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과 경제성장- 요소대체율과 기술진보율에 관한 실증적 고찰
서론 □ 1960년대부터 시작한 산업화 과정에서 한국 경제는 물적 자본의 축적을 빠르게 이룩하면서 높은 성장률을 구가할 수 있었다. 1970~80년대의 연간 성장률은 8%를 상회하였다. 또 90년대 한국 경제는 정보기술 혁명에 부응하는 투자확대로 IT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첨단기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고,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상당 수준 좁혀졌다는 인식이 있다. 한국 산업은 1970년대 경공업에서 1980년대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1990년대 이후 IT 확산과 더불어 산업의 기술고도화가 더욱 심화되었다. □ 그러나 한국 경제는 산업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위기들이 있었다. 가장 심각하였던 것은 1997년 말에 닥친 외환위기로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도 하였다. 그 후 외환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최근 경제성장률이 5%를 하회하면서 장기적인 경제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대기업은 기술고도화에 성공하여 수출경쟁력이 크게 강화되었으나, 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의 몰락으로 계층 간 소득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이로써 소비감소 → 내수부진 → 투자부진 → 성장률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한국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 한 나라의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경제이론은 이차대전 이후 신고전학파 이론이 근간을 이루어왔다. 신고전학파 이론은 통상 Cobb-Douglas(C-D) 생산함수에서 출발한다. 이 때 C-D 생산함수는 규모에 대한 보수불변, 생산요소에 대한 수확체감의 법칙, 요소간의 원활한 대체성 등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일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상태일수록 성장률이 높게 나타난다. 이것은 자본에 대한 한계생산성이 체감하기 때문인데, 자본-노동 비율이 낮은 경제일수록 자본의 한계생산성 증가가 빨라져 성장률이 높아진다. 한 나라의 성장궤도는 저축률, 인구증가율, 생산함수의 초기 위치에 의해 영향 받는다. 그밖에 정부정책, 인적 자본의 축적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 모형의 가장 중요한 점은 기술발전이 없다면, 자본의 한계생산성 체감 때문에 경제성장은 결국 멈추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고전학파의 이론으로 이것을 설명하자면 기술진보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 때문인데, 장기적인 경제성장이 외생적으로 결정되는 기술진보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경제성장이론에서 Solow 이후 발전되어 온 신고전학파 이론의 가장 큰 결점이라 할 수 있다. □ 1980년대 중반에 Romer(1986)와 Lucas(1988)의 연구를 바탕으로 성장이론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 이들의 공헌은 신고전학파의 이론에서 외생적으로 결정되는 기술진보를 모형 내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 EGT)은 인적 자본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종류의 자본에 대한 투자의 수익률이 경제가 발전한다 하더라도 체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기초하고 있다. 지식의 일출(spillover)이나 인적 자본의 외부효과 등이 자본축적에 대한 수익률 체감을 상쇄할 것이라고 본다. 한 경제 내에서 연구개발 활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마르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sustainable growth)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정부정책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정부는 조세, 법?제도, 시장규제, 인프라 제공, 지적재산권의 보호, 국제무역, 금융시장 등에 대한 개입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 □ 이러한 관심의 방향은 CES(constant elasticity of substitution) 생산함수의 재조명으로 이어지고 CES 생산함수를 이용한 요소간 대체율과 요소효율성의 증가율에 대한 활발한 실증결과들로 이어지고 있다. 요소간의 대체탄력성이 1이냐 아니냐가 우선적인 초점이 되는데, 이는 총량수준에서 생산함수가 C-D 형태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총량생산함수가 C-D라고 주장하는 측(Jones 2003)과 이와 반대되는 실증결과를 제시하는 측(Antras 2003)의 주장이 맞서 있는 실정이다. □ 본 연구에서는 우선 대체탄력성을 둘러싼 최근의 논쟁에 대해서 한국 경제의 생산함수를 통해 또 하나의 실증결과를 찾아보고자 한다. 한국 경제는 흥미있는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전쟁 후 피폐한 경제상황에서 불과 한 세대만에 고도성장을 통해 산업화를 이룩하였다. 그 과정에서 규모확대와 유휴 노동력의 활용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IT 분야의 성공으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IT 산업을 일구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의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기술고도화가 심화되고 있는 한편, 저 성장기가 길어지고 있으며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성장전략의 모색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기술진보에 대한 성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전략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 본 연구의 목적은 이러한 맥락에서 총량수준에서 생산함수의 형태에 대한 실증을 제시하고 기술발전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있다. 즉, 기술발전이 노동/자본 증대형인지 그리고 노동/자본 절약형인지 파악해 보기로 한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과학기술 발전 2.1. 한국경제의 성장추이와 현안과제 2.2. 연구개발투자 추이 기술진보와 경제성장 3.1. 기술진보의 유형 3.2. CES 생산모형 실증분석 4.1. CES 생산함수의 추정결과 4.2. 기술진보율과 연구개발투자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 한국 경제는 지난 40여년 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매우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특히 70~80년대의 연평균 성장률은 8%를 상회하였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에 외환위기를 겪은 후 최근 성장률이 4%대로 떨어졌다. 특히 경제가 성장하면서도 고용증대가 뒤따르지 않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에 맞는 성장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국민경제 수준에서 한국경제의 생산함수의 형태(대체탄력성)와 기술발전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실증분석을 시도하였다. □ 본 연구에서는 CES 생산함수를 이용하여 요소간의 대체율과 기술진보의 성격을 알아보았다. Hicks 중립적, 비중립적 기술진보를 가정하고 요소간의 대체탄력성을 1970~2004년 기간에 대해 추정하였다. Hicks 중립적인 경우 임을 확인하였다. Hicks 비중립적인 경우에 대해서 ECM 모형을 세워 추정한 결과, 대체탄력성이 1보다 작았다(). 즉, 어느 경우이던 한국 경제에 대한 총량생산함수는 Cobb-Douglas가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아가 기술진보의 성격은 노동절약형, 즉 ()이었다. □ 기술진보율을 연구개발 스톡에 대해 회귀한 결과, 노동증대형 기술진보에 대한 연구개발 스톡의 탄력성은 0.205이었고, Hicks 중립적 기술진보에 대한 탄력성은 0.252였다. 대체로 연구개발 스톡이 1% 증가하면 각각의 기술진보율이 21%, 25%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80년대부터 공공부문 연구개발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고, 민간기업도 당시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춰 연구개발 활동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80년대는 여전히 연구개발 능력과 기반을 갖춰 나가는 시기였고 90년대 이후 본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이 전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80년대를 포함할 경우 연구개발의 기술진보율에 대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최근 산업의 기술고도화가 심화되고 있고 외환위기 이후 연구개발투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연구개발의 기술발전에 대한 기여도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러한 사실은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주고 있다. 경제성장이 내생적으로 설명된다는 점은 정부가 정책을 통해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대체탄력성이 1보다 작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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