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일본 간행 조선본 성리학서의 서지적 연구
이 연구는 성리학서를 통해 17세기 일본에서 일어난 학술 및 출판문화 경향의 변화 속에서 조선본의 영향과 수용 양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동시에 유통되고 있었던 중국본과 비교해봄으로써 조선본이 가지는 동아시아 서적교류사적 성격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 것이다.
성리학의 수용과 상업 출판의 발전은 17세기 근세 일본의 큰 변화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정권 하에서 정치적으로 안정을 찾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나, 직접 적으로는 임진왜란 때 약탈된 조선의 활자 인쇄술과 서적이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적지 않은 연구가 이루어져왔으나, 대부분은 조선의 영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일본의 성리학은 조선과 수용된 배경 차이로 학문의 전개 양상은 결과적으로 다르다. 또한 당시 일본에는 長崎를 통해 중국본이 유입되고 있었으며, 상업 출판을 통해 주로 유통되었다는 점도 다르다. 따라서 비록 성리학이 조선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용되었다고 해도, 이러한 새로운 경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四部分類法에 의거하여 子部 儒家類 性理之屬(『京都大學人文科學研究所漢 籍分類一覧』 기준)에 해당하는 17세기 일본 간본 39건에 대하여 서지 조사를 시행 하였다. 그 결과, 저본 미상인 5건을 제외하고 서명을 기준으로 절반 정도가 조선본 으로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를 일본의 출판문화사의 전개 과정에 따라네 시기로 구분하여 전체 성리학서 및 조선본 간행 추이를 살펴보니, 전체 성리학서 간행은 점차 증가하다가 1680년대 이후부터 감소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新刻된 조선본은 寬文 연간(1661~1670)을 기점으로 감소하다가 1680년대 이후에는 없음을 확인하였다. 元祿 연간(1688~1704)의 출판량은 에도시대 통틀어 최대였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전체 성리학서 간행은 오히려 둔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본 간본에 나타나는 원문의 수용 양상은 훈점ㆍ본문 교정ㆍ해설서인 鼇頭 本 간행ㆍ인용된 경우가 있었다. 이를 통해 일본 간본은 단순히 외국서를 복제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간본의 異同과 상업 출판 체계를 고려했을 때 초간 본의 간행이 가장 많은 風月宗知가 적어도 17세기 전반까지 유학서 유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일본 간행 성리학서가 조선 혹은 중국의 서적을 토대로 간행되었다는 점을 통해 조선본이 서적교류사 및 일본 근세 출판문화사에서 차지하는 성격에 대해 알아보았다. 간행된 조선본의 대부분은 成化~嘉靖 연간 간행으로 추정되는 명판 본을 16세기 지방에서 간행된 것이다. 반면, 중국본이 저본인 경우 명말까지 고루 분포하는데, 명말 간본이 저본인 서적 중에는 조선에서 간행되지 않은 것들이 다수 있었다.
일본에서 간행된 성리학서는 주로 주희 사후, 그의 문인들에 의해 전승된 것이나, 원대 이후 관학을 중심으로 전개된 심학적 경향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조선에서 이를 이해하기 위한 편저서, 특히 이황이 관여한 서적이 많다. 다만 『性理大全』ㆍ『朱子語類』와 같이 성리학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서적은 명판본으로 간행되었다. 이는 조선본이 일본의 성리학 수용에 영향을 주었다고 해서 조선의 모든 성리학서가 대중화된 것은 아님을 말해준다. 그 이유는 조선본의 주요 소장자가 권력자 계층 이고, 임진왜란 이후 일본에 새롭게 전래된 조선본은 중국본에 비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상업 출판을 통해 널리 유통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점은 일본 성리학의 특수성으로 관심이 점차 저하되었다는 근본적인 문제 속에서 조선본 성리학서의 간행이 감소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성리학 이론서에 대한 것으로, 주희가 관여한 모든 서적에 대해 서는 살펴보지 못하였다. 