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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해방이후, 전통지식인의 한문 기록과 시대 증언– 『南谷遺集』 수록 詩文을 중심으로 = From Japanese Rule to Post-Liberation: A Traditional Intellectual’s Literary Sinitic Testimony in Namgok Yujip (南谷遺集)
저자
전송희 (부산대학교)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25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559-592(34쪽)
제공처
본 연구는 南谷 李泰夏(1888-1973)의 문집 南谷遺集에 수록된 詩文을 대상으로, 庚戌國恥부터 한국전쟁에 이르는 격동기를 살았던 한 전통지식인의 시대 체험과 인식을 고찰하는 목표 아래 작성되었다.
이태하는 경남 의령 출신으로, 어린 시절 족형 壽山 李泰植에게 수학한 뒤 俛宇 郭鍾錫에게 나아가 배움을 청했다. 경술국치 이후에는 은거의 삶을 선택하고 부모를 모시고 황매산으로 은거하여 해방에 이르기까지 36년 동안 은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이 과정에서 가난뿐만 아니라 만주로 가족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해방 이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선현들의 유적지를 방문하며 전통의 회복을 꿈꾸었으나 곧이어 일어난 한국전쟁으로 다시 피난길에 올라야 했다. 고향의 가산이 모두 불타고 낙동강 유역의 참상을 전하는 소식은 그에게 깊은 좌절을 안겼다. 그러한 고난 속에서 과거 한양을 회상하며 이러한 고난의 역사에 대한 책임을 ‘昏君’과 ‘賊臣’에게 묻는 비판적 인식이 드러난다. 이는 일제강점기 지식인 다수가 국권 회복과 왕실 복권을 염원하던 정조와는 달리, 이태하가 군주제 복권에 대한 기대를 유보한 채 책임 주체를 명확히 지목하는 방향으로 인식 지평을 전환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점에서 南谷遺集은 일제강점기–해방–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약 반세기의 변동을 한 개인의 언어적 기록 속에 응축해 보여주는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공식 역사서술과 근대 매체가 포착하기 어려운 체험—식민지 협력의 거부로서의 은거, 망국과 가족 이산이 남긴 상흔, 해방 이후 동족 사이에서 겪은 곤란, 전쟁으로 인한 재-피난의 절망—이 시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본 연구는 이태하라는 개인사를 넘어, 식민지기 이후까지 한문 창작을 지속한 지식인들의 인식과 행위를 재구성하는 데 유의미한 관찰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분석은 한국 근현대 전환기의 지성사·문학사 서술을 미시사적 증언으로 보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This study analyzes the poems and prose in Namgok Yujip (南谷遺集), the collected writings of Namgok Yi Tae-ha (李泰夏, 1888–1973), to examine a traditional intellectual’s lived experience and historical consciousness across the tumultuous decades from the 1910 annexation to the Korean War. Born in Uiryeong, South Gyeongsang, Yi studied first with his elder kinsman Susan Yi Tae-sik (壽山 李泰植) and later sought instruction from Myeonu Gwak Jong-seok (俛宇 郭鍾錫). Following the 1910 annexation, he chose a life of reclusion, caring for his parents on Mt. Hwangmae and maintaining this existence for thirty-six years until Liberation, supporting his family through farming and even enduring the pain of sending relatives to Manchuria. After 1945 he returned to his hometown, visited the sites of earlier worthies, and envisioned a restoration of tradition; yet the outbreak of the Korean War soon forced him into flight once more. The destruction of his household and reports of devastation along the Nakdong River deepened his despair. In this context, poems recalling old Hanyang (Seoul) explicitly assign responsibility for historical calamity to the “昏君 (benighted ruler)” and “賊臣 (treacherous ministers),” signaling a shift from the prevailing tenor among many colonial-era intellectuals who longed for national recovery and monarchical restoration: Yi suspends hopes for dynastic revival while unambiguously identifying agents of blame.
In this respect, Namgok Yujip compresses roughly half a century—Japanese rule, Liberation, and the Korean War—into a single individual’s textual record, yielding significant documentary value. Experiences that formal historiography and modern media tend to elide—reclusion as a refusal to collaborate, the scars of national ruin and family dispersal, difficulties suffered among compatriots after Liberation, and the despair of renewed displacement during war—are rendered with concrete specificity. Beyond an individual case study, the analysis offers a meaningful vantage point for reconstructing the mentalities and practices of intellectuals who continued to compose in Literary Sinitic after the colonial period, thereby supplementing intellectual and literary histories of Korea’s modern transition with microhistorical testi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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