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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할 수 없는 죄: 무의식의 코드를 통해 본 『죄와 벌』 = Unpunishable Crime : The unconscious code of 『Crime and Punishment』
저자
김종민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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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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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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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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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9(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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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꼴리니꼬프는 예심판사 뽀르피리 뻬뜨로비치에게 자신의 죄를 실토하는 것이 아니라 소냐, 그리고 부경찰서장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 자수한다. 소냐는 라스꼴리니꼬프의 성 본능을 승화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여인이다. 또한 공개적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자수를 토로하는 대상이, 심문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추궁하면서 밀고 당기는 심리전을 계속했던 예심판사가 아니라 꿈 속에서 여주인을 폭행하고, 루이자 이바노브나에게 성적인 폭언을 퍼부었으며, 라스꼴리니꼬프가 자수를 하는 그 순간까지 ‘모자’ 운운하면서 알 듯 말 듯한 상징적 의미만 던지던 부경찰서장이었다는 점은 무의식이 지닌 위력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부경찰서장을 향한 라스꼴리니꼬프의 다음 발언은 부경찰서장이 자신의 무의식을 꿰뚫고 있다고 인식하면서부터 느끼게 되는 그와의 긴밀한 유대감의 발로이다.각종 폭력 및 성적 암시를 담고 있는 꿈들로 점철된 소설의 실질적인 결말 부분은 주인공의 범행자백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엄숙하면서도 진지해야할 이 장면에서 뜬금없는 부경찰서장의 모자 운운하는 모습은 농담으로 보기에도 실로 난감할 정도지만 그의 발언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경찰서장은 자신의 모자를 찜메르만 상점에서 사겠다고 말한다. 라스꼴리니꼬프의 모자도 찜메르만 모자였다. ‘모자 밑에 간직된 것, 모자로 가려진 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비록 모자는 같은 상점에서 구입한다 하더라도 모자 밑에 가려진 것을 사지는 않겠다는 부경찰서장의 말은 결국 라스꼴리니꼬프처럼 성과 관련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라스꼴리니꼬프를 반면교사로 삼아 좋은 교훈을 얻었다는 부경찰서장의 자기 고백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방문을 한 번도 잠그지 않았지만 자물쇠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2년 동안이나 한 라스꼴리니꼬프가 결국은 ‘죄’를 지었고, 문을 잠글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행복할 것이라고 무심코 내뱉은 그의 말이 실언이 아니었음은 부경찰서장의 이러한 ‘모자’ 발언과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 소설의 도입부에 묘사된 라스꼴리니꼬프의 찌그러진 모자 부분과 소설 결말 부분의 부경찰서장에 의한 모자 발언은 이처럼 소설을 앞뒤로 감싸면서 우리를 무의식의 세계로 인도한다. 분명한 성적 상징을 담고 있는 노파 살해는 명백한 살해의도를 지닌 라스꼴리니꼬프의 정상적 의식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단죄 받아 마땅하지만, 살인 전후로 계속 이어진, 다양한 성적 코드로 얼룩진 여러 폭행 꿈들은 무의식 중에 발생한 일로 벌할 수 없는 죄라 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사디즘과 마조히즘, 페도필리아(pedophilia), 음담패설 및 농담 등 처음부터 마지막 부분까지 소설을 관통하는 주요 화두는 성이라는 인간 본능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인간의 무의식 기저에 자리잡은 본능에 천착하면서 누구도 드러내놓고 담론화하길 꺼려했던 성을 대담하게 공론화, 체계화시킴으로써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던 프로이트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생리학 및 자연과학을 전공한 과학도로 출발했지만 인간의 이성에 대한 맹신이 절대적이던 그 당시에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무의식의 지평을 개척한 프로이트에게 있어서, 과학문명에 대한 신봉 및 지나친 합리주의를 경계하며 인 ...
분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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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01 | 평가 | 등재후보학술지 선정 (신규평가) | KCI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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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21 | 0.21 | 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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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0.21 | 0.377 | 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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