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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의 트라클 시에 대한 해석 = Heideggersche Interpretation über Georg Trakls Gedic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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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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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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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3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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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트라클 시에 대한 하이데거의 해석을 정리한 것이다. 전회 이후의 후기 하이데거는 예술, 특히 시의 문제를 가지고 존재사유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가 거론하는 시인들 중 휠더린과 릴케, 게오르게에 대한 연구에 비해 트라클에 대한 연구는 미미하고, 게다가 색깔의 이미지를 가지고 존재의 장소론을 논의하는 트라클 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에 하이데거 시론 중 존재사유의 문제를 가장 색채감 있게 서술하고 있는 트라클 시론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하이데거는 『언어의 도상』의 「시에서의 언어」에서 트라클 시에 대한 해석을 한다. 트라클의 시 〈영혼의 봄〉의 한 구절, 즉 “영혼은 지상의 나그네 이다”를 가지고 영혼이 겪는 존재사건의 도정을 추적한다. 여기서 하이데거는 영혼이 존재를 찾아 떠나는 한에서 영적이고, 그런 한에서 정신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푸른 들짐승”이라고 규정한다. 푸른 들짐승인 영혼은 그 “푸름”이라는 색채가 보여주듯이 밝음과 어둠 양자를 함축한 이중성을 가지고 있고, 그로써 그것은 영적인 죽음을 감행할 수 있는 “세상을 등진 사람”이다. 세상을 등진 사람은 존재의 죽음을 감행할 수 있는 까닭에 영적인 정신을 지닐 수 있고, 그로써 그는 황금빛 얼굴의 엘리스, 즉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의 후손이며, 그의 죽음에의 여행은 금빛 거룻배를 타고 수레국화다발을 지나 존재의 그윽한 장소로 데려다 준다. 이 그윽한 장소가 곧 시작과 사유가 공속하는 존재의 장소인 것이다. 이러한 장소의 본질, 즉 장소의 장소성을 자리매김하는 것이 바로 어떠한 설명도, 명증도 아닌 ‘자리밝힘’(erortern)이고, 그러한 자리밝힘의 사유인 것이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존재의 자리를 자리밝히는 데서 시작과 사유의 근원이 되는 언어의 본질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존재의 자리밝힘은 존재에 대한 사유이다. 자리밝힘이 이렇게 존재사유이기 때문에 그것은 대상에 대한 근거율을 추구하는 ‘설명적 밝힘’(erklaren)도 아니고, 그러한 근거의 사태 자체의 드러남을 기술하는 ‘명증적 밝힘’(erlautern)도 아니다. 전통형이상학이 설명적 밝힘의 방법론을 사용하였다면, 그러한 존재-신론적 형이상학의 한계를 현상학은 명증적 밝힘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였다. 의식주관의 선험적 관념론에서 명증적으로 자명한 사태자체라는 개념으로는 자신의 존재론적 기반까지 기술할 수 없었기에, 현상학의 명증적 밝힘은 자리밝힘의 사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하이데거는 주장한다. 왜냐하면 존재의 자리를 주목하는 이러한 자리밝힘에서 비로소 우리의 존재이해 속에 있는 존재가 자신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리밝힘의 사유에서 존재는 자신의 장소를 역사적으로 말해주는 사건을 수행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하이데거의 트라클 시론은 단순한 문학론이나 문학 비평을 넘어서 기존의 형이상학적 사유에 대한 도전이고 그 극복에 대한 고뇌이며, 나아가 새로운 존재론에 대한 치열한 모색이며 그 방향 제시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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