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종 감지 공동체:조류 모니터링의 시간성과 인간 너머의 윤리-정치 = Multispecies Sensing Collectives: Temporality of Bird Monitoring and the More-than-Human Ethico-Politics

국문 초록 (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생태학 및 보전생물학 분야에서 시민과학으로 실천되고 있는 조류 모니터링을 인간과 야생 조류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여 인간 너머의 윤리-정치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사회에서 새의 종수와 개체수 데이터를 생산하는 조류 모니터링을 새를 포함한 ‘협력적 감지 실행’으로 조명하는 다종민족지 연구를 진행하였다. 조류 모니터링의 인간 조사원은 현장에서 제 시간을 새와 새의 세계에 조율할 줄 아는 인간으로, 종간 조우의 순간을 만들어내 이 시간 동안 새의 시간성을 읽어내는 사람-센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본 연구는 인간이 새의 삶에 잠깐의 배경이 되기를 자처함으로써만 가능해지는 조류 모니터링의 다종 간 조우의 순간들을 ‘다종 시간성’으로 개념화했다. 조류 모니터링은 인간 너머의 존재인 새를 전면으로 내세울 줄 아는 사람-센서, 야생 조류, 조사지의 주변 환경까지 관여하는 ‘다종 감지 공동체’에 의해 실천되며, 이를 통해 어떤 장소는 인간 사회에서 보호할만한 새의 서식지로 존재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시간성을 경험하고 있는 약 600종에 달하는 한국에 기록된 새의 세계들을 고려하면, 조류 모니터링에서 시민 참여란 사람-센서를 확산 및 분산시켜 새에게 중요한 장소들을 인간 사회에 가시화할 수 있는 윤리-정치적 가능성을 크게 만드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시민이 참여하는 조류 모니터링을 과학기술의 민주화보다 인간 사회와 정치의 생태화의 가능성을 품은 실천으로 독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ethico-political possibilities in the more-than-human condition by examining the process of ecological monitoring as citizen science in field biology, with a focus on human-bird relationships. To this end, I conducted a multi-species ethnographic study that illuminates bird monitoring as “collaborative sensing practices” involving birds. Human surveyors in bird monitoring align their time in the field with the time of birds, creating moments of interspecies encounters and acting as human-sensors who can read the temporality of birds during these moments. By becoming background to bird’s worlds, the human surveyors are able to capture bird worlds. This paper refers this temporality of bird monitoring as “multispecies temporality” in that the birds are foregrounded by other environmental elements including human surveyors. Thus, bird monitoring is carried out by a “multispecies sensing collective” involving human-sensors, wild birds, and the surrounding environment of the survey site, with birds as the primary actors. Considering the worlds of the approximately 600 recorded bird species in Korea, each experiencing different temporality, citizen participation in bird monitoring involves expanding and dispersing human-sensors to detect and make visible to human society the places that are significant to birds, thereby opening up ethical-political possibilities in the more-than-human condition. In conclusion, this paper argues that citizen bird monitoring should be read as part of the ecologisation of anthropocentric society and politics, rather than as the democratis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