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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과 상생의 병치: 공적 영역의 4ㆍ3위령굿이 새긴 발자취 = Juxtaposition of Haewon and Sangsaeng: The Footprints of the 4ㆍ3 Memorial Ritual in the Public Sphere
저자
한진오 (제주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5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03-135(33쪽)
제공처
제주 사회는 오랫동안 4ㆍ3에 대해 침묵을 강요당해왔다. 제주도민들은 이에 대응해 4ㆍ3의 진상을 호소하는 공적 영역의 저항운동과 더불어 사적 영역의 기억 투쟁을 동시에 벌여왔다. 공적 영역의 저항운동은 민주화운동과 궤적을 함께 하며 전개되었다. 한편 사적 영역의 기억 투쟁은 주로 4ㆍ3 생존희생자들이 사망한 희생자의 사연과 피해의 진상을 공유하는 개별적이고 은밀한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주로 희생자의 영혼을 천도하는 ‘시왕맞이’, ‘일월맞이’ 등의 무속의례를 통해 당시의 기억을 소환하고 후체험세대와 공유하는 것이었다. 생존희생자들은 4ㆍ3 당시에 희생된 일가의 영혼을 천도하는 의례를 ‘4ㆍ3내력굿’이라고 불러왔다.
암암리에 전개된 사적 영역의 4ㆍ3내력굿이 만연하기에 이르며 공적 영역의 저항운동에도 영향을 끼쳐 저항의례로서 희생자를 위령하는 4ㆍ3추모제를 마련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의례투쟁의 정점에서 사적 영역의 4ㆍ3내력굿이 공적 영역으로 진출하는 결과로 이어지며 ‘추모굿’, ‘해원굿’, ‘해원상생굿’ 등 ‘4ㆍ3위령굿’이 공공연하게 펼쳐지게 되었다.
공적 영역의 4ㆍ3위령굿은 제주4ㆍ3특별법 제정 이후 ‘해원상생굿’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확산을 거듭하며 4ㆍ3 관련 의례와 행사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해원상생’의 슬로건을 내세워 제주도 무속이 지닌 사회적 순기능을 도민사회에 각인시켰고, 이를 통해 대단한 공공성을 확보해냈다. 그러나 공공성을 강화하는 동안 ‘해원상생’의 슬로건 중 ‘상생’의 이념은 4ㆍ3의 해결에 있어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경계를 없애고 분별없는 용서와 화해를 강요하는 쪽으로 중심을 기울게 했다.
‘해원’보다는 막연한 ‘상생’의 가치와 더불어 또 하나의 부작용을 일으킨 것은 구체성의 약화다. ‘용서, 화해, 상생, 평화’ 등 공적 가치 일변도의 공공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며 정작 4ㆍ3 진상규명과 관련한 구체적 사실들이 점진적으로 배제되는 양상을 낳고 말았다. 사적 영역의 4ㆍ3내력굿이 여전히 개인이 겪은 사실에 기초해 진상을 드러내는 구체성을 지니는 면모와 사뭇 다른 양상인 셈이다.
이 연구는 공적 영역의 4·3위령굿이 담당해 온 진상규명운동에서의 긍정적인 이력과 제주4ㆍ3특별법 제정 이후 나타난 구체성 상실 과정을 ‘해원’과 ‘상생’이라는 슬로건의 대비를 통해 진단을 시도한다.
Jeju society was long subjected to forced silence regarding the Jeju 4ㆍ3 Incident, a tragic case of state violence. In response, the people of Jeju engaged in two parallel forms of resistance: a public struggle for truth and a private fight for memory.
In the public sphere, the resistance was aligned with Korea’s broader democratization movement, aiming to uncover the truth and demand justice. In the private sphere, however, survivors and bereaved families carried out shared memories through shamanistic rituals such as Siwangmaji and Irwŏlmaji, which were intended to console and guide the spirits of victims. These rituals, based on individual experiences, were known as 4ㆍ3Naeryŏkgut (4ㆍ3 Narrative Gut).
As these private rituals spread widely and became common among survivors, they began to influence public forms of resistance. This ultimately led to the development of resistance rituals such as the 4ㆍ3 Memorial Ceremony, which honored victims in a collective and public manner. At the peak of this movement, the private 4ㆍ3Naeryŏkgut entered the public domain, transforming into public rituals, known as Chumo-gut, Haewon-gut, and especially the 4ㆍ3Haewon-Sangsaenggut.
After the enactment of the Jeju 4ㆍ3 Special Act, the 4ㆍ3Wiryeonggut (Memorial Shamanistic Ritual) became institutionalized as the symbolic ritual of 4ㆍ3 remembrance, with the slogan “Haewon-Sangsaeng”, (Resolution of Resentment and Mutual Life-Giving). Through this, the recontextualization of Jeju shamanism highlighted its social function, enhancing its public legitimacy and role.
However, during this process, the concept of "Sangsaeng" (mutual coexistence) came to overshadow "Haewon" (resolution of resentment). This shift blurred the lines between perpetrators and victims, fostering a climate that often demanded indiscriminate forgiveness and reconciliation, regardless of historical accountability.
Furthermore, the overemphasis on public values such as forgiveness, reconciliation, coexistence, and peace led to the weakening of specificity in the narratives. As a result, concrete facts and historical truths about 4ㆍ3 Uprising were gradually excluded from public discourse. This stands in contrast to the 4ㆍ3Naeryŏkgut in the private sphere, which continues to maintain narrative specificity grounded in the lived experiences of individuals.
This study examines both the positive impact of the 4ㆍ3Wiryeonggut on the truth-seeking movement and the loss of historical specificity after the institutionalization of the ritual. By exploring the juxtaposition of the slogan, “Haewon” and “Sangsaeng”, the paper critically analyzes the shifting meanings and implications of public memorial pract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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