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원리로 본 실존주의 인간이해
저자
양고준 (선문대학교 신학대학 통일신학과)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1999
작성언어
Korean
KDC
238.000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33(33쪽)
제공처
인간이 던지는 모든 철학적 물음은 결국 인간 자신에게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인간 자신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되어지지 못한다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만을 소유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인간은 단순히 산다는 것 자체에 만족하지 못한다. 나무나 돌처럼 그저 생존(있음)하는 것으로만 참지 못한다(사실 나무나 돌이 어떻게 있는지 알 수는 없다). 인간은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한마디로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이다. 그것이 인간 내부에서 오는 것이든 아니면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든 이 의미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가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이 질문은 근원적이면서도 동시에 덧없는 질문일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인간은 인간에게 낯설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를 다 안다고 하여도,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성서적으로 생각할 때 "얼굴과 얼굴을 대하며 인간을 보고 온전히 아는 그 때"(고전 13:21)가 오기까지 인간에 대한 그 질문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이 질문은 참부모님을 모시고 섭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무의미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의 자리를 곰곰이 살펴보면 이 역시 우리에게 주어지는 아주 어려운 질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아니 무엇이 인간이고, 무엇이 인간이 아닌가? 아니 나 자신은 누구인가?"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던져 온 이 물음은 아직도 인간은 자신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인간이 이런 물음을 자신에게 던지면서도 그 스스로 대답을 내릴 수 없다는 이 모순 자체가 이미 인간의 신비와 함께 인간의 무지를, 인간의 존엄성과 함께 인간의 가련함을 입증한다.
이러한 질문의 수레바퀴 아래서 실존철학을 만날 수 있다. 각 시대마다 인간에 대한 물음과 탐구가 있었지만 현대 실존철학만큼 인간과 우리의 삶에 대해 깊이 다루어 본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철학사적으로 볼 때, 실존철학은 이제는 약간 빛이 바랜 철학적 사조로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그 시기는 무척 혼돈한 사회상과 함께 원리가 이 땅 가운데 막 형성되어지는 시기였다.
실존철학은 불안과 허무에 허덕이는 시대의 사상이며 동시에 유럽역사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합리주의 전통, 특히 형이상학에 대한 비판적 사상이기도 하다. 실존철학의 특징은 그 혼란한 사회 가운데서 유한하고 구체적인 인간 존재, 그 존재의 태어남과 죽음, 그로 인해 각인된 시간적·역사적 인간의 실존에 대해 탐구케 한다. 상황 속의 그리고 세계 내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해, 자기 자신에 대한 염려 속에서 자기 자신과 타인, 세계와 역사와 관계를 맺으면서 자기 자신을 형성해 나가는 인간은 오로지 합당한 실존분석을 통해서만 해명될 수 있다는 해석학적 방향의 주장한다.
다시 말해, 실존이라 함은 삶 그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진실 그 자체에 접근하는 철학이다. 추운 것을 춥다고 말하는(인간의 실존에 대해서, 혹은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이야기하는)것. 이러한 실존주의의 특성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에서 비롯된 비신학적 논거에서 출발한 근대 철학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실존철학자들은 자신을 전통적 형이상학에 대한 반대 움직임으로써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형이상학 특유의 구별인 "본질 대 실존"(essentia-existentia)으로부터,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개념이 파악될 수 있다. 본질철학이라는 이해될 수 있는 형이상학에 반대하는 이 항거의 독특성은 "실존"을 "본질"에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실존"(Existenz)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며, 인간이 실존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존으로 존재하고 있기에, 실존은 인간의 존재 이행방식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이것은 기존의 전통적 철학에서 인간을 형이상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만하여, 실존철학을 인간이 있는 삶의 자리 그곳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철학으로 이끌어 간다.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인류 전반에 있어서의 자유 회복, 자기 회복, 인간성 회복을 이룸으로써 세계-내-존재로서 인류가 살아가야 함을 역설한다.
이런 의미에서 실존철학은 충분히 인간적이며, 그 인간 한 개체로서만 살아가서는 안됨을 이야기한다. 전체적인 의미에서 실존철학이 이해하고 있는 인간관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 많이 있어 보인다. 이런 것들을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이제는 지나가 버린 사조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버린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본 논문은 실존철학이 가지고 있는 여러 생각들을 실존철학자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고, 이를 통일사상(統一思想)적, 특히 본성론(本性論)으로 그 사조가 가졌던 이해들을 비판적으로 조명해 봄으로써, 새 천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통일사상적으로 인간에 대한 바른 이해와 바른 인간관, 인생관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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