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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ccess식민주의에 대한 시초적 탐사-차승기, 『식민지/제국의 그라운드 제로, 흥남』, 푸른역사, 2022 = Primitive Exploration of Colonialism : Cha Seung-ki, “Ground Zero of Colony/Empire, Heungnam”, Prunyeok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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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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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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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707(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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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rticle is a review of Cha Seung-ki’s “Ground Zero of Colony/Empire: Heungnam.” The book portrays Heungnam, a heavy industrial city built by the Japanese zaibatsu Noguchi, as a typical place where colonial accumulation takes place, and names it ‘Ground Zero.’ It also refers to the area of latent potential suppressed and concealed under colonial rule as ‘Underground.’ Putting the beginning of colonial history in Heungnam and the repetition of the relationship into view at the same time, colonialism gains a three-dimensional sense of reality. This is how the author presents ‘colonial modernity’ without resorting to theories of colonial plunder or colonial modernization. In this context, the book approaches the colony/empire system not as a problem of domination, but as a problem of goverment. The colony/empire system, analyzed through the lens of governance, possesses complex social characteristics where coercion and persuasion, surrender and resistance, violence and non-violence intersect. This demonstrates that colonial governmentality is based not on the liberal method of ‘making live and letting die’ but on the colonial method of ‘making die and letting die.’ The discovery that life in Chosun, where colonial accumulation takes place, is tantamount to death and that the power to make live is no different from the power to make die, constitutes a significant conclusion drawn by this book.
On the other hand, the author pays attention to the fact that various wastes and garbage are produced in the process of utilizing nature to increase productivity. While the process of accumulation proceeds privately, its outcome is communal and social. Nature, workers, and local residents’ bodies become sick due to the chemicals produced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Negri and Hardt’s reflections on the ‘Common’ are central to critiquing these contradictions brought about by colonial accumulation. Accordingly, this book concentrates on the problem of how the objective basis of production, the ‘Common,’ was exploited in the colonial/empire system, and also pays attention to the issue of the subjective basis of how the bodies of the post-colonial practiced to escape from or reclaim the ‘Common.’ The concept of ‘Underground’ is of interest in relation to the latter aspect. However, despite the deep socialist connections of the movements and individuals cited as examples in the book, such characterizations are not emphasized. For the author who significantly references Negri and Hardt, socialist antagonistic struggle is not only unimportant but also a method to avoid. However, the figures and literary works the author uses as examples rather show the impossibility of an ‘Underground’ absent of socialism.
본고는 차승기의 식민지/제국의 그라운드 제로, 흥남에 대한 서평이다. 이 책은 일본의 재벌 노구치에 의해서 건설된 중공업 도시인 흥남을 식민주의적 축적이 일어나는 장소의 범례로 바라보며 ‘그라운드 제로’로 명명한다. 또한 식민 통치 속에서 억압·은폐된 잠재성의 영역을 ‘언더그라운드’라고 지칭한다. 흥남에서 일어난 식민주의적 역사의 시작과 그 관계의 반복을 동시에 시야에 넣는 과정에서, 식민주의는 입체적 실감을 부여받는다. 이는 저자가 수탈론이나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귀착되지 않으면서 ‘식민지 모더니티’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은 지배가 아닌 통치의 문제로 식민지/제국 체제에 접근한다. 통치성이라는 분석틀을 통과한 식민지/제국 체제는 강압과 설득, 투항과 저항, 폭력과 비폭력 등이 교차하는 복잡한 사회적 특성을 갖는다. 이를 통해 식민주의 통치성이 ‘살게 만들고 죽게 내버려 두는’ 자유주의적 방식에서 나아가 ‘죽게 만들고 죽게 내버려 두는’ 식민주의적 방식에 입각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식민주의적 축적이 이루어지는 조선에서 삶은 곧 죽음이라는 점, 그리하여 살게 만드는 권력이 곧 죽게 만드는 권력과 다르지 않다는 발견, 이것이 바로 이 책의 분석이 다다른 중요한 도달점이다.
한편 저자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연이 활용되는 과정에서 각종 폐기물이나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축적의 과정은 사적으로 진행되지만, 그 결과는 공통적이며 사회적이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화학물질로 인해 자연과 노동자, 그리고 지역민들의 신체는 병든다. 식민주의적 축적이 가져오는 이러한 모순을 지적하는 기반에는 네그리와 하트의 ‘공통적인 것’에 대한 성찰과 공명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책은 생산의 객관적 토대로서의 공통적인 것이 식민지/제국 체제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가의 문제에 집중하는 한편으로,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혹은 공통적인 것을 회복하기 위해 피식민의 신체들이 어떻게 실천을 행했는가 하는 주체적 토대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인다. ‘언더그라운드’는 후자의 측면과 관련해서 주목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책에서 예로 드는 인물이나 운동들은 대부분 사회주의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성격은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네그리와 하트를 중요하게 참조하는 저자에게 사회주의의 적대적 투쟁은 중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피해야 할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에서 예로 드는 인물과 문학 작품들은 오히려 사회주의가 부재한 ‘언더그라운드’가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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