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독서제도가 교원 파견연수제에 주는 정책적 함의 = The Policy Implications given to Teacher Dispatch Retraining by Sagadokseo System in Choseon Dynasty
저자
발행사항
청원군 :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2013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 교육학과 교육철학 및 교육사전공 2013. 2
발행연도
2013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370.951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충청북도
형태사항
ⅵ, 83 p. : 삽도 ; 26 cm
일반주기명
한국교원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지도교수 : 김경용
심사위원 : 엄기형, 고영준, 김경용
참고문헌 : p.79-80
소장기관
사가독서제는 인재배양을 목적으로 세종대에 시작되어 오랫동안 일관되게 유지된 조선의 독특한 문신 재교육제도이다. 젊고 총명한 문인을 선발하여 본업에서 벗어나 학문적 소양을 배양하여 훗날 국가를 위해 능력을 발휘하게 하였다.
세조대에는 사가독서라는 말 대신 겸예문제가 실시되었지만, 사가독서제를 전승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성종대에는 사가독서자들이 학문에 전념할 수 있게 독서당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주기도 하였다. 이때부터 사가독서라는 말 대신 독서당이나 별칭으로 호당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중종대에는 사가독서의 절목을 만들어 좀 더 체계화하였다. 폭군이라 불린 연산군대에도 사가독서제는 존속되었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인해 선조대 말기부터는 사가독서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거기에다 1636년에 발발한 병자호란은 조선사회를 폐허 상태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인조대에서 영조대에는 전후 복구에 역량이 집중됨으로써 사가독서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었다. 전후 복구가 마무리된 정조대에 이르러서는 사가독서제와 목적은 같으면서 운영방법은 더욱 정교해진 초계문신제가 도입되었다.
『대전회통』에 의하면 사가독서자는 정3품 이하의 문신 중 학문이 뛰어난 자를 대제학이 뽑아 겨를을 주어 호당에서 독서하도록 한다고 되어 있다. 시행 초기에는 주로 사가독서자들의 자율적인 학문연마가 주를 이루었고, 교육과정이나 교육 내용 등에 제한이 가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1476년에 「사가독서문신권장절목」이 만들어져 구체적인 방법과 대우를 제도화하였다. 명종대에는 정사룡에 의해 「사가독서개규의」가 만들어졌는데, 사가독서의 연원, 독서의 장소, 사가독서자에 대한 예우, 독서의 내용 등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였다. 정조대에는 사가독서제를 전승한 초계문신제가 도입되었는데, 교육과정이 매우 체계화된 「초계문신강제절목」을 만들어 시행하였다.
사가독서자는 정해진 규정에 의해 엄밀하게 선발되었다. 만일 원칙에 벗어나서 선발을 할 경우 매우 혹독한 비판을 면치 못하였다. 미래를 위한 인재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선발에서부터 공정해야 하는 것이다. 사가독서자들에게는 당상관의 예우를 해 주었으며, 학문배양에 필요한 물적, 제도적 조건을 갖추어 주었다. 임금은 사가독서자들에게 늘 관심을 가졌으며 때론 직접 술을 내리기도 하였다.
사가독서제는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학문적 능력을 갖춘 인재배양이라는 목적에 맞게 운영되었다. 사가독서자들은 훗날 뛰어난 학문적 소양을 바탕으로 국가의 주요 요직에서 활약하며 조선사회를 문치사회로 이끌었다.
현대 운영 중인 교원의 재교육제도 중 사가독서제와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는 학위과정으로 운영 중인 대학원 파견연수제와 비학위과정으로 운영 중인 학습연구년제가 있다.
학위과정으로 운영 중인 교원의 파견연수제로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운영 중인 대학원의 특별전형 석사과정과 정책전문대학원의 특별전형 박사과정이 있다. 대학원 석사과정은 2년간, 정책전문대학원 박사과정은 3년간 파견 발령을 받아 전문성을 지닌 교수진의 강의와 스스로의 연구를 통해 전문성 신장과 자질 향상을 위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
비학위과정으로 운영되는 교원의 학습연구년제는 2010년 시범운영을 거쳐 2011년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학위과정과는 달리 교원들이 한시적으로 직무에서 벗어나 전형 과정에서 검증된 연구계획서에 의해 자율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제도이다.
공개채용을 통해 교원이 된 자들에게 더 뛰어난 능력을 배양할 기회를 준다는 것은 역사적인 전통이 없으면 쉽게 실시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열심히 학문에 전념하여 이뤄낸 성과에 대해서 높이 치하해 주는 전통이 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으며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는 보다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혈통이나 엽관제 및 논공행상에 의해 주요 자리를 나누어 갖는 제도와는 전혀 다른 능력 위주의 전통이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다.
교원을 대상으로 한 학위과정 대학원 파견연수제와 학습연구년제를 보완하고, 더 나아가 교원의 능력을 배양할 제도로 정착시키기 위해 외국의 사례가 아닌 우리 역사에 존재하였던 사가독서제에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제도·정책적으로 상당한 의미와 시사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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