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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불교의 ‘증자증분’과 현상학의 ‘반성의식’의 구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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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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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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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5(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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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불교의 심4분설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증자증분의 필요성 여부이다. 현장은 『성유식론』에서 두 가지 논증에 의해 증자증분의 존재를 증명한다. 첫째 논증은 ‘심분들은 증명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제3분을 증명하는 것으로 제4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둘째 논증은 ‘자증분은 인식의 결과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자증분의 인식의 결과로서 증자증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현장은 자증분(자기의식)의 존재를 기억에 의해 증명한다. 필자의 기본전제는 기억(이전의식의 사후적 반성, 이전의 견분을 나중의 견분이 상분으로 삼아서 보는 것)은 관조(현재의식의 현재적 반성, 자증분을 증자증분이 보는 것)와 구별되지만, 관조도 역시 기억과 마찬가지로 자증분의 존재를 증명해준다는 것이다. 자증분(자기의식)은 기억만이 아니라 관조도 역시 가능하게 한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인정은 다음을 의미한다: 자증분은 관조(증자증분)의 활동의 발생근거가 되고, 관조(증자증분)는 자증분의 존재의 인식근거가 된다. 그런데 현장은 증자증분의 존재를 증명할 뿐 아니라, 무한 소급을 피하기 위해 자증분과 증자증분의 상호증지를 주장한다. 이 주장은 적어도 두 가지 난점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첫째로 자증분이 증자증분을 증지하는 경우에 증자증분이 양과가 된다는 설명은 종자가 자증분에 저장된다는 유식의 통설과 상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난점은, 제3분이 제4분을 인식한 결과가 ‘양과인 제4분’에 직접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양과인 이 제4분을 다시 증지하는 제3분’에 저장된다는 이해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 둘째로 증자증분이 자증분을 증지한다고 해도, 기억에서든 관조에서든 자증분의 작용은 알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난점은, 제4분이 제3분을 증지할 때, 자증분의 능연공능이 아니라 생과 공능(자증분의 인식결과)만을 증지한다는 이해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 이러한 두 난점의 해소의 단서가 되는 것은 『4분의 극략사기』에 나오는 몇 문장이다. 현상학자 후설은 반성과 기억을 구분하면서 이 둘이 모두 의식의 파지작용의 덕분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후설이 말하는 ‘반성’은 의식이 현재적 대상의식(지각)에로 향하는 것이고, ‘기억’은 의식이 이미 완결된 대상의식에로 향하는 것이다. 후설의 ‘반성’은 현상학의 방법론적 개념으로 의식현상을 분별하여 서술하는 방법을 말한다. 반면에 불교의 ‘관조’는 의식이 현재 의식에로 향하는 것이지만 분별없이 무분별적으로 비추어보는 것이다. 관조는 무분별적 반성이라는 점에서 분별적 반성인 현상학적 반성과 구별된다. 관조는 증자증분에 의한 자증분의 증지로서, 나중의 견분이 이전의 견분을 상분으로 삼아서 보는 기억과도 구분된다. 결국 유식불교의 ‘증자증분’은 자증분의 존재의 인식근거로서, 또한 불교수행(관조, 반조, 견성)의 인식론적 설명원리로서 불가피한 개념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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