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주의와 여성의 섹슈얼리티
저자
오미영 (신라대 여성학)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03
작성언어
-KDC
337.1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99-126(28쪽)
제공처
소장기관
이 글은 군사주의가 어떻게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고 있으며, 그러한 통제를 통해 어떻게 군사주의 자체가 유지되는가에 관한 연구이다. 지금까지 기존의 군사주의 연구는 대개 여성과의 연관을 고려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최근 군사주의와 여성이라는 주제의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젠더적 측면에서의 분석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이 연구에서 군사주의가 구체적으로 여성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보기 위해 군사주의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연관시키려 보려는 시도는 군사주의가 행하는 개인들의 일상적 삶에서의 영향력을 분석해내는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되어질 수 있다 먼저 군사주의는 끊임없는 이분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아군과 적군, 자민족과 타민족, 국내와 국외, 전방과 후방, 보호하는 자와 보호받는 자 사이의 이분화와 위계화는 군사주의가 유지되기 위해 요구되는 전제조건들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이분 화 과정 속에서 군사주의는 적절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남성과 여성을 요구하고 있다. 남성은 전사로서 전방에서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 받고, 여성은 후방에서 보호를 요구하고 그것에 감사하는 역할을 맡 는다. 하지만 이러한 남성과 여성의 젠더 분화 과정 속에서, 여성은 또다시 이분화 될 필요가 있는데, 바로 보호받는 자로서의 역할과 정복대상으로서의 역할 모두를 하도록 강요받는 모순이 나타난다. 즉 여성들은 아들들을 낳아 계속 군대에 보낼 것으로 기대되는 어머니로서의 존재, 남성들에게 보호를 요구하는 나약한 존재, 그리고 동시에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써 정복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성들은 군사주의로 인해, 보호의 대상이 되는 여성과 보호의 경계밖에 존재하는 여성으로 지속적으로 경계 지워진다. 이 두 부류의 여성들은 위 와 같은 각기 다른 의미와 역할을 수행하지만, 군사주의의 강력한 유지기제인 남성성 강화에서는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여성의 이분화는 공식영역의 아내, 어머니에게 어울리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비공식 영역의 성매매, 흔전, 흔외, 동성애에 어올리는 여성의 섹슈얼리티 사이의 구분을 꾼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다음으로 이 논문에서는 군사주의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지배,통제하는가를 보기 위해 정복 대상으로서의 여성, 그 중에서도 남한의 기 지촌 여성들의 섹슈얼리티가 통제되는 방식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연구 결과, 군사주의는 직접적인 방식과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여성들의 섹슈얼리 티를 지배, 통제함으로써 유지,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국가의 안보추구 행위 속에서 나타난 기지촌 여성들에 대한 다양한 직접적 통제의 방식, 그 중에서도 실제 기지촌에서 일어난 여성에 대한 다양 한 폭력의 사례들은 민족, 국가, 적군의 것이 되어버린 여성의 섹슈얼리티 가 국가 간 힘의 논리에 의해 어떻게 유린되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 음으로 군사주의에 의한 여성의 섹슈얼리티 지배, 통제는 기지촌이라는 군 사화 된 성매매가 형성되고 정화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국가의 태도와 각종 정책을 통해 간접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간접적 통제 는 군사화 된 성매매 지역의 여성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전체 여성들에게 해당되는 정책들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그렇게 볼 때, 군사주의의 확대과정은 단지 전쟁, 안보추구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적인 삶에서 일어날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여성들의 섹슈얼리티는 항상 지배되고, 관리되고, 정복되어지는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군사주의는 여성의 일상적 삶에 깊숙이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모든 측면에서 여성을 지배, 통제함으로써 유지되고 강화된다고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상적인 군사주의의 확대 과정에 좀더주목하고 그것의 지배방식을 폭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그러한 군사주의의 일상화 된 측면을 드러내고 변화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그것이 가부장제와 다른 이데올로기와 연관을 맺음으로써 그 속에서 여성이 억압 되어지는 측면을 폭로해 나가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과정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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