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16국의 고구려 책봉과 그 의미 = The Sixteen States(五胡十六國)’ Appointment to Goguryeo and its meaning

국문 초록 (Abstract)

이 글에서는 4세기 책봉의 변화 속에서 고구려의 책봉이 가지는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서, 고구려가 받은 책봉 자체를 분석하는 것은 물론 책봉의 주체로서 5호16국의 입장에서 고구려를 책봉한 배경을 찾기 위해서 그들의 책봉 전체를 분석하고, 고구려에 대한 책봉 배경과 고구려의 대응을 검토하였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구려는 355년 전연에서 1회, 396년 후연에서 1회 책봉되었다. 책봉호의 구성 면에서 전연의 책봉은 장군호·도독제군사호·지방관·봉작·왕호, 후연의 책봉은 사료상 지방관·봉작으로 구성되었고 장군호가 사료에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책봉 사유와 관련하여 전연은 고구려의 직접적인 요청이 없었지만 여러 요건을 두루 갖춘 반면, 후연은 요청도 없고 요건도 불충분한 일방적인 것이었다.
5호16국의 책봉은 군주의 사망과 계승에 따른 것보다는 주변제국의 조공과 복속에 따르거나 사유가 미상인 일방적 책봉이 많았다. 장군호의 위계와 관련해서는 대상 정치체의 국력이나 양국관계보다는 당시의 특수한 사정에 따라 최고위 또는 상위의 장군호를 수여하는 경향이 있었고, 특수한 사정이 없는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장군호가 수여되었다. 책봉호의 구성과 관련해서는 장군호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지방관·봉작이며 중앙관·도독·왕호·지절 등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특히 도독제군사호는 지절호보다는 지방관과 함께 수여되는 경향이 강하였다. 고구려에 대한 전연·후연의 책봉은 책봉 사유, 장군호의 위계, 책봉호의 구성 등의 측면으로 볼 때 모두 5호16국의 책봉에서 보이는 경향성과 일치하고 있었다.
전연의 책봉은 전후 맥락상 강성한 국력을 배경으로 하는 실질적인 군신관계의 표명에 가까운 것이었던 반면, 후연의 책봉은 화평을 추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군신관계의 표명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이러한 변화의 주된 원인은 역시 북위와의 전쟁에서 대패한 후연의 약체화와 고구려의 급격한 성장이었다. 고구려와 외교관계가 있었던 후조나 전진의 경우 특수한 사정에 따라 책봉을 하는 경향이 강하여서 특수한 사정이 없었던 고구려에게는 책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전연·후연의 책봉 배경과 고구려의 대응을 검토해 보면, 책봉 주체의 의도를 중심으로 책봉이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그 의도가 관철되기 위해서는 당시의 역관계 등 실제 상황과 책봉 대상의 대응이 뒷받침되어야 하였다. 전연의 책봉은 그 의도를 일정하게 관철시킨 반면, 후연의 책봉은 그 의도가 관철되지 못하였는데, 이러한 변화에는 소수림왕대 이후로 급성장한 고구려의 국력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In this article, in order to analyze the meaning of Goguryeo's appointment by Former Yan(前燕) and Later Yan(後燕) in the change of appointment during 4th century, in addition to analyzing the appointment to Goguryeo, entire examples of the Sixteen States(五胡十六國)'s appointment, and reviewed the background of the appointment and Goguryeo's response. In summary, it is as follows.
Goguryeo was appointed once by Former Yan in 355 and once by Later Yan in 396. Regarding the reason for the appointment, Later Yan was one-sided, with no request and insufficient requisites, while Former Yan did not have a direct request from Goguryeo but met several requisites.
Sixteen States unilaterally appointed in terms of the tribute and subjugation of the surrounding countries or with unknown reasons rather than following the death and succession of the monarch. Regarding the composition of the appointment title, general title was the most common, followed by local officials and the feudal title, and the proportion of central officials, Dudu(都督), king title, and Chijie(持節) was relatively low. In particular, the Dudu-zhujunshi(都督諸軍事) title tended to be appointed with local officials rather than Chijie title. The appointment of Goguryeo by Former Yan and Later Yan were all consistent with the tendency seen in the appointment of Sixteen States.
While Former Yan's appointment was close to the actual expression of infeudation based on strong national power in the context, Later Yan's appointment was made as a means to promote peace, so it was difficult to say that it was an expression of infeudation. In the case of Later Zhao(後趙) and Former Qin(前秦), who had diplomatic relations with Goguryeo, they didn’t appoint Goguryeo because they had a strong tendency to appoint them according to special circumstances and no special circumstances to appoint Goguryeo.
When examining the background of Former Yan and Later Yan's appointment and Goguryeo's response, Former Yan's appointment consistently carried out its intention, while Later Yan's appointment did not carry out its intention, and Goguryeo's national power, which has grown rapidly since King Sosurim's reign, greatly influenced this change.

참고문헌 (Reference)

• 1 여호규, "한국 고대국가와 중국왕조의 조공 책봉관계" 고구려연구재단 2005
• 2 정동준, "북위와 고구려의 사례를 통해 본 책봉의 의미" (202) : 2023
• 3 임기환, "고구려의 요동 진출과 영역" 45 : 2013
• 4 이성제, "고구려 중기의 정치와 사회" 동북아역사재단 2020
• 5 孔錫龜, "강좌 한국고대사4" 가락국사적개발연구원 2003
• 6 孔錫龜, "高句麗領域擴張史硏究" 서경문화사 1998
• 7 篠原啓方, "高句麗的國際秩序認識의 成立과 展開" 高麗大學校 2005
• 8 김지희, "高句麗故國原王의 平壤移居와 南進" (62) : 2016
• 9 金英珠, "高句麗故國原王代의 對前燕關係" 4 : 1997
• 10 신정훈, "高句麗廣開土王代의 稗麗征討와 後燕과의 冊封이 가진의미" (37) : 2013
• 11 武田幸男, "高句麗史と東アジア" 岩波書店 1989
• 12 全海宗, "韓中朝貢關係槪觀" 1 : 1966
• 13 石井仁, "漢末州牧考" 38 : 1992
• 14 이노우에나오키, "廣開土王의 對外關係와 永樂5年의 對契丹戰" (67) : 2012
• 15 江畑武, "四∼六世紀の朝鮮三國と日本" 5 : 1968
• 16 金翰奎, "古代東亞細亞幕府體制硏究" 一潮閣 1997
• 17 임기환, "南北朝期韓中冊封朝貢關係의 性格" 32 : 2003
• 18 池培善, "北燕에 대하여(1)-高句麗王族後裔高雲과 그 在位時를 중심으로-" (54⬝55⬝56) : 1987
• 19 三崎良章, "五胡十六國-中國史の民族大移動" 東方書店 2002
• 20 堀敏一, "中國と古代東アジア世界-中華的世界と諸民族" 岩波書店 1993
• 21 徐榮洙, "三國과 南北朝交涉의 성격" 11 : 1981
• 22 정동준, "6세기 중 후반 북조의 책봉과 삼국의 대응" (88) : 2024
• 23 정동준, "6세기 동아시아에서의 책봉호의 정치적 의미" (66) : 2018
• 24 정동준, "5세기 동아시아에서의 책봉호의 정치적 의미" 52 : 2017
• 25 여호규, "4세기 동아시아 국제질서와 고구려 대외정책의 변화" (36) : 2000
• 26 여호규, "4세기 동북아 국제정세와 고구려 고국원왕의 생애" (20) : 2004
• 27 이성제, "4世紀末高句麗와 後燕의 關係" (68)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