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지친 것들을 구원해 줄 수 있는 자연(自然) : 기형도 시 세계 = 可以拯救世人 脫倦怠的自然
저자
진영미 (중국 북경 중앙민족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03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KDC
710.5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발행기관 URL
수록면
271-287(17쪽)
제공처
우리 인간들은 자연의 운행 질서를 거역하는 것이야말로 자신들의 위대성을 실현하는 것인 양 착각하며 살아왔다. 기형도 역시 그의 <시작메모>에서 ‘한동안 무책임한 자연의 비유를 경계하느라 거리에서 시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여기서 ‘만들었다’는 것은 인간의 힘이 작용한 위(爲)요 작(作)을 말한다. 무위(無爲)와 무작위(無作爲)인 자연의 상대개념이다. 기형도가 애써 거리에서 시를 만든 것은 참담한 삶에 비해 담담하기만 한 자연이 너무나 무책임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자연에 반기라도 들고 싶은 심정으로 애써 ‘거리에서 시를 만들었’고, 비록 그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지만 그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 앞에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그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입 속의 검은 잎>) 여름과 대지(大地)라는 대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과 그들의 작품이 전혀 맥못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고통을 사랑하였던 그였건만 결국 온갖 출렁거림 속에서도 도도히 흘러가는 물줄기와 같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도 절로 그렇게 되는’[莫之然而然] 자연의 도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자연의 이법적 질서 안에서 보면 빛과 어둠, 그리고 그 언저리에 놓여 있는 모든 것들은 자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곧 생명력이다. 이 생명력은 희망이든, 절망이든, 아니면 희망과 절망이 뒤섞인 상태이든, 그 어떠한 것에도 깃들여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빛과 어둠,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의 관계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응집을 위한 구심력과 해체를 위한 원심력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와 같은 긴장관계일지라도 그것들은 공존할 수밖에 없다. 서로의 관계는 절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없는, 그리하여 대립 충돌 속에서도 상보할 수밖에 없는 자연의 운행 질서이기 때문이다. 기형도가 인간의 잣대가 아닌 자연의 잣대로 인간의 삶을 진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은, 아무리 대낮의 빛을 차단하고 어둠을 마음대로 지배함으로써 꽝꽝 빛나는 불빛으로 인해 스스로 황홀해하거나 곤두박질칠지라도 기본적으로 인간 역시 나뭇잎과 같은 존재이기에 끝내는 공중에 날리던 눈이 땅속에 스며들 듯 자연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그 동안 숱하게 저질러온 인간의 과오들이 자연의 품안에서는 어느 정도 화해의 가능성이 있음을 암유(暗喩)한 것이기도 하다.
기형도 시가 빛과 어둠의 부조화로 인한 비정상적이고 뒤틀린 세상을 조형해낸 것으로 그쳤다면, 그의 시는 암울하기만 했을 뿐 독자들에게 그다지 큰 감동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빛과 어둠의 세계를 예리하게 그리고 냉엄하게 진단함으로써 그것들의 내밀한 의미를 찾는 동시에 인간의 작위(作爲)로 인해 초래된 온전치 못한 세상을 치유하고자 하였다.
기형도는 인간을 자연물과 동일시함으로써 빛과 어둠, 절망과 희망, 삶과 죽음의 문제를 인간 중심적 차원이 아닌 우주론적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기형도가 가장 위대한 잠언이 자연 속에 있다고 하였듯, 기형도 시의 생명력과 위대성 역시 자연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人類一直把對自然秩序的違逆當作偉大的自我實現而生活至今. 奇亨度亦在其 小序 中說道:“爲了警척一段時間以來對自然不負責任的比喩, 我在路上作了這首詩.”這里‘作詩’的行爲是一種利用人類力量的‘作’和‘爲’. 而‘無爲’和‘無作爲’則是自然的相對槪念.
在大自然的二元對立秩序中, 光明和黑暗, 以及置于他們周圍的一切物體本身都在不斷的變化. 變化就是生命力. 不管這生命力是希望, 是絶望,還是希望和絶望錯綜的狀態, 他們都必然蘊涵于萬事萬物之中. 雖然光明和黑暗, 生和死之間一寸也不能互相讓步, 雖然這種指向凝聚的向心力和指向解體的離心力之間維持着如拔河一樣 緊的狀態, 但他們却又不得不共存一處. 因爲自然的秩序就是這樣, 兩者不肯向任何一方傾斜,同時却又在相互?突中互補. 奇亨度不以人類的判斷標準, 而以自然的判斷標準來診斷人生的原因正在于此.
不管人類是如何的遮斷白天的陽光, 如何隨心的支配黑暗, 如何因耀眼的火光獨自恍惚或眩暉, 他們從根本上說都只是如樹葉般的存在而已,最終都只能像飛向空中的雪花重新潛入大地一樣又回到自然. 這也是一種暗喩, 暗示着人類在其間所犯的錯誤終究有可能在大自然的懷抱中得
到某種程度的和解.
如果奇亨度的詩僅僅停留在對由于光明和黑暗的不和解而引起的非正常的뉴曲的世界的描寫的話, 他的詩便只會充滿陰暗, 而不會給讀者帶來深深地感動, 然而他對光明和黑暗進行了敏銳, 冷靜地分析, 再?到他們表現出來的意義的同時, 幷試圖治愈由于人的所作所爲而導致的不健全的世界.
奇亨度認爲人和自然萬物同時存在, 所以把光明和黑暗, 希望和絶望,生和死的問題題升到了宇宙觀論的層面, 而不是停留在人本主義的層次.奇亨度曾說最偉大的箴言就在自然之中, 而奇亨度詩作的生命力和偉大性亦蘊含在自然之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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