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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미얀마 이주청소년 노동자의 중도탈락에 관한 교육인류학적 고찰 = Dropout Experiences of Youth Migrants in Transitional Myanmar : On Qualitative Inqu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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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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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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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0(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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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전환기 미얀마 청소년의 삶과 학습이라는 주제를 이주청소년 노동자들의 나레티브를 통해 고찰하고, 미얀마의 학교중도탈락이라는 교육적 현상을 리미널리티(liminality)이라는 사회인류학의 이론과 개념을 통해 이해하고자 한 질적연구이다. 연구의 현장은 최근 급격한 정치, 경제, 사회적 전환기폴 겪고 있는 미얀마의 상업도시인 양곤이다. 지난 2010년 이후 도시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양곤에는 ‘숙련되고 저렴한' 노동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미얀마 중부지역의 청소년들의 이주와 학교 중도탈락이 증가하는데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얀마의 사회변화와 이주의 유형을 반영한 듯, 본 연구에 참여한 12명의 청소년도 에라와디, 바고, 슈웨보와 같은 미얀마 중부지방 출신으로 공립학교에서 중도탈락하여 양곤으로 이주한 후, 식당, 찻집, 상점, 편의점 등 서비스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년 노동자들이다. 모든 연구참여자는 15세부터 20세 사이로 전체 12명 중6명은 남성, 6명은 여성청소년이며, 11명은 버마족이고, 10명은 불교도이다.
본 연구의 방법론은 인류학적 연구방법인 에스노그라피(ethnographic foundation)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2016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다면적인 현장연구가 진행되었는데, 대상지역으로는 미얀마라는 국가 정체성을 대표하는 쉐다곤 파고다와 그 주변 지역, 양곤의 도시화를 상징하는 술레 파고다와 그 주변인 29번가부터 36번가에서 집중적인 관찰이 진행되었다. 이 두 지역에 일하고 있는 (돌봄 노동을 하고 있는 1인의 청소년을 제외하고) 11명의 일터에서 생활을 참여관찰(participant observations)하고 청소년들과의 1:1 심층면담(In-depth interviews)을 진행하였으며, 그들의 고용자, 동료, 친구들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연구 전체과정에서 ‘자연적인’ 방법과 ‘반구조화된’ 연구방법을 균형 있게 적용하였다. 미얀마 청소년들이 위치한 미얀마의 사회문화적 맥락 및 교육의 역사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교육 및 청소년 전문가에 대한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추가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학습기회와 제약요건을 확인하고자 청소년 노동자에게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미얀마의 한 교육전문 단체에 방문하여 10명의 남성청소년들과 초점집단토론(Focus Group Interview)을 실시하였다.
한편, 지난 2015년 선거에 의해 선출된 새로운 정부의 등장으로 미얀마 교육분야의 개혁을 진행 할 교육종합평가단(Comprehensive Education Sector Review, CESR)의 역할의 중요하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최근 발표된 평가단의 가구현황조사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14-16세의 청소년 중 42,9%, 16-19세의 청소년 중 최소 64%가 정규교육기관에 등록되어 있지 않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연령대의 학생 10명 중 4명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은 단순한 학생 관리의 문제가 아닌 미얀마 교육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심각한 수치이며, 향후 미얀마 인재양성에 큰 도전이 될 사회문제로 판단하였다. 평가단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학교를 된 주요 원인을 경제적인 이유(Costs not affordable)뿐아니라 노동(Agricultural Work), 가사돌봄(Care for family) 그리고 관심 부족(Lack of interest)으로 지목하였다. 응답자의 약3분의 1은 ‘학교와 학습에 대한 관심 부족’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응답하였는데, 여기서 ‘학교와 학습에 대한 관심 부족’이란 어떠한 사회적·교육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선행연구에서 그 해답을 찾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결과와 미얀마의 학교 중도탈락 현상의 심각성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연구자는 연구문제를 아래와 같이 세가지 측면으로 구체화되었다.
첫째, 미얀마의 청소년들은 왜 중도탈락을 하는가?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인식하고 있는 학교 중도탈락의 다면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둘째, 양곤의 이주 청소년 노동자가 학교를 떠나고 노동자가 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사회문화적, 교육적 특성은 무엇인가? 학교에서 ‘탈락’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과거의 학교 경험, 현재의 노동경험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셋째, 학교와 사회의 경계에 서있는 이주청소년 노동자의 경험의 재구성의 결과는 어떻게 미얀마의 교육 및 학교중도탈락 문제에 대한 사회문화적, 교육학적인 이론 의 재해석에 기여할 수 있는가?
