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유년문학의 형성과 전개에 관한 연구
본고는 1930년대 유년문학의 형성과 전개 양상을 유년교육과의 상관성 하에서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식민지시대의 유년문학은 유년교육과의 상관성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특징이 강하다. 유년교육의 등장으로 유년독자를 인식하게 되고, 유년독자의 인식은 유년문학 창작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식민지시대의 아동문학은 소년회가 중심이 된 소년문예운동을 기반으로 성장하였기에, 상대적으로 유년문학에 대한 인식은 매우 미흡하였다. 1930년에 들어서야 이광수, 홍은성, 송완순 등의 의해 유년문학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유년독자를 위한 장르 명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1920년대에 교회 설립이 증대하자, 부설교육기관으로서 유치원과 주일학교도 함께 설립되어 유년을 교육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유년독자를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동화와 동요의 필요성이 교육현장에서 제기되었으며, 유년교사들은 기존에 창작된 아동문학 작품을 개작하는 방식으로 창작 활동에 관계했다.
아동문학가들이 유년문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보육학교 강의 활동과 유년 주일학교 교사로 참여한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방정환은 1920년대 중후반부터 중앙보육학교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하였으며, 1930년 초에는 색동회가 경성보육학교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년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또한 김태오는 유년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였으며, 최인화, 모기윤 원유각은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YMCA) 회원으로 주일학교와 관련된 교사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아동문학가들은 유년문학을 창작하면서 동심을 표현한 예술운동과 민족성은 담은 계몽운동을 실천하였다. 1933년 정인섭을 중심으로 ‘조선아동예술연구협회’가 조직되어 유년의 순수한 동심을 기반으로 한 예술운동을 실천하였다. 한편 이태준, 박태원, 이무영 등 구인회 작가들은 카프의 계급주의 방식과 차별화된 생활동화로 모더니즘 색채의 예술운동을 실천하였다. 또한 당시 일제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유치원 공간을 활용하여 동화·동요 발표대회를 전개하며 우리말과 글을 널리 알리는 민족운동도 함께 실천하였다.
이처럼 유년문학과 교육이 서로 연관되어 전개되는 특성을 기반으로 본고는 문학과 교육의 분야에서 각각 전개된 유년문학의 창작 양상을 동화와 동요로 나누어 살핀 후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성을 도출해 보았다.
우선 동화 분야를 살펴보면, 아동문학가들의 유년동화는 유년의 교훈세계, 유년의 동심세계, 유년을 위한 서술방식이라는 세 가지 특징이 나타났다. 첫째, 유년의 교훈세계는 외국 동화의 번역과 옛이야기의 재화 또는 유년의 생활이야기를 담은 생활동화를 통해 전개된다. 그리고 계급주의 성향을 지닌 『별나라』와 『신소년』에서는 유년을 대상으로 노동의 중요성 및 무산계급의 불평등한 사회구조 등 운동성을 담은 작품들을 소개하여 작가의 정치적 목적의식을 유년동화에 투영하기도 하였다.
둘째 유년의 동심세계는 물활론적 사고를 지닌 유년의 특성을 반영하여 동식물이나 사물을 동등한 인격체로 간주하거나 꿈을 매개로 현실과 공상 세계가 공존하는 상상의 이야기를 추구하였다. 유년들의 실제 놀이를 소재로 하거나 반복되는 말의 표현으로 생동감을 부여하거나 만화 또는 그림책 형식으로 유년의 동심 세계를 재미있게 표현하였다. 또한 유년의 심리를 묘사한 작품들도 소개되면서 유년문학의 예술성이 점점 높아지고, 하나의 독자적인 문학 영역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셋째, 유년을 위한 서술방식은 유년의 호기심을 담은 대화 방식, 구연을 위한 극화 방식, 시각 자료를 활용한 그림책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실제 상황 속 대화체는 생동감을 전하며, 동요가 삽입된 유년동극의 형식은 새로운 예술적 접근 방식을 추구하였다. 또한 시각 자료를 활용한 그림책 방식은 아직 글 읽기가 서투른 유년들의 특징을 반영한 서술방식으로 1930년대부터 유년들을 대상으로 시도되었다.
유년교육자들의 유년동화는 교재에 수록된 동화와 신문·잡지에 수록된 동화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교재에 수록된 동화는 『어린이낙원』과 『보육일안』을 중심으로 분석해보았는데, 교훈성을 담은 동화들이 대다수였다. 외국의 번역물이 대다수였으며, 지명이나 인물의 이름을 현재 유년들에게 익숙한 실제 이름으로 사용한 점이 특징이었다. 『보육일안』은 월별 주제에 맞는 동화가 소개되었으며, 우리의 옛이야기가 게재된 점이 인상적이었다. 1938년 당시에는 교과서에서 우리말과 글을 사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유년교육에서는 우리의 민족정신을 담은 옛이야기를 소개하고 유년들에게 널리 읽혔던 것이다.
