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의 출간 현황으로 살펴본 17~19세기 후반 서양의 한국 연구 －｢언더우드 목록｣의 수록 문헌을 중심으로－ = Western Publications on Korea in the 17th-19th Centuries -Focusing on H. H. Underwood's Bibliography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17~19세기 서양에서 한국에 관한 정보와 지식이 생산, 유통되는 경로와 과정의 다양한 맥락들을 조명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에 관한 서양어 문헌의 출간지, 출간 언어, 그리고 문헌에서 다루어지는 주제 등에서 나타난 시기별 변화를 추적하였다. 문헌의 출간 흐름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잡은 이유는 적어도 20세기 후반으로 접어들기 전까지 주요한 정보ㆍ지식은 대체로 출간된 문헌의 형태로 습득,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개별 문헌의 저자나 내용에 관한 분석보다는 여러 문헌의 서지사항을 통해서 취합할 수 있는 정보에 주목하였다. 문헌의 출간 현황은 관련 지식에 대한 수요를 읽을 수 있는 지표이며, 특히 번역과 재출간 현황을 통해서는 지식의 유통 및 확산 정도까지 가늠할 수 있다. 또, 문헌의 출간 시기와 저자, 그리고 문헌에서 다루어지는 내용 등을 통해서는 한국에 관한 관심이 촉발된 특정한 계기나 맥락을 읽어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한국에 관한 서양어 문헌은 텍스트 분석을 위한 자료라기보다는 경향성과 흐름을 보여주는 데이터에 더 가깝게 활용되었다. 문헌의 서지정보는 가장 많은 한국 관련 서양어 문헌이 수록되었다고 알려진 ｢언더우드 목록｣(원저명: “A Partial Bibliography of Occidental Literature on Korea, From Early Times to 1930”)을 통해서 수집하였으며, 분석 대상으로 삼은 시기는 17세기부터 1880년까지이다.
한국과 서양 간의 접점이 증가함에 따라 서양어 문헌의 출간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한국 인식이 구체화 되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본 연구에서 조명하고자 하였던 것은 그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상을 작동시킨 주체와 맥락의 다양함이다. 서양이 외부세계인 ‘동양’을 일원적으로 인식하였지만, 동양이 결코 일원적인 세계가 아니듯이, 타자화된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본 주체로서의 ‘서양’과 그들의 한국 인식 역시 일차원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었다. 물론 19세기 후반 서양의 동아시아에서의 정치적, 군사적, 상업적 이해의 확대는 한국에 관한 탐구를 추동한 강력한 동인이었다. 그러나 한국에 관한 지식을 생산하는 모든 활동이 곧 제국주의적 욕망과 직결되어 있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양한 경위와 맥락에서 이루어지던 한국에 관한 탐구가 제도화된 학술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게 된 과정 역시 제국주의나 오리엔탈리즘으로만 환원시켜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한국 인식의 형성에 관여한 주체와 사상, 환경, 제도 등에 관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접근과 분석이 이루어졌을 때 ‘복수의 한국학’이라는 확장적 개념도 더 명확해질 것이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various contexts in which information and knowledge about Korea were produced and circulated in the West between the 17th and 19th centuries. The analysis is primarily concerned with the publication flow of literature, given that, at least until the late 20th century, the acquisition and transmission of information and knowledge were largely conducted through published literature. The status of published literature serves as an indicator of the demand for relevant knowledge, particularly in terms of the extent to which it is being translated and republished. The timing of publication, authorship, and content of the literature can also provide insight into the specific triggers or contexts that sparked interest in Korea. Consequently, the Western literature on Korea in this study was employed primarily as a source of data to illustrate trends and flows, rather than as a basis for textual analysis. The bibliographic information of the literature was collated from “A Partial Bibliography of Occidental Literature on Korea, From Early Times to 1930”, which is purported to contain the largest corpus of Western literature on Korea, and the period of analysis is from the 16th century to 1880.
As relations between Korea and the West become more frequent, it is to be expected that Western literature will be translated into Korean, and that Korean perceptions will be influenced accordingly. However, the objective of this study is to elucidate the diversity of actors and contexts that have contributed to this phenomenon, which is often taken for granted. As with the West's perception of the external world, the East was viewed as a monolithic entity. However, this was not an accurate representation of the East as a whole. Similarly, the West and its perception of Korea as a subject were shaped by an othered gaze. It is evident that the expansion of Western political, military, and commercial interests in East Asia in the late 19th century constituted a significant driving force behind the quest for Korea. Nevertheless, it would be fallacious to posit that all activities that yielded knowledge about Korea were inherently driven by imperialist aspirations. The process by which the exploration of Korea, which occurred in a multitude of contexts, came to be addressed within the realm of institutionalised scholarship cannot be adequately explained by reducing it to imperialism or orientalism. Ultimately, a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the “Plurality of Korean studies” will emerge when a detailed and nuanced examination of the actors, ideas, environments, and institutions that have shaped Korean perceptions is condu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