빅터터너는 ‘의례의 과정(1969)'에서 반겐엡의 통과의례의 성격인 분리(separation), 경계(liminality), 재통합(Reintegration)을 분석하여, 다양한 사회문화적 현상에 적용하였다. 이와 같은 통과의례의 전이상태를 가리켜, 리멘(limen, 문지방), ‘리미널리티(liminality)’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나아가 시회와 개인의 위치를 연구하는데 있어 사회의 구조(Structure)와 반구조(anti-structure)사이에 존재하는 틈의 공간인 ‘리미널’한 공간에 대한 이론적 해석을 제공하였다. 터너의 이론과 같이, 양곤 이주노동자 청소년들의 ‘학교와 집을 떠나기’와 ‘양곤에 정착하기’ 과정에도 분리와 경계의 경험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었는데 그 특징은 아래와 같았다. 첫째, 양곤의 청소년 노동자들에게 분리(separation)란 빈곤과 구조화된 낙제와 실패로 남은 학교로서부터의 단절을 의미하였다. 가난한 가정형편과 수많은 고용의 기회 앞에서 급하게 이주한 청소년들에게는 과거와의 단절 자체가 중요하였다. 이들에게 과거의 학교는 내가 남보다 더 가난함을 사실을 ‘발견하고 확인한’ 공간이며, 낙제와 실패는 이미 ‘결정된 사실’로 인식되었다. 그들에게 권위적인 교사-학생 관계와 주입식 교수방법은 ‘학교와 학습에 흥미가 없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둘째, 청소년들은 리미널한 공간인 양곤으로의 이주를 통해 상대적으로 ‘어중간한 존재’인 자신을 발견하였다. 어린이도 아니고 완전한 성인도 아닌, 학생도 아니고 완전한 노동자도 아닌, 다면적인 자아의 위치를 경험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남성청소년들이 겪는 현대적인 성인식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학교를 떠나는 졸업식도 없었으며, 독실한 미얀마인이라면 가장 중요한 불교의 성인식인 신쀼(Shinpyu)의 경험도 하지 못했다. 신쀼를 치르지 못하고 이주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직장의 관리자 혹은 선배들과 함께 술, 담배를 하고 비틀넛을 씹으며 ‘밤에 놀러 나가는’ 일탈의 행위를 하게 되고 이와 같은 짧은 일탈의 경험은 이들에게 일종의 성인이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남성청소년들은 불교에서 강조된 엄격한 행동양식이나 학교에서의 권위적인 성인들과의 관계로부터 일시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남성청소년들에게 학교를 그만둔 것은 ‘남자다운 일’이며, ‘돈이 있더라고 학교를 가지 않은 행위는 책임감 있는 ‘남자의 결정’으로 미화되기 시작되는 것이다.
반면 여성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양곤에서의 리미널한 공간은 터너가 제시한 ‘상대적인 자유로움’과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공간’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여성청소년들은 친척이나 가족과 안면이 있는 친인척을 통해 일자리를 구해, 일련의 강력한 보호장치를 마련한 후, 이주를 결정하였고, 이와 같은 이주과정의 특성으로 인해 여성청소년들은 일터에서도 ‘이모’와 ‘고향언니’에게 비교적 엄격한 훈육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은 여성청소년들의 ‘사회관계’는 그들이 교육에 대한 열망이나 미래의 재교육 가능성에 대한 부분에 있어 종교적이고 종종 운명론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영향을 주었다. 이들에게 학교를 떠나 새로운 도시에서 일을 하고 가족의 생계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가족에 대한 ‘세다나(Sedana)’ 혹은 ‘다나(Dana)', 즉, ‘관대하고 자비로운(Benevolent or generous)'의 태도를 가지는 것이었다. 또한 딸로서 가족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알게 될 때 ‘개인적인 학교생활’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아나데(Anade)’ 즉, 타자에게 해나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은 미얀마의 전통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인식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사회와 공교육제도로의 재통합(Re-integration)에 대한 방향과 경로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라고 생각하거나 ‘돌아갈 마음이 절대로 없다’며 학교에 대한 깊은 불신을 표현하였다. 한 청년은 연구자 옆을 지나가며, ‘학교는 쓸모 없어요, 절대로 학교로 돌아갈 일이 없을 거예요, 내 스케줄이 바쁘니까요, 선생님들이 이리로 좀 오지요, 와서 우리를 가르치면 좋겠어요,왜 그것이야말로 큰 변화지!' 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이들도 배움과 새로운 학습의 기회에 대한 열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권위적인 학교 문화, 유연하지 않은 정규 교육과정은 그들에게 이미 돌아 길 수 없는 강력한 단절된 과거로서 뿌리깊게 상징화되었을 뿐이다.
청소년의 공교육 중도탈락 과정을 다룬 연구를 통해 본 연구는 양곤의 ‘자비로운’ 아들과 딸들은 단순히 ‘공부를 못해서’ 혹은 ‘문제아’이기 때문에 학교를 떠난 것이 아님을 확인하였다. 청소년들이 결정한 ‘선한 선택’은 가족의 경제적인 상황, 돌봄에 대한 부담, 불평등한 교육체계 내에서의 경험한 구조적 낙제 그리고 질 낮은 교육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에 근거한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나아가, 본 연구를 통해 미얀마 학교 밖 청소년의 교육문제는 미얀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 개발, 이주라는 거시적인 와부적인 과정(Outer Process)와 교육의 의미를 해석하는 미얀마 특유의 불교문화라는 내재적인 과정(Internal Process)의 역동적인 리미널리티의 이해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청소년들은 공교육 체제에 도전할 수 있는 ‘불확실하지만 유연한 삶’의 한 과정으로서 학교 밖 공간을 중요하게 인식하였고, ‘학교의 권위로부터 벗어난 자유’의 공간에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자 희망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꿈꾸는 ‘학습공동체’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청소년들의 가족, 친척, 고용주, 동료들 중 그 누구도 ‘젊은 노동자’들의 일과 학습의 병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청소년들은 이주와 노동이라는 경제적 선택을 통해 ‘생산적이고 충실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인정을 받게 되고, ‘학교 중도탈락’이라는 교육적 선택을 통해 불교의 십바라밀(十波羅蜜)의 덕목을 실천하는 ‘자비로운’ 아들과 딸로서 공동체 속에 위치를 잡게 된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할 수 있는 리미널리티라는 공간은 구조적인 열등성을 가진 양곤의 이주노동자 청소년들에게는 자유의 확대를 허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구조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그들에게 더 많은 자비, 인내, 그리고 생산성을 요구한다. 독재와 개방, 전통과 현대, 농촌과 도시 그리고 학교와 노동의 거대한 경개에 서 있는 이주청소년들에게, 미얀마에서 수십 년간 방치된 미얀마 교육의 접근성과 심각한 교육의 질의 문제는 이제 ‘개인적인’ 문제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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