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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법철학』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의 정당화 문제 = The Problem of Justification of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 in Hegel's Philosophy of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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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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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185(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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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은 『법철학』 270절 중 ‘퀘이커교’와 ‘재세례파’에 관한 언급에서, 일부 교인들이 ‘평화주의’에 입각해 전쟁과 군복무를 거부한 정황을 알고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고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것을 ‘국가와 종교의 관계’에서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는 개인의 양심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헤겔이 『법철학』에서 ‘양심’을 집중적으로 다룬 곳은 ‘선과 양심’이라는 ‘도덕’의 마지막 부분이다. ‘도덕’에서 논의되는 양심은 ‘형식적 양심’이며, ‘인륜’에서야 비로소 ‘인륜의 심정’으로서 ‘진실한 양심’이 등장한다. ‘형식적 양심’이 ‘주체의 자기 내면의 확신’인 반면, ‘진실한 양심’은 ‘즉자대자적으로 선한 것을 바라는 심정’이다. 우리는 양심의 이 구분을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어떤 개인이 양심의 자유를 기본권으로서 공개적으로 주장하면, 이렇게 주장하는 행위를 통해 그 개인의 주관적 확신은 외부로 표출되며 더 이상 그만의 사념으로 머물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문제가 되는 것도, 이처럼 거부하는 행위가 공적으로 표출될 때부터다. 헤겔에 의하면 ‘양심의 표출’은 양심이 도덕의 ‘형식적 양심’으로부터 인륜의 ‘진실한 양심’으로 진전[도야]되는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대체복무제처럼 ‘제도의 변화에 대한 개인의 요구 표출’이 확대된다는 것은 ‘개인의 양심에 기초한 도덕적 성찰’과 ‘인륜인 국가 제도’가 불일치하는 상황을 보여주며,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제도 변화는 개인의 양심 문제와 무관할 수 없고 개인의 요구 표출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국가 제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헤겔이 인륜을 ‘생동하는 선’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이 선이 한낱 주관적 확신이 아니라 ‘자기의식의 행위를 통해 자신의 현실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성적인 개인의 정당한 요구 표출에 맞는 제도와 법을 마련함으로써 국가는 개인의 자유도 확장해 줄 뿐만 아니라 국가의 인륜다움을 더 굳건하게 다질 수 있다는 것이 헤겔의 입장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대체복무제 마련과 같은 제도 변화가 아무런 노력 없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헤겔은 ‘엄청난 도약’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이성 도야’를 통해 합리적인 요구를 국가가 수용할수록 ‘국가다운 국가’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병역을 거부하는 종교인들도 대체복무를 완수하도록 국가가 배려하고 그들을 국가 구성원으로 포용하여, 그들이 국가 내에서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헤겔도 반대하지 않았다는 해석은 정당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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