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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조우 -장률의 <경계>에 나타난 몽골 노마드와 탈북 난민의 언어, 모빌리티, 젠더- = Poetic Encounter -Language, Mobility, and Gender of Mongolian Nomads and North Korean Refugees in Zhang Lu’s Desert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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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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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184(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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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발표 된 장률 감독의 독립 영화 <경계>는 탈북인과 몽골인 노마드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글은 데리다의 ‘환대’에 대한 사유와 들뢰즈와 가타리의 ‘노마디즘’ 이론을 토대로 장률의 <경계>를 독해한다. 탈북 모자(순희와 창호)가 이방인으로서 주인인 노마드(항가이)에게 가져온 질문에 대해 살펴보고 이후 탈북인에 대한 문제에 대해 고찰한다.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탈북자와 노마드의 동거는 역설적으로 이들의 모국어 문제에 대해 사유할 수 있게 한다. 본디 이방인은 주인이 말하는 법과 계약에 낯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번역해서 서투르게 환대를 청해야 할 것이 요구된다. 하지만 <경계>에서 항가이는 탈북자의 이름이나 성을 묻지 않고 자신의 언어로의 번역 역시 강요하지 않는다. 위계가 설정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인과 객은 서로의 자리를 바꾸고, 주인은 이방인의 언어를 배우며 그들의 언어로 넘어간다.
폴리스의 벽을 공격하는 전위적인 주체로서 낭만화되던 노마드에 대한 서구중심적 이해와 달리, 항가이는 사막에 묘목을 심으며 식물과 본인의 정착 가능성에 매달린다. 사막에서 늘 이방인인 존재로서 유목인은 공간을 점유하고자 하는 자들이며, 사막에서 죽고 사막에 매장되고자 한다. 난민과 노마드는 “이동하는 죽음”으로 그들의 발걸음은 죽음과 그의 짝인 모국어를 끌고 다닌다. 남성중심주의적 모델을 따르는 환대의 법에 의거하여 <경계>에서 순희의 자리는 무의식-꿈에 제한된다. 이 글은 영화에서 문제적인 순희에 대한 젊은 군인의 강간을 여성혐오적인 환대의 조건으로 독해하며 어째서 환대의 불가능성은 젠더적 폭력에 대한 상상으로 입증되어왔는지 문제 제기한다.
Zhang Lu’s independent film, Desert Dream (2007), explores the relationship between Mongolian nomads and North Korean refugees in the Gobi Desert. Drawing on Jacques Derrida’s thoughts on hospitality and Gilles Deleuze and Felix Guattari’s nomadology, this paper examines the interactions and relationships between these two groups. Firstly, it outlines the questions raised by the presence of strangers, the North Korean refugees, and secondly, it delves into the gender aspects of their interactions. The language barrier between the nomads and refugees, which makes mutual understanding impossible, paradoxically leads us to contemplate the issue of mother language. In our common understanding, strangers who are unfamiliar with the host’s language and laws are expected to translate their own language to that of host in order to request hospitality. However, in Desert Dream, Hangai, a nomad, never asked the refugees to identify themselves nor did he force them to translate their language into his own. By relinquishing the establishment of hierarchy, both the host and guest exchange their status, and the host even crosses the threshold by learning the guest’s language.
Hangai seeks a fixed life by planting trees in the desert, which is different from the romanticized Western perception of nomads as individuals who can defy the walls of the polis or the nation-state. The nomads, who are always strangers in the desert, aim to occupy a space and die there, buried under the desert. As a transhumant death, both the nomads and refugees carry death and mother tongue with them. With the male-centric model of hospitality, which should be criticized, the position of Soon-hui in Desert Dream can be understood as being limited to unconsciousness or dreams. This paper argues that the young soldier’s rape of Soon-hui exemplifies the concept of conditional hospitality in the film, prompting the question of why the impossibility of hospitality is portrayed through gendered vio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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