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에 나타난 식물 이미지 연구 = A study on plant images in Gi Hyeong-do's poetry
This study intends to examine the perception of reality and the responses of Gi Hyeong-do’s poetic subjects, by focusing on plant images that are seen in Gi Hyeong-do’s poetry. The plant images that appear in Gi Hyeong-do’s poems revealed aspects of the poet’s poetic subject closely related to his childhood. That is why analyzing plant images in Gi Hyeong-do’s poetry is important in explaining his poetic images, as the context of plant images has been consistent in his poetry world. Since research on plant images in Gi Hyeong-do’s poetry was either fragmentary or partial, to this date, no comprehensive research on images has been conducted. Researchers primarily focused on ‘water images’ from Gi Hyeong-do’s renowned poems for his poetic images, including his debut poem, Fog. However, ‘plant images’ can be found across his poetry, indicating that plants
are just as crucial as ‘water’. That is why a precise analysis of plant images is needed. ‘Plants’ are primal matter and medium that implicates life and is an essential element that maintains the world. Therefore, these traits of plants become an indispensable medium for composing the poet’s poetry world. The main plant images in Gi Hyeong-do’s poetry are ‘trees’, ‘leaves’, and ‘flowers’. Their meanings are extended to ‘life’ in a relationship between his poetic identities and subjects. He portrayed ‘loss’ and ‘absence’ from his childhood through plant images by developing these meanings, showing the recognition of tragic life and the way his poetic subjects responded to life. The characteristics of Gi Hyeong-do’s poetry noticeably show ‘despair’ rather than ‘hope’. The critical point of his poetry is that his poetic subjects recognize that reality has ‘no hope’. With this recognition, his subjects pursue hopelessness and try to conclude life in ‘despair’. This attitude indicates that life is in ‘despair’ and approaches the idea that ‘hope’ will always be ‘somewhere out there’ with denial. This is incarnated as ‘deeply hidden and vanishing subjects’ through ‘plant images’.
Chapter Ⅱ will focus on how the poet’s tragic perception of reality was formed through plant images. He reflected on the losses he experienced during his childhood and throughout his family history using images of ‘flowers’. The ‘hopeless’ world he expressed through the bloom and fall of flowers will be examined. In addition, focus will be placed on the world of death represented and established through trees, reflecting the present viewed through deficiency. This study will show that the hollow form of the tree within this silent and imprisoned poetic world is represented by the ‘human tree’ creeping closer to death.
Chapter Ⅲ will examine the plant images to understand how his poetic subjects that belonged to reality devolved from ‘imprisoned subjects’ to ‘extinct subjects’. The lyrical topics used ‘rotten twigs’ to express the decayed and devastated world. These rotten twigs had lost their vitality, becoming isolated and ‘silent’. By being ‘silent’, his poetic subjects ‘ruin’ themselves, showing the process of the ‘imprisoned subject’ becoming ‘extinct’. These aspects of the subjects are shown as an expression of the poetic subjects’ self-awareness, and this study will approach the poetic subject’s life and gradual ruin through plant images. Because of Gi Hyeong-do’s sudden death, Gi Hyeong-do and his poetry world have been only focused on and recognized for images of ‘death’. However, in his unpublished poem ‘extinction’ appears as a means for the ‘creation’ of new life. In
other words, he composed hope and ‘life’ through despair and death.
본고는 기형도 시에 나타난 식물 이미지를 중심으로 기형도 시의 현실 인식과 주체의 대응 양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기형도 시에 나타나는 식물 이미지로부터 발현된 시적 주체의 양상은 시인의 유년 시절의 모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기에 기형도 시 세계의 일관된 맥락으로 등장하는 식물 이미지를 분석하는 작업은 기형도 시의 이미지 담론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기형도 시의 식물 이미지 연구는 단편적으로 이루어지거나 특정 시편에서만 편중되어 총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기형도 시에 나타난 이미지 연구는 그의 등단작 「안개」를 비롯한 대표작들을 통해 ‘물 이미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기형도 시의 전반에서는 ‘식물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곧 ‘물’ 못지않게 핵심적인 이미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식물’은 생명력을 함축하는 원초적인 물질이자 매개체이며 세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같은 식물의 속성은 시인이 시 세계를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기형도 시에서 대표적인 식물 이미지는 ‘나무’, ‘잎’, ‘꽃’이 있으며, 이들은 시적 주체와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로 확장된다. 이때 그의 유년 시절에서 비롯된 ‘상실’과 ‘결핍’을 식물 이미지를 통해 비극적 현실 인식과 그에 대한 주체의 대응 양상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형도 시를 통해 나타나는 현실 인식의 특징은 ‘희망’보다는 ‘절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중요한 점은 시적 주체가 이러한 ‘희망 없음’을 인식하고 ‘절망’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태도에 있다. 이와 같은 시적 주체의 태도는 단지 ‘절망’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저 너머’에 있을 것이라는 관념을 ‘부정’의 방법으로 접근한다. 이는 ‘식물 이미지’를 통해 ‘유폐되고 소멸하는 주체’로 구현된다.
Ⅱ장에서는 식물 이미지를 통해 비극적인 현실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주목하고자 한다. 유년 시절의 가족사로부터 비롯된 상실을 통해 바라본 과거를 ‘꽃’ 이미지를 주축으로 하여 꽃이 피고 져가는 모습으로 ‘희망 없음’의 세계를 살펴본다. 또한 결핍을 통해 바라본 현재의 모습을 나무로부터 표상되고 규명되는 죽음의 세계에 주목한다. 침묵과 은폐된 시 세계 속에서 황폐한 내부를 지닌 나무의 형상은 죽음에 도달해가는 ‘인간 나무’의 모습으로 나타남을 밝히고자 한다.
Ⅲ장에서는 식물 이미지를 통해 비극적 현실 세계에 속한 주체가 ‘유폐된 주체’에서 ‘소멸하는 주체’로 전이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시적 주체가 바라보는 썩고 피폐한 외부 세계는 ‘썩은 가지’로 드러난다. 이를 통해 생명력을 상실한 채 고립된 존재가 ‘침묵’하는 형상을 담아낸다. 이때 ‘침묵’은 스스로를 ‘폐허’로 만들며 수동적이고 ‘유폐된 인물’이 ‘소멸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주체의 양상은 시적 주체의 자기 인식의 발로로 나타나며 시적 주체의 삶 또한 서서히 몰락해나갈 것이라는 식물 이미지를 통해 접근해보고자 한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통해 기형도와 그의 시 세계에 ‘죽음’의 이미지가 편중되어 주목받은 점이 있다. 그러나 그가 남긴 미발표 시에서 ‘소멸’은 새로운 생명을 위한 ‘생성’으로 나타난다. 즉, 절망과 죽음을 통해 희망과 ‘삶’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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