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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길과 직인(職人)의 길 사이에서 - 『別乾坤』지 ‘新流行小曲大懸賞募集’을 중심으로 = A Cultural practice of the modern Korean poets - On the writing of popular song lyr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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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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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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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265(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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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930년대 『별건곤』지를 비롯한 당시 저널리즘은 ‘유행소곡’ 혹은 ‘유행가’ 현상공모를 통해 선발된 작품들을 음반회사에 의뢰하여 유행가음반으로 발매했다. 이러한 현상공모들은 당시 이른바 ‘비속한 유행가요’의 개량이야말로 시인의 의무라고 여기고 있었던 문학계의 사명감, 문학인들로 하여금 유행가요 가사를 개량하도록 요구했던 저널리즘의 기대, 그리고 전문작사자가 없었던 상황에서 시인 작사자의 등장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었던 음반업계의 요구가 절묘하게 상응하여 이루어진 일이었다. 이 현상공모는 엄밀히 말해 1930년대 조선에서 ‘시’를 둘러싼 관념이 바야흐로 소수의 엘리트 독자만이 묵독하는 시각 매체의 예술이 아니라, 대중이 가창하는 청각 매체 예술로서 바뀌어 가고 있었던 사정을 시사한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모집은 작품의 제제․수사를 비롯하여 형식이나 규모까지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다. 이것은 가곡형식이나 유성기음반이라는 매체의 기술적 한계를 염두에 둔 조건이었고, 당시 현상공모에 응했던 시인들은 아무런 거부감 없이 이 조건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것은 일찍이 다이쇼기 일본 시인들이 ‘쇼쿄쿠’ 혹은 ‘고우타’를 왕성하게 창작하여 음반에 취입하고 있었던 사정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들의 ‘쇼쿄쿠’, ‘고우타’의 창작과 음반취입은 당시 조선의 시인들에게 근대의 시인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문화적 실천으로 여겨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하면 전문작사자 현상공모는 1930년대 조선에서 시인 작사자의 등장은 일본을 경유하여 조선에 정착했던 다국적 음반산업이 조선의 문화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었던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기도 하다. 그러한 환경에서 조선의 시인들은 각 음반회사의 전속작사자로서 활동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1930년대 조선에서 ‘시’의 존재 양상, ‘시인’으로서의 삶을 여실하게 드러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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