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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계몽기 개신 유학자들의 성 담론과 그 의의 : 개가‘론’∕열녀‘담’을 중심으로 = The Debate on Women’s Remarriage(‘Gaega’ vs. ‘Yeol’): Discourses of Sexuality Formed by Modern Intellectuals Educated Abroad in the Enlighte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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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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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436(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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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계몽기의 ‘개가론’은 조혼, 축첩제 폐지 등 여타의 성 담론보다 급진적인 근대 기획이었다. 그런데 다른 성 담론의 경우 그 반대 입장의 논의들이 거의 설 자리가 없었던 것에 비해, 개가론의 대항 담론인 ‘열 담론’은 매우 활발하게 논의되면서 개가론과 공존하였다. 따라서 본 논문은 ‘개가론’과 ‘열녀담’을 중심으로, 개신 유학자들의 의식과 이러한 담론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했다.
유생층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근대계몽기 신문인 『황성신문』에는 과부 여성의 삶에 동정을 표하고 완고한 열 윤리를 비판하는 개가 찬성 논설이 네 번, 강경하게 개가를 반대하는 논설이 한 번 실렸다. 이러한 『황성신문』의 논설의 비균질성은 비단 이 신문의 편집자들에 국한된 한계는 아니었다. 근대계몽기의 여타 신문들에서 고르게 발견되는 ‘열녀담’ 기사들은 노골적인 개가 반대 논설보다 더 강력한 반개가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잡보에 3, 4행의 짧은 이야기로 남편을 따라 죽은 열녀를 소개하는 ‘열녀담’은, 신문의 대문 격인 논설란을 통해 길게 서술된 개가론보다 더 큰 무의식적 장악력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열녀 기사들은, 당대 지식인들의 보편적인 윤리 감각에 훨씬 가까웠던 것이 아직은 개가론이 아니라 열녀담이었음을 알게 해준다.
한편 근대계몽기 유교 지식인 중 김택영과 장지연은 1910년을 기점으로 하여 그 전후의 성 담론에 있어서 큰 격차를 보여주었다. 〈절부설〉(1908)에서 수절과 열행의 어려움을 강조했던 김택영은 합방 이후인 1920년 〈귀희보의 정녀론에 대한 논박〉에서는 정혼만 한 여자의 개가를 반대했다. 장지연은 『애국부인전』(1907), 『녀독본』(1908) 등의 저술에서 여성의 공적 활동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합방 직전인 1909년 『경남일보』에 무려 20여 회의 열녀 기사를 연재했고, 1922년의 『일사유사』에서는 남편과 시부모를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여성상을 부각시켰다. 이는 이전 저술에서 여성의 공적 활동을 장려했던 시각에 비해 명백히 퇴보한 기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근대계몽기 유교 지식인들의 성 담론에서 개가론과 열녀담의 상징성은 ‘논설(論)’과 ‘이야기(談)’이라는 형식적 차원에 그 실마리가 있다고 보았다. 여성 욕망을 인정해야 한다는 개가론의 ‘의식적 차원’과 달리, 열녀담의 ‘무의식적 차원’은 여전히 정절을 지키는 여성의 미담을 끊임없이 ‘이야기(談)’의 형태로 소환했던 것이다. 또한 1910년을 전후한 김택영과 장지연의 여성 담론 변화는 국가의 소멸이라는 치욕적인 좌절 속에서 남성 지식인이 ‘근대화된 여성’을 거부하고 ‘전통적 여성 윤리’로 회귀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았다. 이러한 성 담론의 보수 회귀는 근대계몽기 유교 지식인들에게 ‘여성’이라는 주제가 단지 그들의 ‘정치적 진보성’과 ‘근대성의 정도’를 드러내기 위한 표지일 뿐이었음을 증명해준다.
Through the debate of women’s remarriage, in the Age of Enlightenment in Korea, this paper examines the consciousness of the intellectuals educated abroad. There were some other issues brought attention to at the time in terms of the abolition of early marriage or keeping the concubine system, among which nothing more radical and actively were discussed than the argument of ‘Gaega’―agreeing to women’s remarriage. It is worthwhile noticing the fact that, exceptionally, the discourse of ‘Yeol(烈)’ appeared against that of ‘Gaga(改嫁).’
One of the pervasive newspapers then, WhangSung took up the supporting position for the thought of ‘Gaega’ using its editorial section over four times. It published, however, articles in favor of the ‘Yeol’ theory more than ten times as well as one anti-‘Gaega’ editorial column. In that, it is a hypocritical discrepancy that can be found between subconscious orientation and the argument from consciousness of the newspaper publishers Confucian intellectuals, who were still reluctant to accept the practice of women’s remarriage.
Among representative Confucian intellectual contemporaries, Kim Takyoung and Chang Jiyeon were the typical case forming the highly inconsistent opinions on the discourse of Sexuality before and after the year 1910. In his book written in 1908, Writing on Virtuous Woman, Kim Takyoung placed heavy emphasis on women’s difficulty in abstaining from remarriage or any other sexual activities after the first marriage finished. On the contrary, he published another book in 1920, Argument about Writing on Virtuous Woman by Kwihuibo, through which he simply disputed against remarriage of women. Similarly, Chang Jiyeon were positive about the women’s public activities, as seen in his two books, A Series of Biographies of Patriotic Ladies and Readingbook for Women, written in 1907 and 1908 respectively. Nonetheless, he contributed articles acclaiming virtuous women to the newspaper, Kyungnam Ilbo, as many as 20 times, even emphasizingthe model of women ready to unconditionally sacrifice themselves for their family in A Stories of Unknown Confusion Scholars in 1922.
It is suggested that the two opposite ‘Gaega’ and ‘Yeol’ arguments in the discourse of Sexuality can be divided into the two different writing forms, ‘(rational) editorial’ and ‘narrative.’ This means that, consciously, those male intellectuals were well aware of the necessity of recognizing women’s desire in light of ‘Gaega’ but at the subconscious level they only trivialized it by fitting the anecdote of virtuous women consistently into the genre of a ‘narrative’ influenced by ‘Yeol’. Kim Takyoung and Chang Jiyeon changed their standpoints to discourses on women completely differently before and after in 1910, which exemplifies typical male intellectuals who reject ‘modernized women’ and yet are willing to return and preserve the value of ‘traditional women’. The nostalgically conservative practice proves that, to the Confucian intellectuals in the age of Enlightenment, the subject of ‘women’ was used for no more and no less than the superficial and nominal token of indicating ‘the degree of political progression and modernization’as their official ident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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