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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시에 나타난 ‘추상’의 의미 = The Meaning of ‘Abstraction’ in Kim Jong-sam's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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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에 있어서 ‘추상’의 문제는 표현의 기원에 상응된다. 엄격한 의미에서 객관적 시각과 사실적 재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회화의 표현은 추상성을 수반한다. 김종삼의 추상 기획은 내면의 표상화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김종삼이 시에서 추구한 추상의 본질은 ‘내용 없는 아름다움’이다. 김종삼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상이 지워진 추상의 모호함을 통해 후경으로서의 내용을 지운다. 이는 현실적 대상의 반영이라는 타율적 요소를 지워나감으로써 추상성이 지닌 자율적 의지를 향하는 것이다. 외부적 모방의 단계에서 벗어나려는 시인의 열망은 한국과 서구와의 접점에서 새로운 추상의 언어를 재구축한다.
전후의 한국 추상은 앵포르멜이 유입된 뜨거운 추상의 시기로, 격렬한 정서와 풍부한 내면성의 양상을 보인다. 실험적 언어에 대한 시인의 열망은 비정형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한 조형언어와 만나 자신의 새로운 추상성을 기획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김종삼이 시 「앙포르멜」을 발표했던 시점인 1966년은 한국의 화가들이 맹목적인 서구화단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자각과 더불어, 격정적인 추상에 대해 절제된 태도로서 미술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진행되던 시기이다. 당시 앵포르멜은 내적인 표현욕구와 외적인 계기가 일치하면서 수용의 환경을 조성하였고, 6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단순한 양식적 유사성이 아니라 서구와 한국의 접점 사이에서 추상이 자주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한다. 한국화단의 작가들에게 서구 앵포르멜의 수용과 경험은 자신의 독자적인 양식을 찾기 위한 변형과 확장의 과정이었듯이, 김종삼의 앵포르멜에 대한 관심과 경험은 새로운 언어로 자신이 지향하는 추상성을 찾으려 했던 시적 도정임을 보여준다. 내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추상의 추구는 충동적 정서의 발현이라는 작업태도가 아닌, 신중하게 동양적 요소를 발견하려는 노력과 함께 진행된다.
김종삼이 새로운 언어로 기획한 추상의 세계는 가시적인 존재의 심연에서 떠오르는 비가시적 층위의 세계이다. 김종삼은 시에서 여백의 운용을 통해 비가시적 층위의 깊이와 심오함을 담는다. 여백은 의미를 품고 있는 바탕으로서 ‘의미의 백서(白書)’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동적 차원의 공백이 아니라 더 많은 세계를 암시하는 능동적 공간이 된다. 형상 대신 여백을 운용하는 것은 존재와 마주치는 매순간 점멸하는 ‘나’의 의미를 형상으로 고정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의미의 모든 가능성을 수용하는 동시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향한 여백의 운용은 존재의 잔상을 비워야 한다는 시인의 자각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공백의 영역은 세계를 향한 김종삼의 관조적 태도의 메타포이다. 시인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가 아닌, 평정의 상태에서 시작(詩作)에 임한다. 이는 대상과 구분되는 주관을 제거한 상태에서 거리를 두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자세이다. 김종삼에게 시작은 외부로 향했던 자신을 이완의 시간 속에서 재정비해 가는 일이었다.
여백의 장치와 시작에 임하는 관조적 태도는 김종삼 시에 나타난 ‘추상’이 서양미술사의 고유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자주적 발현으로서의 추상시도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는 외관을 귀납적 동일성으로 환원하는 것에서 추상을 창도했던, 주관과 객관의 이분법적 구분을 전제하고 있는 서구의 추상과 변별된다. 관조적 시선의 주체가 만든 빈 공간은 의미를 품고 있는 세계인 동시에 의미의 구속으로부터 자율성을 지닌다. 이로써 하나의 시는 외부세계를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실재로서 ‘시적(詩的) 사실’이 된다.
