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별곡>의 탈현실 욕망과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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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2011년
작성언어
Korean
자료형태
한국연구재단(NRF)
1.노랫말의 어휘와 구절의 의미 규명 :「청산별곡」에서 ‘청산’과 ‘바다’는 각각 ‘멀위’/ ‘래’와 ‘마자기’ / ‘구조개’를 먹고 살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음식물은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는 자연적인 산물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두 공간은 현실과 유리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적화자의 청산과 바다의 지향은 고통스런 현실을 벗어나고픈 욕망의 발로라고 하겠다.
이와 같은 진술은 (6)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다만 (6)연에서는 ‘청산’이 ‘바다’로 바뀌면서 ‘머루와 다래’가 ‘나자기와 구조개’로 교체되어 있다. 다시 말해 (6)연은 (1)연과 어휘만 다를 뿐 서술된 내용의 의미는 서로 동일하다.
‘에정지’는 연구자들 간에 ‘부엌’(양주동), ‘갈림길’(성호경, 허남춘), ‘해 저물 무렵’(서재극), ‘고종때 奚琴의 명수 宗智(서수생)등으로 해석을 달리한다. 그런데 ‘에정지’는 (1)연부터 진행되는 문맥상 어떤 특별한 장소라기보다는 현실의 고통을 도피할 수 있는 공간 정도의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같은 해석의 타당성 여부도 자연스럽게 밝히게 될 것이다. 그밖에 ‘설진강수’, ‘사슴이 짐대예 올아셔 奚琴을 혀거를 드로라‘ 등 아직까지 난해구로 인식되어 연구자들마다 달리 해석하고 있는 단어나 구 또한 풀어야 할 과제이다. ’설진 강수를 비조라‘의 주체는 누구인가? 등의 문제도 문법적인 측면과 노랫말 속에 담겨진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검토하여 시적화자와의 관계를 정립해 볼 것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어휘와 서술 어미 등을 치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작품을 해석하는데 유용한 방법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2. 노래의 구조 분석 : 「청산별곡」의 구조에 관한 연구는 앞서 보았듯 ‘청산의 노래’와 ‘바다의 노래’로 결합된 노래로 인식하거나 (5)행과 (6)행이 서로 바뀌었다는 견해, 악장가사에 실려 있는 全文이 원래의 노래라고 보는 경우로 요약된다. 모두가 이 노래의 올바른 해석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주장이다.
본 연구에서는「청산별곡」의 구조를 분석할 때 노랫말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소재중심적인 방법을 탈피하고 이 노래만이 간직하고 있는 숨겨진 미의식을 찾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화자의 심리 태도는 연마다 행간에 녹아 있다. 특히 (1)연과 (6)연의 이해는 작품분석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두 연은 표면적으로는 ‘청산’이 ‘바다’로 바뀌면서 ‘머루와 다래’가 ‘나자기와 구조개’로 교체되어 있다. 다시 말해 (6)연은 (1)연과 어휘만 다를 뿐 서술된 내용의 의미는 서로 동일하다. 그러나 (1)연과 (6)연의 시적화자의 심사는 전혀 다른 상태라고 판단된다. (1)연의 진술 후 (2),(3),(4)연으로 자신의 현재의 상황을 토로 한 것과는 달리 (6)연에서는 (2),(3),(4)연처럼 시적화자의 현재의 상황을 구구절절 진술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생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6)연에서 보여준 시적화자의 진술태도 변화는 자신이 어떻게 하더라도 주어진 현실은 바뀔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한 후 ‘아서라!’와 같은 체념에 따른 심경변화로 급반전(急反轉)되었다고 보는 것이 연구자의 판단이다.
3.탈현실 욕망의 의미 부여 : 문학에서 이상세계에 대한 동경은 일반적인 모습이다. 탈속의 공간이나 신선세계, 유토피아, 환타지를 꿈꾸는 일은 고전문학뿐만 아니라 현대문학에서도 줄기차게 애용되는 단골 메뉴이다. 이상세계를 꿈꾸는 원인은 현실의 고달픔에서 발생될 수도 있고, 새로운 낙원 세계를 소망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피안지향’을 꿈꾼다는 사실은 인간이 현실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청산별곡」에서의 탈현실 욕망 이해에는 (1)연의 서술 어조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적화자의 ‘청산’ 지향은 선행연구에서 주장하듯 ‘앞으로 살았으면 하는 기대’나 ‘지금 살고 싶다고 하는 의지’가 아닌, 과거에 가지 못했던 회한의 고백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점에 주목하여 작품을 이해한다면 탈현실 욕망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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