신문이나 잡지 등의 매체를 통해서도 유년교육자들의 동화들이 발표되었다. 초기에는 번역과 재화물을 위주로 하였으나 점차적으로 동심의 세계가 작품 속에 반영되면서 작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년들의 놀이세계가 담겨 있기도 하며, 순간의 사건으로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공존하기도 하며, 반복되는 표현으로 생동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유년의 심리를 묘사하는 수준까지는 미치지는 못하였다.
동요 분야를 살펴보면, 아동문학가들의 유년동요는 언어의 리듬감, 놀이와 상상의 소재, 유년의 심리묘사의 세 가지 특징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단어와 어절 그리고 연의 구성은 작품에 운율을 형성하여 리듬감을 제공하였다. 유년동요의 내용 안에는 유년들의 놀이와 상상의 세계를 소재로 담고 있었으며, 특히 윤석중의 놀이세계에는 상상의 요소가 가미되어 유년다운 기발함과 유희성이 두드러졌다. 윤복진의 동요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입말체의 구성과 윤석중의 동요에서 나타난 문답 형식의 대화체는 실제 유년의 말을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주어 유년의 심리를 잘 묘사하였다.
유년교육자들의 유년동요는 보육 항목 내 창가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이 때의 창가는 보통학교 이상의 계몽적 창가가 아닌 동요로서의 창가였다. 『보육요체』에서 제시하듯이 창가는 유년의 흥미에 적합해야함을 재차 강조하였으며, 표정유희창가로서 동요의 노랫말을 예술적인 동작으로 표현하는 것을 중시하였다. 대표적인 유치원 창가집으로 차사백과 이영보가 공저한 『표정유희창가집』이 있는데, 외국의 동요에 가사를 붙인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움직임·관찰·상상을 통한 유희 이렇게 3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여기에서도 아동문학가들이 보여준 언어의 리듬감과 놀이와 상상의 소재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윤복진과 윤석중의 작품에서 보여준 입말체와 대화체를 통한 심리 묘사 기법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유년교재 속 작품 중 주목할 점은 바로 우리의 창작동요가 실렸다는 점이다. 우리말과 글의 사용에 제약이 많았던 상황이었지만, 유년교재 안에서는 우리말과 글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유년교육을 통해 우리의 동요를 널리 부르면서 우리의 말과 글을 전할 수 있었다. 특히 주일학교 동요집인 강신명의 『아동가요곡선 삼백곡』에는 다수의 창작 동요가 실리는데, 아이생활사의 임홍은이 엮은 유년문학선집 『아기네동산』과 유사하게 4계절을 중심으로 편집되었다. 이 점을 통해 유년 주일학교와 관련되어 창작된 교재들 간에는 서로 연관성을 지니고 있으며, 유년 주일학교 교재에 우리의 유년문학을 담아 우리의 말과 글을 널리 읽히고 불리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아동문학가들과 유년교육자들의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본고가 도출한 유년문학의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장을 도모하는 교훈성으로, 외국동화의 번역과 옛이야기의 재화 그리고 생활동화를 통해 삶의 덕목을 교화시키기 위한 작품들을 창작하였다. 또한 시대가 요구하는 민족정신의 교화로 우리말과 글을 사용하여 우리의 옛이야기와 창작동요를 널리 읽히고 불리게 하였다.
둘째, 유년기 특성을 반영한 유희성으로, 유년의 놀이와 상상의 요소를 담은 작품들을 창작하였다. 유년의 실제 놀이 장면을 표현하거나 물활론적 사고를 반영하여 자연이나 사물을 동등한 인격체로 인식하고 꿈을 매개로 공상 세계를 작품 속에 반영하였다.
셋째, 동심을 표현한 예술성으로, 반복적인 표현을 통해 리듬감이 뛰어난 작품들을 창작하였다. 행동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각적 표현들은 대상을 강조하기도 하고 운율을 형성하여 생동감을 부여하기도 하였다. 또한 대화체와 입말체의 사용은 실제 유년들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유년의 심리를 묘사하는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이처럼 유년문학은 유년교육을 기반으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아동문학가들은 유년교육의 영역에서 예술 활동과 시대가 요구하는 민족운동을 실천해나갔다. 그리고 아동문학가들에게서 나타난 유년문학의 특징들이 유년교육자들의 작품에서도 동일하게 표현된 것을 통해 유년교육자들이 아동문학가들의 영향 아래 작가로서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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