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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별곡> ‘강-배’ 비유의 현대적 계승과 변용 = The Modern Succession and Transformation of the “River-Boat” Analogy of “Seogyeongbyeolgok(西京別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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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욱 (경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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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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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남녀 관계를 가리키는 <서경별곡>의 ‘강-배’ 비유가 현대 시문학 작품에서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본 글이다. 표층적 차원에서 <서경별곡>의 ‘강-배’ 비유는 ‘도강의 수단’ 및 ‘이별의 계기’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대동강”이 실제의 강, “배”가 도강을 위한 교통수단을 뜻하면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행위는 화자가 임과 이별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심층적 차원에서는 ‘강-배’ 비유가 애정의 쌍방인 남성과 여성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강물 위에 배가 떠다니는 상황은 남녀의 육체적 결합을 상징한다.
본고에서는 <서경별곡> ‘강-배’ 비유의 표층적 차원의 의미를 계승한 사례로 <떠나가는 배>와 장석남의 <배를 밀며>를 검토해 보았다. 남녀 사이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강-배’ 비유를 활용하고 있는 두 작품에서, 특히 <떠나가는 배>에서는 시적 자아의 이별과 외로움을 ‘배’의 탓으로 돌리고자 하는 발상이 “저 배는 야속하리”에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서경별곡>의 화자가 임과의 이별을 사공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배를 밀며>에서 화자는 임과의 이별을 자신이 배를 밀어 그 배가 손에서 떨어지고 시적 자아로부터 멀어지는 상황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서경별곡>이나 <떠나가는 배>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바이다.
<서경별곡> ‘강-배’ 비유의 심층적 차원의 의미를 계승한 사례로는 <내 마음>, 서정주의 <모조리 돛이나 되어>와 <추천사>를 살펴보았다. <내 마음>의 “내 마음은 호수요 / 그대 노 저어 오오”라는 구절에서는 화자가 자신을 “호수”에, 상대방을 “배”에 비유하면서 ‘호수에 배가 떠다니는 상황’과 그 배가 ‘시적 화자에게 다가오는 상황’을 통해 애정의 두 당사자 간의 만남과 사랑의 성취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실연한 사람들이 다시 사랑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모조리 돛이나 되어>에서는 “실연”을 상징하는 “돌”에 “돛 단 배”를 뜻하는 “돛”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것이 다시 강이나 바다에 떠가기를 기원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원은 <서경별곡>에 나오는 ‘물-배’ 비유의 심층적 문맥에서 보면 남녀 간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추천사>는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을 모티프로 하는 <춘향가>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 <춘향가>를 원작으로 하여 재창작된 세 편의 연작 가운데 나머지 두 작품인 <다시 밝는 날에>와 <춘향유문>이 모두 이도령에 대한 춘향의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 원작에서 두 인물의 사랑의 계기가 된 “그네”를 미는 행위로부터 작품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춘향의 자유로운 사랑에 대한 갈망과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의 사랑을 아무런 구속 없이 이룰 수 있는 이상적 세계에 대한 동경을 표현한 작품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그넷줄을 미는 행위’와 그것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 제시된 ‘배를 내어 미는 행위’는 모두 이도령과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춘향의 마음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바다로 배를 내어 미는 행위’는 두 당사자 간의 사랑의 성취라는 함축적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의 구속과 제약을 뜻하는 “수양버들 나무”, “풀꽃데미”, “산호”, “섬”과 같은 존재들과의 결별이라는 의미...
분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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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 평가예정 | 재인증평가 신청대상 (재인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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