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말선초 시조의 역사적 진위에 대하여 = The Historical Veracity of Yeomal Seoncho Si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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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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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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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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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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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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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여말선초 시조가 형성되어간 과정을 문헌적 근거를 따라 검토해본 결과물이다. 여말선초 시조는 주로 고려의 충신인 정몽주, 길재, 이색 등과 단종 복위를 꿈꾸던 사육신, 또 단종을 호송했던 왕방연 등이 지은 시조를 일컫는데 이 작품들이 과연 당대에 지은 것이 맞는가를 회의적인 관점에서 살핀 것이다.
사실, 이 작품들은 몇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모두 당대에는 향유의 흔적이 없다는 점, 둘째, 작가들은 17세기 사림들의 節義 논의와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浮上한 인물들이라는 점, 셋째, 역사화 이후 이와 관련된 모티프를 통하여 18세기 가집에 노래와 작가가 결부되어 등장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용재유고』, 『노릉지』, 『장릉지』, 『연려실기술』 등의 17-19세기의 문헌들, 『청구영언』, 『가곡원류』 등의 조선 후기 가집들 등에 수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왕방연의 <천만리 머나먼 길>, 성삼문의 <이몸이 죽어가셔>, 길재의 <오백년 도읍지를> 등의 작품이 고려말 및 단종애사와 관련된 야사에 기반하여 생성되거나 부회된 것으로 주장하였다. 즉, 이들의 작품은 조선초에 그들이 지은 것이 아니라 17-18세기를 살던 후대의 누군가에 의해 ‘創作 - 附會’된 결과물로 판단하였다.
이 작품들의 산출 시대가 조정된다고 해도 이 작품들의 작품성에 큰 손상이 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17-18세기를 흐르던 ‘節義’라는 시대 정신이 문학적으로 승화된 지점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문학사를 더 풍부하게 볼 여지도 생긴 것이라 하겠다. 또 그간 이 작품들이 시조 여말 발생의 근거로 강하게 활용되어 왔으나 본고의 결론으로 볼 때는 그 방면의 근거로는 극히 신중하게 활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았다.
The current study examines the process of the formation of the Yeomal Seoncho sijo through a comprehensive review based on literary evidence. The Yeomal Seoncho sijo refers to poetic works composed by figures such as Jeong Mong-ju, Gil Jae, and Yi Saek, who were loyal subjects of the Goryeo dynasty. Additionally, it encompasses the Saryuksin who aspired to restore King Danjong. This critical analysis seeks to determine whether these works were genuinely created during their contemporaneous periods.
The review reveals several shared characteristics among these works. Firstly, all of these pieces lack evidence of being enjoyed or appreciated during their contemporaneous periods. Secondly, the authors are historically linked to the discussions on moral integrity during the 17th century, suggesting that they were figures who emerged within a historical context. Thirdly, motifs connected to these historical figures surfaced in the 18th century through transformative historical narratives, giving rise to songs and authors.
Drawing from the content found in 17th to 19th-century literary works such as Yongjaeyugo, Noreungji, Jangneungji, and Yeollyesilgilsul, as well as post-Chosun dynasty anthologies like Cheongguyeongeon and Gagokwonnyu, it is argued that works like Cheonmanri Meonameon Gil by Wang Bang-yeon, Imomi Jugeogasyeo by Seong Sam-mun, and Obaeknyeon Doeobjireul by Gil Jae were either created or supplemented based on historical narratives related to the end of Goryeo and the reign of King Danjong. In other words, these works are considered the results of 'creation-extension' by later generations living in the 17th and 18th centuries, rather than products authored by individuals during the early Chosun period.
Even if the dating of these works is adjusted, it does not significantly undermine their artistic value. On the contrary, one can perceive the literary spirit of moral integrity that prevailed in the 17th and 18th centuries as a point of literary crystallization. Hence, the literary history can be regarded as more enriching from this perspective. Additionally, while these works have been strongly utilized as evidence for the emergence of the Yeomal Seoncho sijo thus far, based on the conclusions of this paper, it is suggested that such evidence in that direction should be used extremely cautiou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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