특히 『小學』은 16세기까지 조선과 명나라의 성리학 전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三綱行實圖』 등과 같이 보다 실용적인 목적으로 수용 되었을 실천도덕서는 반드시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이 연구를 시작으로 주자서, 더 나아가 유학서 전체로 확대되길 바라며, 그 성과가 17세기 동아시아의 서적교류사 및 각 국의 유학 수용 양상에 대한 이해에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本稿は、17世紀日本の学術及び出版文化の変化において朝鮮本が与えた影響とその 受容様態を検討し、同時期に流通していた中国本と比較することで、近世日本及び東 アジアの書籍交流史において朝鮮本が有する意味を考察するものである。
性理学の受容と商業出版の発展は、17世紀の日本において生じた大きい変化として 指摘されている。これは江戸幕府という新しい政権の下で政治的安定を取り戻したこ とをその一因とするが、直接的には「文録ㆍ慶長の役」の頃に朝鮮から略奪した活字印 刷技術と書籍が影響を与えた。
その理由から、本テーマに関してはこれまで数多くの研究がなされてきたが、その 多くは朝鮮の影響に焦点を当てている。しかし、近世日本で受容された性理学は、朝 鮮と明においてのように支配理念として機能しておらず、同時期に他の学問も発展し ていた。その結果、日本の性理学は他国とは異なる方向へ展開した。なお、中国・江 南からの書籍が長崎へ流入し、商業出版を通して流通したことも、朝鮮との大きな相 違点である。すなわち、朝鮮の性理学が近世日本の性理学に影響を与えたとしても、 両国の学問の内容は同一ではなかったと言える。さらに、17世紀後半になると朝鮮の 性理学が保守的に展開されたが、日本では次第に古学へ転換した。したがって、日本 の性理学書の刊行と朝鮮との関係に対してより正確な理解を得るためには、朝鮮を考察する時とは異なる観点からアプローチする必要がある。
まず、対象となる書籍は、「四部分類法」に基づき、子部儒家類性理之屬(『京都大 学人文科学研究所漢籍分類一覧』の基準)に該当するもののうち、17世紀日本で刊本された39点を選定した。次に、各々の該当刊本について書誌調査を行った。その結 果、底本未詳の5点を除くと、半数程度が朝鮮本を用いて刊行されたことが分かっ た。また、当時の出版文化の展開過程から四つの時期を設け、性理学書全体と朝鮮本の増減推移を把握すると、両方とも次第に増加するが、1680年代になると性理学書全 体の刊行数は全般的に減少し始めた。一方、新刻本は寛文年間以後から減少し、1680 年代以後は新たに彫られていないことが分かった。元禄年間の出版部数が江戸時代を通して最大であったことを考慮すると、性理学書の出版そのものが鈍化したと言え る。
また、日本刊本から原文の受容様態を見ると、少なくとも訓点ㆍ校勘と校正ㆍ鼇頭 本のような注釈書ㆍ引用の形で確認できる。これは、日本刊本が単に外国書籍を複製 したものではないことを示している。そして、刊本間の異同関係と出版システムを考 慮すると、初刊本刊行の最も多い「風月宗知」が、少なくとも17世紀前半まで儒学書流 通の中枢的役割を果たしたと考えられる。
最後に、日本で刊行された性理学書において、底本の編著時期は宋代から明代及び朝鮮前期まで掛けているが、刊行時期は明代と朝鮮前期であった。朝鮮本は、成化年 間から嘉靖年間に刊行されたと推定される明版を底本とし、16世紀に地方で刊行され たものが多い。一方、中国本は成化年間から明末までの時期にかけて比較的に均等に現れるが、とりわけ17世紀以後の版本の場合、朝鮮で刊行されたと確認できるものは 極めて稀であった。
17世紀、日本に流入・刊行された性理学書の多くは、朱熹没後、朱熹の門人によって伝承されたが、元代以後、官学を中心に受容された心学的傾向も伺える。また、16世紀までの朝鮮の学問的成果もある。これには、とりわけ李滉(1501~1570)が関与した本が多く含まれている。
ただし、『性理大全』や『朱子語類』のように性理学において重要な位置を占める書籍 は、既に朝鮮本が日本に伝来していたにもかかわらず、明版が刊行された。しかし、 林羅山は商業出版で刊行される前に既に読んだことが『既見書目』を通じて分かる。こ れは近世初期における日本の儒学者たちに朝鮮本の性理学書が大きい影響を与えたと しても、その知識まで大衆に朝鮮本で伝わったのではかなったことを示す。その理由 としては、当時の日本における朝鮮本の所蔵者が主に権力者であったこと、中国本の 伝来、そして性理学に対する興味が低下し始める17世紀半ば以後は書肆で刊行するに は限界があった可能性を考えられる。
本稿は、性理学の理論書のみを対象とし、朱熹が関与した全ての書籍を扱うことは できなかった。とりわけ小学書は16世紀まで朝鮮と明の学術史において重要な位置を 占めている。また、『三綱行実図』と『五倫書』のように、日常でよく使われたはずの実 践倫理書については、これから研究が行われなければならない。このような後続研究 が続けば、17世紀における東アジアの書籍交流史及び儒学の比較研究に対して、より 多様な情報を提供することができると考える。本稿が、今後の関連研究に一助できる ことを願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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