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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의 기원과 실체에 관한 쟁점 = Issues on the origin and entity of Ma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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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재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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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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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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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6(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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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 제기된 삼한(마한) 정통론의 영향으로 마한은 삼한의 중심 세력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정통론의 중심에는 기자조선의 마지막 왕으로 마한으로 내려와 ‘韓王’이라 칭한 準王과 준왕 이후 자립한 辰王이 있다. 진왕의 명칭은 삼한에 선행한 ‘辰國’에서 기원한 것인데, 진국 기록은 『한서』 조선전에서 처음 보이며 이는 『사기』 이후에 새롭게 수집된 정보에 의한 것이다.
선행 연구에선 준왕이 ‘韓地’로 내려와 ‘韓王’이 되었다고 한 『삼국지』의 기록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준왕은 『사기』나 『한서』에 보이지 않으며, 箕子의 40여 세 손으로 『삼국지』에서 처음 기록된 점에서 사료상 의문이 있다. 준왕은 낙랑지역 韓氏나 王氏 등기자를 자신들의 선조로 인식한 호족들이 만든 系譜에 의해 부회된 존재이며, 준왕남래설은기자동래설의 연장선에 있는 중화주의적 정통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마한의 기원이나 성립을 준왕의 남래와 연결해 보기는 어렵다.
현재 학계에는 마한을 진왕 중심의 소국연맹체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삼국지』의진왕은 목지국에 치소를 둔 辰지역의 왕이며, 마한 전체의 총왕이었다고 볼 수 있는 사료적근거는 없다. 연맹체론에서는 진ㆍ변한의 ‘진왕’을 목지국의 진왕과 동일한 존재로 파악하지만, 『위략』에서 ‘辰韓人’들이 세운 ‘主’라고 한 것이나 『진서』나 『양서』에서 ‘辰韓’이나 ‘辰韓王’ 으로 기록한 것은, 진ㆍ변한의 진왕이 목지국의 진왕과 무관한 별개의 존재임을 시사한다.
연맹체론에서는 진왕을 삼한 내지 마한의 맹주로 간주하지만, 진왕의 실체는 목지국을 중심으로 한 진지역의 세력으로 국한해 보아야 한다.
『위략』과 『삼국지』에 보이는 ‘馬韓人’과 ‘辰韓人’의 표현은 삼한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두 사서에서 진한인은 ‘流移之人’으로 보이며, 마한인은 진한인이 이주하기 전부터 토착해 살고 있었던 원주민으로 구분되었다. 위만조선 멸망 이후 고조선 유민들의 유입이 동남부 지역으로 많이 이루어진 데 반해 중서부 지역에서는 토착 원주민들이중심이 되어 각지에서 지역공동체(국)를 형성하였다. 두 사서에서는 이러한 지역별 주민 계통을 크게 구분해 진한과 마한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후 270~280년대 『진서』 단계에서는‘馬韓主’와 ‘辰韓王’이 晋과의 교섭을 주도하며, 마한과 진한이 대외적 구심체를 가진 정치적인 조직체로 나타난다. 이때의 마한과 진한은 초기국가 단계의 백제와 신라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문헌에 나타난 마한의 실체는 시기에 따라 구분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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