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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Film Adaptations of Henry Ⅴ = Is Branagh's Humanized King an Antihero of Olivier's Idealized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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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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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354(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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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헨리 5세』에서 이상적인 국왕의 모습과 마키아벨리적인 국왕의 모습을 병치시킨다. 이러한 양면성으로 말미암아 비평가들은 이 극에 대하여 극단적으로 모순된 평가를 한다. 세계 2차 대전 와중에 이 극을 영화화한 올리비에는 이 극의 애국적인 어조에 초점을 맞추었던 반면, 브라나는 이 극의 풍자적인 어조에 주목한다. 이 논문은 두 감독의 영화를 비교하여, 브라나의 인간화된 국왕의 모습이 올리비에의 이상화된 국왕에 대한 반영웅으로 간주할 수 있느냐에 답하려고 한다. 특히, 브라나가 올리비에의 영화에서 삭제한 원작의 장면들을 다시 살림으로써 헨리를 인간화시키는 데는 성공하지만, 반전 영화를 만들겠다던 브라나 자신의 당초 목표에는 이르지 못했음을 논한다.
올리비에는 형식주의적인 기법과 희극적인 분위기를 동원하여 헨리의 긍정적인 모습을 부각시키는데 반하여, 브라나는 심리적 사실주의의 기법과 비극적인 분위기를 통하여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올리비에는 헨리의 성격을 평면적이고 일방향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원작에 담긴 주인공의 성격의 양면성을 무시했지만, 브라나는 그것을 원형적이고 다방향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원작에 담긴 헨리의 성격적 역동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올리비에는 1막에서 주교들의 밀담 장면과 살리크 법전에 대한 해설 장면을 밝고 가벼운 소극(笑劇)으로 재현함으로써 종교 지도자들이 전쟁을 지지하는 불순한 의도를 희석시키는데 반하여, 브라나는 지하 음모 조직의 비밀회의처럼 음산하고 어둡게 묘사함으로써 노회한 정치꾼들의 탐욕을 부각시킨다.
브라나의 의도는 올리비에가 삭제한 장면들을 다시 살리는 부분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헨리가 스크루프, 캠브리지 등 반역자들을 처단하는 사우스햄튼 장면에서, 브라나는 첩보망에 걸려든 반역 행위를 역신에 대한 신의 응징으로 신비화하는 권력의 메커니즘을 포착해 낸다. 헨리가 하플러 성문 앞에서 연설을 행하는 3막 1장의 장면은 불리한 전투를 탁월한 웅변으로 유리하게 역전시키는 헨리의 선전ㆍ선동술을 보여주는 대목으로써, 이 극에 관한 브라나의 냉소적인 해석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바돌프 처형 장면의 경우, 브라나는 원작의 사소한 대목을 헨리의 심리적 깊이를 파헤치는 실마리로 활용함으로써 주인공의 심리적 양면성과 모순성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 다원성에 대한 탐색이 반전 영화를 만들겠다던 그의 당초의 목표를 퇴조시키는 원인이 된다. 왜냐하면 브라나는 헨리의 복합적인 심리를 지나치게 감상적인 시각으로 담아냄으로써, 권력자의 냉혹한 결단을 정치 세계의 공인인 한 어쩔 없이 감내해야 하는 운명적인 업보로 그리기 때문이다. 즉, 헨리의 심리를 파헤치는 작업이 그를 인간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장면 이후, 브라나의 비판적 어조는 현격히 약화되어 왕권 강화의 일환으로 대외 전쟁을 이용하는 국왕과 권력의 희생양으로 애꿎게 이용되는 일반 백성들 사이의 첨예한 계급적 충돌을 담아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헨리가 프랑스군의 포로를 학살하라고 명령하는 대목을 삭제하는 등, 이데올로기적 파급 효과가 큰 장면들을 포착하지 못한다.
올리비에 영화와 브라나 영화의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은 애진코트 전투 장면인데, 올리비에는 전투에 임하는 헨리를 아득히 먼 요정 세계의 백마 탄 기사처럼 묘사하는 반면, 브라나는 애진코트 전투를 유혈의 참극이 벌어지는 진흙투성이의 아수라장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브라나의 애진코트 장면이 월남전 영화처럼 사실적이기는 하지만, 폐허의 전장에서 울려 퍼지는 거룩한 찬송가는 영국군의 승리를 신의 영광으로 돌리려는 튜더 정권의 이데올로기적 의도에 브라나도 편승하고 있지 않느냐는 비판을 초래한다.
따라서 브라나의 『헨리 5세』가 올리비에의 그것에 비하여 전쟁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는 점에서 진일보했지만, 자기 절제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통치자의 인간적 성장을 강조하고, 전쟁으로 말미암아 일반 백성들이 겪어야 할 재앙도 주권의 수호와 자유의 획득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필요악으로 해석하는 등, 권력의 메커니즘과 전쟁에 관하여 다원주의적인 관점을 취하는 한계점을 지닌다. 따라서 브라나의 영화도 헨리를 영웅화시켰고 그의 프랑스 원정을 성전으로 미화시켰던 올리비에의 전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바돌프의 처형 장면 이후, 사실주의적 반전 영화를 만들겠다던 자신의 당초 목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데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브라나의 영화가 제한적인 심리적 사실주의에서 벗어나서 인간의 행위동기의 미결정성에 대한 전반부의 의문을 후반부에서도 지속할 수 있었더라면, 권력자의 담론과 권력의 기획에서 해방된 열린 시각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가 한 인간의 행위동기에 대한 탐구라는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원작이 제기하는 문제인 한 국가의 이데올로기 탐구라는 집단적인 차원에 보다 깊게 천착할 수 있었더라면, 관객들에게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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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12 | 0.12 | 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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