unification of subject and object. Accordingly, post-anthropocentrism does not abandon human responsibility but rather emerges as a position than synthesizes subjectivism and objectiv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