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에서 지방으로’ 신위 형식의 변화와 지방용 제구의 등장 - 구한말 이후 지방독을 중심으로 - = Changes in the Form of Sinwi from Sinju to Jibang and the Emergence of Ritual Utensils for Jibang : Focusing on Jibangdok after the Late Joseon Period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Confucian rituals in Joseon are based on Zhu Xi's Garye, according to which the formal shape of sinwi is a mokju, which is known as sinju(神主). However, as Confucian ancestral rites spread to the base of society, those who were unable to build shrines or gamsil to enshrine the sinju according to the rules of Garye began to hold rituals with jibang instead of with sinju. On the other hand, many daily guidebooks for rituals in the style of almanacs contained information on “how to use jibang,” and show the changed status of jibang as they were gradually becoming a form for sinwi instead of a substitute for sinju for the poor.
The “Rules of Ritual” established by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in 1934 stipulates that jibang be used instead of sinju and be attached to the inside of the dok(櫝). This influenced the conventional social wisdom of jibang as a ceremonial manual that has social authority based on public authority and seems to have contributed to the mass production of ritual utensils such as jibangdok(紙榜櫝). First, the stance of “Rules of Ritual” was preserved even after liberation and seems to have triggered jibang becoming a form of sinwi. In addition, as jibang became popular as a standard form of sinwi, there was a change in the attitude for dealing with them. Ritual utensils for the purpose of jibang were actively produced. This is proved by the fact that the majority of existing ritual utensils for jibang, especially jibangdok, are concentrated in the Japanese colonial era or later.
The ritual utensils for jibang that were produced at that time began with the use of dok for sinju, and gradually dok dedicated to jibang was produced and appeared in different ways, not only in the form of dok but also asjesado(祭祀圖) and simple jibangpan(紙榜板). In the case of dok, it appeared in a variety of forms, from the judok type and waga type(瓦家形), which were imitations of sinjudok, to the simple box type and the folding threefold type; in terms of materials, they were made not only from wood but also from paper. Jibangdok or jesado in the form of the folding threefold jibangdok is a ritual utensil for jibang and is not found in ritual utensils for sinju.
In this way, the existing ritual utensils for jibang are are the product of the era in which ancestral rites were popularized like a folk custom and jibang became common as a form of sinwi in place of sinju. Jibang becoming a regular form of sinwi is not found in Garye, nor are ritual utensils for jibang. It is hoped that this study helps to break away from biases based on Garye and draw interest in ritual utensils for jibang that reflects the changing times, and particularly establish the concept of jibangdok, which is distinct from sinjudok.

국문 초록 (Abstract)

조선의 유교 의례는 주희(朱熹, 1130~1200)의 『가례』를 근간으로 하는 바, 그에 따르면 정식적인 신위의 형식은 ‘신주(神主)’라 부르는 목주이다. 그러나 유교식 조상제사가 사회저변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가례』의 규정대로 신주를 봉안하기 위한 사당이나 감실 등을 건립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신주 대신 지방(紙榜)으로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한편 1920년대 출간된 다수의 상식백과 스타일의 일용예식서에는 ‘지방 쓰는 법’이 실려있어 지방이 종래 가난한 사람들의 신주 대용품이 아니라 점차 대중적인 신위의 형식으로 자리잡아가는, 변화된 위상을 보여준다.
1934년 조선총독부가 제정한 「의례준칙」은 신주 대신 지방을 사용하고 이를 독(櫝)의 내면에 붙여 사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공권력에 의한 사회적 권위를 지닌 의례 메뉴얼이라는 점에서 지방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통념에 영향을 끼쳤고 지방독(紙榜櫝)과 같은 제구의 양산에도 일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선 「의례준칙」의 기조는 해방 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지방이 정식적인 신위의 형식으로 자리 잡는데 트리거(trigger)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지방이 상시적인 신위의 형식으로 대중화되면서 이를 취급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지방 용도의 제구들이 활발하게 제작된 것이다. 현존하는 지방용 제구들, 특히 지방독의 대다수가 일제강점기 내지는 그 이후에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당시에 제작된 지방용 제구는 신주용 독을 활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지방 전용의 독이 제작되었고 독의 형태뿐만 아니라 그림인 제사도(祭祀圖), 단순한 형태의 지방판(紙榜板)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독의 경우 신주독의 형태를 모방한 주독형(主櫝形)이나 와가형(瓦家形)부터 단순한 상자형과 접이식 3폭형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고 재료에 있어서도 목재 뿐만 아니라 종이 재질의 것까지 제작되었다. 접이식 3폭형의 지방독이나 제사도는 신주용 제구에는 없는 지방용만의 특징적인 제구이다.
이처럼 현전하는 지방 용도의 제구들은 조상제사가 하나의 민속처럼 대중화되고, 신주 대신 지방이 신위의 형식으로서 보편화된 시대의 산물이다. 지방이 상시적인 신위 형식이 되는 것은 『가례』에는 없는 일로 이를 위한 지방용 제구 또한 『가례』 밖의 일이다. 본고가 『가례』 편향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하는 지방용도의 제구들에 대한 관심과 특히 신주독과는 차별화되는 지방독의 개념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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