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학 : 소설 『벨아미』속에 나타난 공간 점유방식 = Une ethologie de l`espace dans Bel-Ami: transformation d`un lieu-noyau en lieu de fiction

국문 초록 (Abstract)

소설의 인물들은 그들의 삶의 일차적 공간인 ‘귀속공간’(espace d′appartenance)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조건’(condition d′etre)을 결정지으며 ‘행위공간’(espace-faire)속에서 대부분의 소설적 삶을 영위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본 논문의 연구 목적은 모파상의 서설 작품 『벨아미』의 인물들이 그들의 ‘귀속공간’을 어떠한 방식으로 점유하고 있는가를 분석·기술하는데 있다. 여기서 우리는 모파상의 인물들이 그들의 ‘귀속공간’을 중심이 되는 하나의 ‘핵 공간’(lieu-noyau)을 바탕으로 전체의 ‘귀속공간’을 점유해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모파상의 인물들 특히 Madeleine와 Duroy의 공간 점유방식이 그들의 ‘핵 공간’을 ‘픽션 공간’(lieu de fiction)으로 만드는 방식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 『벨아미』속에는 ‘핵 공간’을 ‘픽션 공간’(lieu de fiction)으로 만드는 방식에 있어 2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픽션 공간’ 만들기의 첫 번째 유형은 ‘핵 공간’을 허구적 ‘글쓰기의 공간’(lieu d′ecriture)으로 만들기이다. 『벨아미』의 중심인물인 Madcleine는 ‘핵 공간’인 ‘서재’(cabinet de travail)를 ‘픽션 공간’으로 삼는다. 그리고 그 ‘픽션 공간’은 바로 허구를 창조해 내는 ‘글쓰기의 공간’이다. 심지어 이 인물이 ‘핵 공간’인 서재 ‘안’에 위치하고 있는 사실마저도 ‘픽션 공간’만들기를 뒷받침 해준다. Madelcine는 이 ‘핵 공간’ 안에서 픽션을 구상하는 인물이 된다. 이 ‘핵 공간’ 속에서 Madeleine는 가보지도 않은 곳의 배경과 지형 그리고 인물들을 ‘허구적’으로 꾸며내며 ‘핵 공간’인 서재를 허구적 ‘글쓰기의 공간’(lieu d′ecriture)으로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핵 공간’을 문자 그대로 ‘픽션 공간’인 ‘환등기’(lanterne magique)로 만들기이다. 『벨아미』의 또 하나의 중심인물인 Duroy는 장차 애인이 될 여인을 초대하면서 가난과 세월의 때가 묻어난 자신의 독신자용 스튜디오를 장식하게 된다. 이 장식의 방식에 있어서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은 Duroy가 ‘창문’(fenetre)의 유리 위에 이미지들을 붙여가며 자신의 스튜디오를 일종의 ‘환등기’로 탈바꿈시킨다는 사실이다. 이 경우 창문은 이미지들의 놓여진 ‘유리’(verres)의 총체일 뿐만 아니라 이미지들이 투사되는 ‘스크린’(ecran)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처럼 Duroy의 독신자용 스튜디오는 픽션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환등기’로 바뀌는 것이다. 차후 애인과의 ‘이국적인’ 애정행각의 ‘이야기’(recit)가 이 ‘환등기’ 속에 투영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벨아미』의 인물들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의 특징은 ‘핵 공간’을 ‘픽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토대로 그들의 ‘귀속 공간’을 점유해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