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당.국가기구.군대
이 연구는 해방 이후 지금까지 당, 국가기구, 군을 기구 및 엘리트 차원에서 지속성과 변화를 규명하는데 목적이 있다. 당・정・군 관계는 김일성의 사회주의 당-국가체제 확립 노력 시기(1945〜1956), 사회주의 당-국가체제 확립 및 단일지도체계의 수립 시기(1956〜1967), 유일지도체계 및 수령제 확립 시기(1967〜1994), 그리고 김정일 하의 선군정치의 시행과 선군사상 정립 시기(1995〜현재) 등으로 시기를 나누어 볼 수 있다.
김정일시대에 군대와 정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핵심 통치수단으로 기능하는 당의 우위와 영도 원칙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 또한 당조직의 축소 및 인원감축 현상은 있지만 이것을 당조직 체계상의 변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1998년 이후 중앙국가기관의 체계 및 운영 상 특징은 중앙국가기관의 상대적인 안정화, 내각의 기술전문성 강화와 경제적 효율성 중시, 군과 국방위원회 중심의 ‘선군정치’ 방식과 실리를 결합한 ‘강성대국 건설’ 추진 등을 들 수 있다.
지방정권기관은 원래 중앙 및 당에 의한 이중통제체제로 운영되었으나 중앙의 경제적 부담 최소화를 위해 1960년대 중반이후 군(郡) 중심의 자력갱생 혹은 지역적 자립경제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정치사상에 의한 행정경제지도는 경제적 효율성과 배치되며 마찰을 빚었다. 1990년대 이후 행정경제적 효율성과 실리추구 정책을 추진하였지만 중앙 통제가 여전히 지방과 생산현장을 강제하고 있다.
북한은 지방인민회의에 지방정부 구성 권한 부여 등 형식적으로 지방분권화를 표방하고 있다. 이것은 중앙의 경제적 부담을 지방에서 지는 것이지 정치적 의미의 분권 및 자율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수립 이후 현재까지 경제관련 부서의 변화가 심하다. 그러나 경제에 대한 당의 개입은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였고 당・정 간 갈등을 유발하였다. 북한은 당의 경제개입 및 노동력 관리로 직장이 노동자들의 생활을 통제하며, 당비서들이 지배인의 지휘권을 접수하고 있는 구조이다.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구는 조선인민군이다. 군 편제는 1948년 창건 이래 세 차례의 변화했는데 군 통수권이 최고권력자인 김일성・김정일에게 있다는 점, 기능별 단일군식 군제와 지상군 우위체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 즉각적인 군사동원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 등은 공통적이다. 군 위상은 변화가 없지만 주민들의 인식, 즉 대민 위상 부문에서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배엘리트 중에서 당 관료와 군인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선군시대’에 지배엘리트 내 군 간부의 비중은 당분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2004년부터 당 중앙위원회의 일부 전문부서의 개편・정비, 내각의 위상 강화에 따라 전문 경제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한편 군사・경제적 부문에서 지배엘리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향후 북핵문제 해결,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시장경제의 확대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수령중심의 당-국가체제’에 질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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