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의 위기와 페레스트로이카의 실패

국문 초록 (Abstract)

본고는 맑스주의의 합리적 핵심이 무엇이며, 맑스주의의 위기 속에서 사회주의체제의 변혁을 시도한 페레스트로이카가 결과적으로 사회주의 강화에 실패한 이론적 문제들을 검토한다. 그런데 페레스트로이카의 실패는 이미 1970년대 서구에서 맑스주의의 위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알튀세르에 의한 프랑스공산당 내지 스탈린주의의 비판에서 충분히 암시된다.
맑스에 의해 공산주의 사회는 두 단계로 구분되는데, 여기서 문제는 스스로의 기반 위에서 발전해 온 것이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이제 막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나타났을 뿐인 첫번째 국면의 공산주의 사회이다. 그것은 모든 면에서 구사회의 태반의 흔적을 남겨갖고 있다. 따라서 이는 레닌에 의해 사회주의로 불리운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의 이행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스탈린 이후 소련의 후계자들은 이행기인 사회주의를 독자적인 생산양식으로 취급하게 된다.
특히 알튀세르는 1976년 프랑스공산당이 제22차 당대회에서 사회주의로의 민주적 길을 선언한데 대하여 비판하게 되는데, 이는 사회주의 무모순에 기초한 독자적인 사회주의적 생산양식을 주장하는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였다. 그는 사회주의에서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별, 정치사회와 시민사회의 구별, 정치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의 구별과 같은 부르주아지의 이원적인 법적ㆍ이데올로기적 관념의 침투를 경계한다. 알튀세르는 맑스주의에 침투한 경제주의와 인간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해 맑스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였다.
한편 페레스트로이카의 사회주의론은 맑스주의의 위기에 대한 올바른 문제제기 보다는 체제의 유지와 강화를 위한 실용주의적인 방향에서 개혁추진을 위해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제원리를 수용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페레스트로이카 논자들의 독자적인 사회주의 생산양식을 비판하는 발본적인 문제제기는 정당한 것이었지만, 그들 역시 사회주의를 공산주의와 질적으로 구별되는 독자적인 단계를 전제하고, 나아가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와 병존가능한 선택의 문제로 전락시킴으로써 프롤레타리아독재의 원칙과 공산주의로의 이행전망을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요컨데 스탈린주의의 이론적ㆍ경험적 오류와 편향을 극복하려는 페레스트로이카는 사회주의 역사에 있어서 전환이었으나, 그것은 더 많은 사회주의 내지 사회주의의 강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주의의 종말을 가져왔다.

목차 (Table of Contents)

• 논문요약
• Ⅰ. 서론
• Ⅱ. 알튀세르와 발리바르의 맑스주의 위기론
• Ⅲ. 페레스트로이카의 사회주의론
• Ⅳ. 현시기 러시아의 상황에 대한 잠정평가
• Ⅴ. 결론
•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