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의 정의론 연구 : 분배적 정의와 문화적 인정의 종합, 그리고 그 정치적 대안을 중심으로

국문 초록 (Abstract)

국문 요악

이 연구는 플라톤 이래 현재까지 정치학의 주요한 물음으로 제기되고 있는 정의(Justice)의 관점에 대해 논한다. 20세기 중반 존 롤스(John Rawls)가 재분배를 통한 불의(injustice)의 개선을 주장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정의에 관한 논쟁을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그 한계를 지적함과 동시에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불의의 근원이 잘못된 분배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의 주장을 살핀 후, 이와는 다르게 불의의 근원이 잘못된 인정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악셀 호네트(Axel Honneth)와 아이리스 매리언 영(Iris Marion Young)의 관점을 살핀다. 반면, 정의를 바라보는 이러한 관점과는 다르게, 불의의 근원은 잘못된 분배와 잘못된 인정 각각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둘 중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통합하는 것은 불의를 해소 방안이 아니라는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의 주장을 살핀다.
롤스에 따르면 우연에 의한 운(fortune)은 기회의 불공평을 야기해 경제적 차이라는 분배적 불의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그는 ‘차등의 원칙(difference principle)’에 의한 재분배를 통해 모두에게 기회의 평등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불의를 해소하는 방안을 논했다. 그 후 1970년대 이전까지 정의를 바라보는 관점은 롤스의 주장이 중심이 되어 주로 경제적 불의의 개선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문화적인 좌파(2세대 좌파)에 의해 ‘문화’ ‘차이의 인정(recognition of different)’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좌파의 변화에 대해 로티는 ‘차이의 인정’이 아닌 ‘편견의 제거’를 강조하며, 행동하는 좌파와 가난한 자, 그리고 낙인찍히거나 권리를 박탈당한 자들의 연대를 통한 경제적 불의의 개선을 주장했다.
한편,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악셀 호네트는 경제적 불의의 개선에 우선한 개인의 상호주관적 ‘인정’을 통한 자아실현을 불의의 개선 방안으로 제시한다. 나아가 그는 분배를 인정의 하위범주에 두는 ‘인정 일원론’을 논한다.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아이리스 영은 경제적 재분배를 위한 ‘불편부당성의 이상(ideal of impartiality)’이 만든 동일성의 논리가 불의를 생산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그녀는 사회적·정치적·문화적인 정체성과 관련된 지배·억압적 사회구조에 의한 불의를 해소하기 위한 차이-인정, 다시 말해 ‘차이의 정치(politics of difference)’를 주장했다.
반면, 이 같은 정의론의 논쟁들에 대해 낸시 프레이저는 경제적 재분배와 인정에 국한된 각각의 해소 방안 중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통합해 대체하는 것은 불의의 해소 방안이 아니라고 논한다. 따라서 그 두 불의의 측면 모두의 방향에서 불의를 해소하는 방안을 주장한다. 이에 더해 그녀는 ‘참여 동등’이라는 정의관을 제시한다. 그녀에 따르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온전한 파트너로 사회생활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것이 거부되는 것은 불의다. 따라서 프레이저는 사회생활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물질적 조건(경제적 조건)과 상호주관적 조건(평등한 기회)의 확보를 강조한다. 하지만, 이 같은 조건이 확보된다고 해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누군가를 체계적으로 배제하는 정치적 불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그녀가 논하는 정의는 온전한 파트너로 사회생활에 동등하게 참여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며, 동등한 참여를 통해 공적인 자리에서 불의를 고발하고, 그 불의를 개선할 방안을 당사자들과 함께 토의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정의를 바라보는 관점은 주로 경제적으로 잘못된 분배를 개선해야 한다는 시각과 잘못된 인정에 의한 무시와 배제를, 인정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나뉘어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정의를 바라보는 지금까지의 관점에서 벗어나, 정의는 누군가에 의해 그 관점이 정해지거나 고정되는 것이 아니며, 불의의 개선은 동등한 참여를 통해 이룰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라는 프레이저의 관점을 제시한다.

목차 (Table of Contents)

• 목차 1
• Ⅰ. 서론 3
• 1. 문제제기 및 연구의 범위 3
• 2. 기존 연구 검토 8
• Ⅱ. 분배적 정의에 대한 비판적 고찰 17
• 1. 문화적 인정이론에 대한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의 비판과 분배적 정의론 19
• 2. 분배적 정의론에 대한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의 비판적 극복: 표면적 재할당을 넘어서 29
• Ⅲ. 문화적 인정에 대한 비판적 고찰 37
• 1. 악셀 호네트(Axel Honneth)의 문화적 인정이론 37
• 2. 문화적 인정이론에 대한 아이리스 영(Iris Young)의 수정과 발전: 물화개념을 중심으로 50
• 3. 문화적 인정이론에 대한 낸시 프레이저의 비판적 극복: 인정의 물화(物化)성을 통하여 59
• Ⅳ. 낸시 프레이저의 정의론: 분배와 인정의 종합, 그리고 정치적 대안 68
• 1. 분배와 인정의 종합 68
• 2. 참여 동등 80
• 3. 정치적 대표성 92
• Ⅴ.결론 102
• [참고문헌] 106
• Abstract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