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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를 넘어 얽힘으로 : 페미니즘적 노동해방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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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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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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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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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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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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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가 자본증식을 위해 노동과 원료를 직접 통제하고 합리화하던 산업자본주의적 시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삶의 조건이 확산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태동했던 1980년대 중반 이래 미국 같은 자본주의 대국에서부터 표준 고용은 구시대의 것이 되기 시작했고 노조는 강도 높은 탄압을 받고 복지는 급격하게 축소되기 시작했다. 또한, 공적 지원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고 공교육 체계가 무너지고 차별이 제도화되는 현상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었다. 기업이 사회적 합의에 따라 형식적으로나마 제공해 왔던 ‘일자리, 복지, 교육’ 등이 “더는 겉치레로서도 필요하지 않”게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자본주의가 약속했던 ‘안정적인 임금과 혜택’은 이제 ‘아주 드문 일’이 되어가고 있고 산업이 더 이상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사람들은 그때그때 ‘대충 꿰맞춰’진 방식으로 생계를 해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유’를 찾아 직장을 떠나 불안정한 삶의 방식에 생계를 맡기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삶의 조건 안에서 여전히 노동해방의 전망을 모색할 수 있을지에 대해 페미니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노동’을 ‘인간의 조건’에 상응하는 필수 활동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노동에 부여되는 의미를 고찰한 한나 아렌트의 논의를 상세히 참조한다. 그리고 이 논의를 페미니즘적 노동해방의 방향성과 엮어보기 위해 자본주의적 노동과 생산이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즉, 가부장체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자본주의는 시작도 지속도 할 수 없었다고 분석하면서 자본주의를 무엇보다 가부장체제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 마리아 미즈와 고정갑희의 논의를 살펴본다. 이어 마르크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소외’ 개념을 제시하면서 ‘얽힘’ 개념을 통해 자본주의가 만든 ‘폐허’에서 삶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모색하자고 제안하는 애나 로웬하웁트 칭의 논의를 페미니즘적 노동해방의 방법론으로 독해한다.
Unstable and uncertain living conditions that cannot be explained by the industrial capitalist perspective in which capitalists directly control and rationalize labor and raw materials for capital growth are spreading. Since the mid-1980s when neoliberal capitalism emerged, standard employment has become a thing of the past in capitalist countries such as the United States, unions have been severely suppressed, and welfare has been drastically reduced. In addition, public support programs have been abolished, public education systems have collapsed, and discrimination has been institutionalized at a rapid pace. The “jobs, welfare, and education” that companies have formally provided according to social agreements are “no longer necessary even as a facade.” The “stable wages and benefits” that 20th-century capitalism promised are now becoming “very rare,” and as industries no longer tend to make plans for the
future, people are solving their livelihoods in a “roughly tailored” manner. At the same time, the number of people leaving their jobs in search of “freedom” and entrusting their livelihoods to unstable lifestyles is increasing.
In this article, I would like to examine from a feminist perspective whether we can still seek the prospect of labor liberation in these changing conditions of life. To this end, I first refer in detail to Hannah Arendt’s discussion, which examines the meaning given to labor while defining ‘labor’ as one of the essential activities corresponding to the ‘human condition’. Then, in order to link this discussion to the direction of feminist labor liberation, I examine the discussions of Maria Mies and Go-Jeong Gap-hee, who argue that capitalism could not have begun or continued if capitalist labor and production were not based on patriarchy, that is, in a patriarchal system, and that capitalism should be approached from the perspective of a patriarchal system above all else. Next, I interpret the discussion of Anna Lowenhaupt Tsing, who proposes the concept of ‘alienation’ in a different way from Marx and suggests that we explore how life can be possible in the ‘ruins’ created by capitalism through the concept of ‘entanglement’, as a methodology for feminist labor lib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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