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可記傳 摩崖刻文에 대한 再論

국문 초록 (Abstract)

이른바 ‘김가기전 마애각문(金可記傳摩崖刻文)’이 본격적으로 조사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학술논문이 발표된 것은 필자에 의하여 처음 이루어졌다. 그것은 본래 『續仙傳』에 수록되었던 김가기전의 내용의 복구(復舊)하기 위한 문헌학적(文獻學的)인 고찰에서부터 착수된 것이다. 그런 연후에 면밀히 내용분석도 가해지게 되었다.
이 마애각문을 처음 발견한 이지근(李之勤) 교수는 단지 17행의 초보적인 짧은 문장으로 소개했을 뿐이다. 감히 초보적인 조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탁본을 거치지 않아 약간의 오류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가 소개한 글은 다음과 같다.
“위쪽은 해서체(楷書體)로 15행, 1행 20자이고, 그 아래 복판 [正中]에 ‘흥융비(興隆碑)’라는 3자가 있다. 앞면에는 몇 행의 소자(小字)가 있고, 뒷면에는 간석(刊石)이란 2자 이상이 있다. 잘 알 수 없는 소자(小字) 1행이 있다. 대자(大字)가 절반이다. 대조를 거친 걸차, 앞 5행은 두보(杜甫)가 지은 『玄壇歌贈元逸人』이라는 시(時)가 있고, 5행 하반 이후부터가 김가기전(金可記傳)이라는 제목의 관련 기사가 있다.…”
필자는 마애각문(摩崖刻文)을 탁본(拓本)하여 정밀히 조사했을 뿐만 아니라 김가기전(金可記傳)이 자리 잡고 있는 배치(配置)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이 석각(石刻)의 연대(年代)가 오래된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생각은 최근 중국학자들 사이에서 나온 주장 때문에 연대 문제를 수정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 필자는 처음부터 이 석각(石刻)이 조성된 시기를 당(唐)말·오대(五代)로 잡았던 것이다. 즉, 이의 하한(下限)을 오대(五代)까지로 보았다.
본고는 바로 이 연대(年代)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근거로써 이 석각(石刻) 안에 자리 잡은 김가기전(金可記傳)의 각사(刻寫) 위치에 관해 검토하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지근교수가 발표한 글에 대하여 시비(是非)만을 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왜냐하면 이(李) 교수에 의하여 잘못 소개되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자연히 오류(誤謬)를 지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오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명(碑銘)을 흥융비(興隆碑)라고 한 점.
둘째, 탁본(拓本)에서 나타나는 5행의 소자(小字)를 ‘몇 행’으로 말한 점.
셋째, 석각(石刻)이 자리잡은 위치에 대한 고찰없이 단지 앞 5행이 두보의 시라고 말한 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