In painting, the problem of ‘abstraction’ corresponds to the origin of expression. In a strict sense, there are no objective views and realistic representations, so the expression of paintings entails abstraction. Kim Jong-Sam's abstract project goes beyond the representation of his inner world to a new field of possibility. The essence of abstraction that Kim Jong-sam puesued in his poetry is ‘beauty without content’. Kim Jong-sam erases the content as a background through the obscurity of abstraction that does not come up with a specific and realistic object. This is toward the autonomous will of abstraction by erasing the valid element of reflection of real objects. The poet's desire to escape from the stage of external imitation rebuilds a new abstract language at the interface between Korea and the West.
The post-war Korean abstraction was a period of hot abstraction in which Informel was introduced, showing intense emotion and rich innerness. The poet's desire for experimental language moves on to plan his new abstraction by meeting with a formative language, which seeks to find new meaning in atypical form. In 1966, the time when Kim Jong-sam published his poem “Enformel” was a time when Korean painters were conscious of escaping from the blind influence of the Western painting group and tried to pursue the essence of art with a modest attitude toward passionate abstraction. At that time, Informel created an environment of acceptance as the internal desire for expression and the external moment coincide, and as the mid-60s passed, abstraction began to emerge independently between the interface between the West and Korea, rather than a simple stylistic similarity. Just as the acceptance and experience of Western Informel was a process of transformation and expansion to find one's own style, Kim Jong-sam's interest and experience in Informel show that he was a poetic journey to find the abstraction he had pursued in a new language. The pursuit of abstraction to be free from the content proceeds with an effort to carefully discover oriental elements, not the work attitude of expressing impulsive emotions.
The abstract world, designed by Kim Jong-sam in a new language, is a world of invisible layers that emerges from the abyss of visible existence. Kim Jong-sam captures the profundity and depth of the invisible layer through the use of blank spaces in poetry. This is because the blank space is a ‘white paper of meaning’ as the basis for bearing meaning. This is not a passive space, but an active space that suggests more worlds. The use of blank spaces instead of shapes is because the meaning of ‘I’, which blinks at every moment of encounter with existence, cannot be fixed in shape. The use of a blank space for freedom that is not bound while accepting all the possibilities of meaning start with the poet's awareness that the afterimage of existence must be emptied. This space of space is a metaphor of Kim Jong-sam's contemplative attitude toward the world. The poet is not in a whirlpool of emotions, but works in a state of calm. This is a posture to look at the object as it is with a distance from the object, with the subject being removed. For Kim Jong-sam, the work of writing was to rearrange oneself, who was headed to the outside, in a time of relaxation.
The device of blank space and the contemplative attitude toward writing poems show that the ‘abstraction’ in Kim Jong-sam's poem is not an inherent concept of Western art history, but an abstract attempt as an independent manifestation. This attempt is differentiated from Western abstraction that presupposes a dichotomy between subjectivity and object, which created abstraction in reducing the shape to inductive identity. The empty space created by the subject of a contemplative gaze is a world that has meaning and at the same time has autonomy from the constraints of meaning. In this way, a poem does not displace the outside world, but itself becomes a ‘poetic fact’ as an independent reality.
분석정보
연월일 | 이력구분 | 이력상세 | 등재구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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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 평가예정 | 재인증평가 신청대상 (재인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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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1 | 평가 | 등재학술지 유지 (계속평가) | KCI등재 |
2016-01-04 | 학술지명변경 | 외국어명 : 미등록 -> The Studies in Korean Literature | KCI등재 |
2016-01-01 | 평가 | 등재학술지 유지 (계속평가) | KCI등재 |
2012-01-01 | 평가 | 등재학술지 유지 (등재유지) | KCI등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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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1 | 평가 | 등재후보학술지 선정 (신규평가) | KCI후보 |
기준연도 | WOS-KCI 통합IF(2년) | KCIF(2년) | KCIF(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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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6 | 0.6 | 0.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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