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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왕실 사찰, 법주사의 마애조상군 연구 = A Study on the Group of Rock-carved Buddhist Figures at Beopjusa, a Royal Temple of the Goryeo Dynasty
저자
박영민 (동국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6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43-77(35쪽)
제공처
속리산 법주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륵도량이다. 그 중 법주사 입구에 위치하는 마애조상군은 미륵신앙과 법주사의 오랜 역사를 함께 품고 있는 독보적인 유산이다. 법주사 마애조상군은 법주사 입구 ‘추래암’이라는 바위의 한 덩어리에 가까운 바위굴 내외에 함께 조성되어 있는 마애여래의좌상, 지장보살상, 부조상을 지칭한다.
법주사 마애조상군은 법주사의 오랜 역사 중 고려시대를 대표한다. 특히 마애조상군 중 주존으로 추정되는 마애여래의좌상은 고려시대 마애조상의 제작 방식으로 대표되는 저부조 형식으로 제작되었고, 과장된 신체 표현, 큼직하고 정연하게 표현된 나발 등의 요소에서 11세기 후반~12세기 불상과의 친연성이 엿보인다. 그러나 이 불상은 고려시대 불상 중에서는 보기 드문 의좌의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같은 공간에 조성되어 있는 성문형 지장보살상 역시 고려 전기보다는 고려 13~14세기 이후에 유행하는 도상이어서, 양식적인 특징만으로는 이 불상의 제작 시기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고려시대 법주사의 연혁 속에서 마애조상군의 제작 시기를 검토해보고자 하였다. 법주사는 11세기 전반 이전까지의 역사가 분명하지 않지만, 11세기 후반 문종의 아들이자 혜소국사 소현의 수제자였던 도생승통 왕탱이 주석하면서부터 왕실과의 밀접한 관련 속에 중흥을 누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 이후 법주사의 역사는 왕실과 유가업 간의 긴밀한 연결고리 안에서 흘러갔으며, 이는 마애여래의좌상의 조성에 왕실이 개입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법주사 마애조상군에서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마애여래의좌상, 지장보살상, 마애부조상의 제작 방식이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이 세 가지 주제의 상, 특히 마애여래의좌상과 지장보살상, 부조상의 제작 시기가 다를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12세기 전반 이후 법주사 유가업 신앙의 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 시기 고려 유가업에서는 진표의 사상과 신앙이 부흥하였고, 법주사에서는 진표 계승 의식이 고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앙의 변화는 법주사 마애조상군의 지장보살상과 마애부조상의 조성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마애부조상은 진표와 그의 제자에 의한 법주사 창건 연기를 도해한 것으로서, 그 조성 시기는 진표율사의 전기가 명문화된 12세기 후반 무렵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이 법주사 마애조상군은 추래암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조성되어 있지만, 마애여래의좌상이 가장 먼저 조성되고 그 이후에 지장보살상과 부조상이 추가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마애여래의좌상에 나타나는 일부 양식적인 특징은 고려 전기에서 고려 후기로 이행하는 고려 불상 양식의 추이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도생승통이 주석하였던 11세기 후반-12세기 전반이 고려시대 법주사의 최대 중흥기였다는 사실과 부합한다. 또한 지장보살상과 부조상은 12세기 유가업의 변화에 따른 진표 계승 인식에 의거하여 조성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법주사 마애조상군은 고려시대 법주사의 중흥과 변천상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고려의 변혁기에 조성된 고려 마애조상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미륵과 지장, 창건연기라는 각기 다른 조각 내용은 유가업 사찰 법주사의 신앙적 변화 양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Beopjusa Temple in Songnisan Mountain is Korea's representative Maitreya Buddhist temple. Among them, the rock-carved statues located at the entrance to Beopjusa Temple are a unique heritage site, embodying both the Maitreya faith and the temple's long history. The Beopjusa Rock-carved Statues include a seated Buddha, a Ksitigarbha Bodhisattva, and relief statues, all carved within and around a rocky cavern called "Churaeam" at the temple's entrance.
The Beopjusa Rock-carved Statues represent the Goryeo Dynasty, the temple's long history. The seated Buddha, presumed to be the principal statue, is crafted in a bas-relief style typical of Goryeo rock-carved statues. Its exaggerated physical expression and large, well-defined hair suggest affinities with Buddhist sculptures from the late 11th and 12th centuries. However, this Buddha statue occupies a rare seated position among Goryeo-era Buddhist statues. Furthermore, the Ksitigarbha Bodhisattva statue, carved in the same space, is a popular iconography from the 13th to 14th centuries of Goryeo rather than the early Goryeo period. Therefore, it is difficult to pinpoint the date of its creation based solely on stylistic characteristics. Therefore, this paper aims to examine the timing of the rock-carved statues within the context of the history of Beopjusa Temple during the Goryeo period. While the history of Beopjusa Temple is unclear prior to the early 11th century, it is believed to have experienced a revival in the late 11th century, under close ties to the royal family, beginning with the appointment of Wang Taeng, son of King Munjong and a disciple of Hyeso State Preceptor Sohyeon, as its presiding officer. From this point onward, the history of Beopjusa Temple unfolded within the close ties between the royal family and the Confucian community, suggesting the possibility of royal involvement in the creation of the Seated Rock-carved Buddha.
Another noteworthy aspect of the Beopjusa Rock-carved Statues is the differences in the production methods of the Seated Rock-carved Buddha, the Ksitigarbha Bodhisattva statue, and the Rock-carved Relief Statue. This suggests that the three subjects—specifically, the Seated Rock-carved Buddha, the Ksitigarbha Bodhisattva, and the relief—may have been created at different times. This likely relates to changes in the Buddhist faith at Beopjusa Temple after the early 12th century. During this period, Jinpyo's ideas and beliefs were revived in Goryeo Buddhism, and the consciousness of Jinpyo's succession was heightened at Beopjusa Temple. This shift in faith likely formed the backdrop for the creation of the Ksitigarbha Bodhisattva and the relief in the Beopjusa Rock-carved Statues. The relief depicts the founding of Beopjusa Temple by Jinpyo and his disciples, and its creation is likely to have occurred around the late 12th century, when the biography of Master Jinpyo was documented.
Thus, the Beopjusa Rock-carved Statues are located within a single space called Churaeam Hermitage. However, it is believed that the Seated Rock-carved Buddha was created first, followed by the Ksitigarbha Bodhisattva and the relief. In particular, some of the stylistic characteristics of the Seated Rock-carved Buddha reflect the transition in Goryeo Buddhist sculpture style from the early Goryeo period to the late Goryeo period. This is consistent with the fact that the late 11th century and early 12th century, when Dosaengseungtong was an annotator, marked the peak of Beopjusa Temple's revival during the Goryeo period. Furthermore, the Ksitigarbha Bodhisattva statue and the reliefs were likely created in the 12th century based on the perception of the succession of Jinpyo, a continuation of the Confucian tradition. Thus, the Beopjusa Rock-carved Statues serve as evidence of the revival and transformation of Beopjusa Temple during the Goryeo period, and can be considered representative examples of Goryeo rock-carved statues created during the turb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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