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話體 歌辭 硏究 = (A) study on the dialogic Gasa
본고는 대화체 가사의 유형화 및 분석을 통해 가사의 특성을 살피는 데 목적이 있다. 대화체 가사란 둘 이상의 인물이 작품에 등장하여 대화를 통해 사건을 전개하는 일련의 작품군이다. ‘대화(對話)’는 일상적 말하기 방식이며, 문학에서는 문체적 표현 기법으로 사용되어 왔다. 가사 갈래도 이러한 문학적 전통으로부터 예외는 아니어서 적지 않은 작품에 그것이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대화체가 사용된 작품에 표출된 문제는 대부분 당대의 매우 중요한 문제들이었다는 점도 흥미롭다.현재까지 대화체 가사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그 관심도 주로 화자론(話者論)의 입장에서 화자와 청자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한 성과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가사 갈래 중 대화체가 사용된 작품들에 지속적 관심을 갖고, 가사 갈래로서 이들이 갖는 문학적 성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대화체 가사의 유형화 기준으로 설정한 전제 조건은 ‘텍스트 구조’와 ‘대화 방식’이다. ‘텍스트 구조에 따른 유형’은 본가(本歌)와 답가(答歌)의 형식으로 구성된 상호 텍스트를 통해 성립되거나 개별 텍스트 내부의 등장인물을 통해 구현된다. ‘대화 방식에 따른 유형’은 대화의 방식 가운데 해당 작품에 지배적인 화법에 따른 분류이다. 이 유형은 다시 ‘화답(和答)’, ‘문답(問答)’, ‘언쟁(言爭)’ 등의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화답’의 방식은 개별 텍스트로 이루어진 본가와 답가에 의해 구현되는 경우가 많으며, 개별 화자가 동일한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 서로 다른 의견은 본가와 답가가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즉 본가의 의견을 답가가 수용하면서 보다 발전적인 지점을 지향한다. 다만 화답 방식에 진술된 작중화자들의 의견은 그저 서로 다른 의견 개진(開進)에 그칠 뿐 보다 적극적인 쟁의(爭議)의 방식으로 발전하지는 못한다는 점 역시 화답 방식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문답’의 방식은 대부분 동일 작가의 한 작품 내에서 두 명의 화자에 의해 실현되며, 작가의 적극적 개입에 의해 주제와 관련된 일정한 지향점이 미리 설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문답의 방식은 작중 화자 가운데 어느 한쪽에 진술의 무게가 편중될 수밖에 없으며, 작품에 두 명의 대리 화자를 내세우는 것은 결국 작가는 물러난 상태에서 실재성을 보다 극대화하여 핵심을 적실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할 수 있다.‘언쟁’의 방식이 사용된 가사 작품 역시 문답의 방식처럼 특정 개별 작품 내에서 두 명 내지는 그 이상의 화자에 의해 진술이 진행된다. 그리고 그 진술은 화자들 각각의 뚜렷한 주장을 담고 있으며, 그것이 언쟁의 형태를 통해 진술된다는 점에서 앞선 두 유형과는 변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작가가 어느 한 편의 입장에서 일방적 진술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가치중립적 입장을 견지한 채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 당대 사회의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 서로 상반되는 입장을 보여주고, 이에 대한 최종적 판단은 수용자 개개인에게 맡기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언쟁의 방식에 사용된 대화체는 그러한 당대의 첨예한 이슈를 수용자에게 보다 쉽게 실재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기법으로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대화체 가사는 작품 내에 등장인물을 내세워 현장성을 극대화하고 사건을 신속하게 전개한다. 즉 가사의 대화체는 효과적 내용 전달을 통해 다수의 수용자로부터 공감을 얻고자 했던 작가 의식의 발로이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 작품 내 화법의 다양성으로 표출된다. 예컨대, 동일 주제(화제)에 대한 개인적 의견 교환에는 ‘화답’의 방식이 사용되었고, 특정 사안에 대한 교시(敎示)와 지각(知覺)을 유도할 때에는 ‘문답’의 방식이 사용되었으며, 사회적 이슈와 첨예한 대립을 보여줄 때에는 ‘언쟁’의 방식을 사용하였다.대화체 가사의 존재는 당대의 사회적 기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대중과 친밀한 율문(律文)을 이용하여 도덕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거나 극적 특성을 활용한 사회성을 반영함으로써 동시대 의사소통의 메커니즘으로 작용했다. 이 점은 수용층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다.대화체 가사는 당대의 관심사 및 소재에 따라 그 대화 방식을 형성하고 전개하였다. 대화체 가사 작품 다수는 ‘화답’의 방식이지만, 조선 후기나 개화기처럼 사회 현상이 복잡해질수록 ‘언쟁’의 방식이 우세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점은 대화체 가사를 통해 가사 내부에서 사회성이 표출되는 경로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가사의 쇠퇴 원인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즉 가사는 사회적 기능이 극에 달했던 개기에 각종 매체를 통해 활발한 창작과 향유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가사의 사회적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그 시기의 외래 갈래에 사회 비판적 기능을 내주고 쇠퇴의 일로를 걷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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